오빠가 러셀의 도덕과 결혼에 관한 성찰(?)을 잡기 시작한 지 시간이 흘렀다.
저 책을 정말 대단하다고, 엄청나다고 생각하지만 오빠에겐 그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책에 대한 오빠의 반응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오빠가 어느날 말한다. 그 책을 집으며 " 이 책 재밌네... "
그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오빠는 책을 읽지 잘 못하며 ..
대부분의 책을 몇 쪽만 읽어보고 혹평을 퍼붓기가 일쑤인 것이다.
시간이 좀 더 흘렀다.
오빠가 저 책을 다 읽었다.
난 여전히 아무말도 안 한다. 그러나 기대한다. 궁금해한다.
오빠가 스스로 그 책에 대해서 얘기한다.
" 이 책을 읽고 내가 좀 바뀐 것 같아.. "
와..역시 정말 너무나 대단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바뀌기가 정말 어려우며, 어떤 책을 읽을 떄도 " 어, 나랑 똑같네. 재밌네? "는 해도
그 책이 어떤 영향을 줘 내 자신이 스스륵 바뀌는 듯한 느낌은 정말 거의 없기 떄문이다.
근데 나 역시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한 책이 저 책 한권뿐인데, 오빠가 저런 말을 하다니
오빠에게 말은 안했지만, 그냥 웃고 있었지만, 사실은 정말 엄청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오빠, 진짜 신기해.. 왜냐하면 나도 그 책을 읽고 생각이 좀 바뀌었었거든.. "
" 너야 언제든지 저쪽으로 생각이 바뀌려고 하고 있는 애잖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