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정으로 보스턴을 달렸다. 보스턴 마라톤을 달린 것은이번이 일곱 번째다. 그런 만큼 코스는 대체로 머릿속에 들어 있다. 오르막길의 수도, 커브길 각도의 모양도 하나하나 기억하고있다. 주법도 대체로 알고 있다― 물론 달리는 방법을 안다고해서 잘 달릴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자,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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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 레이스는 러너로서의 나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일이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100킬로를 혼자서 계속 달린다는 행위 속에 얼마만큼의 일반적인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일상성에서 크게 일탈한 것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으로서의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가 항상 그렇듯, 아마도 어떤 종류의 특별한 인식을 당신의 의식에 반영하는 결과를 낳는다고도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관조에 몇 가지 새로운 요소를 덧붙이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로서 당신 인생의 광경은 그 색깔과 형상을 바꾸어 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많건 적건, 좋건 나쁘건. 나의 경우에도 그와 같은 변화된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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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능이 별로 풍부하지 않다고 할까, 평범한 작가들은젊었을 때부터 자기 스스로 어떻게든 근력을 쌓아가지 않으면안 된다. 그들은 훈련에 의해서 집중력을 기르고 지속력을 증진시켜 간다. 그래서 그와 같은 자질을 (어느 정도까지) 재능의 대용품‘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견뎌 나가‘는 사이에 자신 속에 감춰져 있던 진짜 재능과 만나기도 한다. 삽을 써서 비지땀을 흘리며 열심히 발밑의 구멍을파 나가다가 아주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비밀의 수맥과 우연히 마주치는 그런 경우다. 이런 경우 정말 ‘행운‘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러나 그 같은 ‘행운‘이 가능하게 된 것도 그 근원을 따지면 깊은 구멍을 파 나갈 수 있을 만큼 확실한 근력을 훈련에의해서 몸에 익혀왔기 때문인 것이다. 만년에 재능을 꽃피운 작가들은 많든 적든 그러한 과정을 거쳐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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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아이 섬의 8월은 매우 좋은 날씨가 계속되어, 비가 와서달리지 못한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어쩌다 비가 와도 뜨겁게달아오른 몸을 시원하게 식혀줄 정도의 기분 좋은 비였다. 카우아이 섬 북쪽 해안의 여름은 비교적 기후가 좋은 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맑게 갠 날이 계속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덕분에마음껏 달릴 수 있었다. 몸의 컨디션도 문제없었다. 매일 주행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도 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부상도 없고, 아픔도 없고, 별반 피로감도 없이 이 3개월간의 연습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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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비슷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여러 가지 크기의 구름. 그것들은 왔다가 사라져간다. 그렇지만 하늘은 어디까지나 하늘 그대로 있다. 구름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불과하다. 그것은 스쳐 지나서 사라져갈 뿐이다. 그리고 하늘만이 남는다. 하늘이란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실체인 동시에 실체가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넓고 아득한 그릇이 존재하는 모습을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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