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마음에 안들어서 읽기 싫었는데

  갑자기 읽어볼까 싶어 집어든 책.

  정말 표지 그림처럼 마음에 안드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십대 불량청소년, 아니 십대 범죄자다.

  마약, 강간, 폭행, 강도에 이어 살인까지...

  그런 그를 교화시키는 루도비코 요법.

  정말 이런 요법이 실제하나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다. 소설속 묘사대로 이런 요법을 한다고 해서 결과가 그렇게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암튼 이렇게 죄질이 나쁘고 사악한 인간이 나쁜 생각을 실현시키지 못하도록 만들고 선행만 강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라는 질문에 부딛힌다.

  이런 요법을 시행하는 정부와 반대하는 사람들간의 정치적 줄다리기 사이에서 주인공은 이용당하는데, 어쩌면 반대파에 주인공의 피해자가 있어서 보호 대신 이용한 것 같기도 하고..

  주인공은 정부와 반대파 사이에서 결국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여 다시 불량배가 되지만..

 작가는 주인공의 범죄, 그걸 막기 위한 루도비코 요법, 또 그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주인공을 이용하는 모순적인 행동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도 인간에게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예상밖의 결말인데, 이후 그 녀석이 어떤 길을 택하게 될지, 그 녀석을 응원해줘야할지 말아야할지, 잘 모르겠다.

 

 덧붙여,1960년대 작품인데 그 낯선 시대 배경(코로바 밀크바)과 루도비코 요법 때문인지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하는 sf 같은 느낌이다. 현대로 옮긴다고 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느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영화도 궁금해진다. 

 그리고 영어로는 원래 어떤 표현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사용하는 10대들의 은어 표현도 나쁘지 않았다. 동무, 라는 표현까지도. 모 작품 번역본에서 영국 특정지역 사투리를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한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경험에 비추면 정말 괜찮은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요법이 과연 진짜로 사람을 선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 선함이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란다, 6655321번아. 선함이란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어떤 것이야.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진정한 인간이 될 수가 없는 거야. - P100

착하게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일 수도 있어. 말하고 보니 자기모순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번 일 때문에 며칠 동안 잠 못들어 할 거야. 신은 무엇을 원하시는 걸까? 신은 선 그 자체와 선을 선택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을 원하시는 걸까? 어떤 의미에서는 악을 선택하는 사람이 강요된 선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을까? 심오하고 어려운 질문들이구나, 6655321번. - P114

쟤는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또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신의 피조물도 더 이상은 아니지요.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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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게 읽히지만 앞부분을 다시 읽게 만드는 책.

   나의 기억이 얼마나 부정확한지, 나는 나에게만 얼마나 관대한지,

   혹시 내가 뱉은 말이 남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는지..

   번역가는 주인공에게 공감하기 힘들었다고 하던데 나는 외려 주인공을 통해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왜 에이드리언은 그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베로니카 엄마는 왜 주인공에게 유언을 남겼을까...

   베로니카가 에이드리언 일기 일부를 주인공에게 준 이유는 뭘까,

진실을 알아차리길 바랐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주인공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마음이 무겁기는 매한가지다.

  

 

 

인간은 생의 종말을 향해 간다. 아니다, 생 자체가 아니라, 무언가 다른 것, 그 생에서 가능한 모든 변화의 닫힘을 향해. 우리는 기나긴 휴기지를 부여받게 된다. 질문을 던질 시간적 여유를. 그 밖에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이었나? - P254

거기엔 축적이 있다.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 너머에, 혼란이 있다. 거대한 혼란이.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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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엔 추리소설?

   한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책 읽기가 영 지지부진했는데

   오랫만에 집중해서 읽어낸 책이다.

   해리 홀레 형사 시리즈 첫 편이라고 한다.

   꽤 두꺼운 책이지만 쉽게 읽을 수 있고 재미있다.

   길이가 길고 주인공의 로맨스까지 엮여서 추리소설다운 긴박감은 떨어지지만 주인공 해리 홀레라는 사람, 그리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 특히 호주 애버리진들을 알아가는 느낌도 나쁘지 않고 흥미로웠다.

    해리 홀레의 이후 행보가 궁금해서 아마도 이어지는 시리즈를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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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집과 그 분위기도 좋지만 이 책의 제목이 참 좋다.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이 물음에 덧붙여본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나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등등...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주욱 써본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꽤 많구나 놀랐고

  꽤 소소하구나 기뻤고

  그런데 이런 좋아하는 것들을 내가 많이 누리지 못하고 있구나 서글펐다.

  이후 매년 새 다이어리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써본다. 더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아쉽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누리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하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을 설명해주는 것 같아서.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집,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가?

  취향이 고급스럽지도 않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지도 않지만 편안함을 느끼는 집을 가꾸고 싶다.

  저자는 꾸민다는 표현 말고 가꾼다는 표현을 썼는데 이것도 참 마음에 들었다. 가꾼다는 말에 포함되어 있는 사랑과 정성이 느껴져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공간, 시간. 생각만해도 뭔가 뿌듯함이 있는 것 같다.

 두서없이 이런 저런 책들을 읽는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 책장을 채워보는 것도 생각만해도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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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정받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해야만 한다고,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결국은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본연의 자신이 되길 그만두고, 지킬 수도 없는 일련의 규칙들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늘 죄책감과 비참함에 빠지죠. - P51

하나님은 결코 지루하지 않아요. 이 세상의 그 어떤 존재보다도 재미있고, 흥미롭고, 매력 넘치며, 고상한 존재입니다. 이게 아닌 다른 모습일 순 없습니다. 하나님에게서 기쁨을 찾는다는 것은 한 마디로 최고의 즐거움과 기쁨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그게 하나님의 모습이니까요. - P117

만약에 그랜드 캐니언을 조각하고, 로키산맥을 일으켜 세웠으며, 유전자에 암호코드를 만들고, 핵융합을 발명하고, 언어를 만들고, 또 별을 탄생시키고, 정의를 세우고, 모든 새 생명을 만들며, 끝없는 사랑을 주는 위인과 저녁을 먹을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P118

하나님은 사람들을 창조할 때 애초에 설계했던 모습으로 회복시킨다는 겁니다. 하나님을 만나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거죠. 그들 스스로의 선택으로요. - P123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면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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