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틀인가 삼촌 집에서 묵었는데, 어느 날 밤 나는 또혼자 영화를 보러 갔다. 삼촌이 적어도 서울 갈 차비는 주시겠지 하는 배짱으로 집에서 가지고 온 돈으로 본 영화는 남진, 문희, 도금봉 주연의 <울고넘는박달재>였다. 남진이 외아들이고, 문희가 남진에게 갓 시집온 새댁인데 어머니가결혼을 한 아들이 아내와 같이 있는 꼴을 보지 못한다는 내용의 영화였다. 들에 나가 같이 일하는 꼴도 못 보고, 밤에같이 잠자는 꼴도 못 보고, 사사건건 끼여들 자리 안 끼여들자리 끼여들어 신혼의 단꿈을 깨는 시어머니의 오기가, 그러나 이유 있어 보이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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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고 싶은 인생,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랑. 그러나 〈박하사탕>은 옛날로의 회귀를 꿈꾸는 영화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이다. 영호의 볼에 흐르는 한없는 저 순수한 눈물은 내 볼에흐르는 뜨거운 눈물인 것이다.
아름다운 기찻길을 보여 준 이창동 감독, 풀꽃을 꺾어 든 설경구,
꽃을 들고 영호의 눈길을 받는, 그리고 신작로를 코스모스처럼 걸었던 문소리, 이사 간 첫날 기도하는 김여진, 그리고 야유회를 함께갔던 우리의 얼굴을 가진 다정한 친구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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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유. 또다시 수로 환원하려는 거예요. 해석학이나 기하학을 수로 환원하려 했던 것처럼. 그럼 점에서 수학의 여러 영역을 수로 바꾸어온 근대 수학의 역사적 전통에 충실한 셈이지유. 특히나 괴델은 증명하는 문장을 수로, 그것도 모든 수학자가 가장 확실하고 자명하다고 인정하는 자연수로 바꾸는 방법을 찾아냈어유.
수학에서 출세하는 방법이란 게 간단하구먼. 그건 무엇이든 숫자가 아닌 걸 숫자로 바꾸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거지?
맞아유 수 아닌 것을 수로 바꾸는 것, 그게 수학이고,
그래서 수학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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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비교하려면 자연수나 정수, 실수 등을 하나의 묶음으로 만들어야 했어. 난 그걸 ‘집합(集合)‘이란 개념으로 표현했지. 자연수의 집합, 정수의 집합, 실수의 집합. 그 집합을 이루는 각각의 수들을 ‘원소‘라고 부르고 말야. 이런 식으로 ‘집합‘이란 개념은 어떤 원소들을 하나로 묶어서 다루기에 편리한 개념이었어. 그뒤로 ‘집합‘
이란 말은 그것 없이는 수학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고 기초적인 개념이 되었지. 덕분에 나는 ‘집합론‘의 창시자가 되었고 말야.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창시자 대접을 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 게다가 나중에는 집합론을 통해 수학의 모든 개념이나 체계를 다시 정리하려는 흐름이 만들어지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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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보기에 메피스토가 가르쳐준 방법은 확실히 수학이나 과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여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었다. 캘큘러스 박사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그로서는 거대한 명예를 거머쥘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까딱하면 그나마쌓아온 신뢰와 명예 전부를 깨뜨릴지도 모를 거대한 도박이었다.
무한소라는 모호하기 그지없는 개념을 시비할 사람이 없으리란 건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로서는 일단 그런 시비를 방어할 자신이 없었다. 더구나 이 도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대한 명예를 탐하고시기, 질투할 자들 또한 그득그득할 터인데, 만약 그들이 흔히들 그래 왔듯이 악마와 만났느니 하면서 마녀사냥 같은 비난을 퍼붓는날에는 결코 곱게 죽지 못하리란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브루노가 그렇게 죽었지." 이에 비하면 영혼을 건다는 것은 정말 도박 축에도 끼지 않는 일이었으리라. 그래서 그는 고심에 고심을 더한 끝에 약점이 많은 이 방법을 포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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