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보기에 메피스토가 가르쳐준 방법은 확실히 수학이나 과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여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었다. 캘큘러스 박사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그로서는 거대한 명예를 거머쥘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까딱하면 그나마쌓아온 신뢰와 명예 전부를 깨뜨릴지도 모를 거대한 도박이었다.
무한소라는 모호하기 그지없는 개념을 시비할 사람이 없으리란 건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로서는 일단 그런 시비를 방어할 자신이 없었다. 더구나 이 도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대한 명예를 탐하고시기, 질투할 자들 또한 그득그득할 터인데, 만약 그들이 흔히들 그래 왔듯이 악마와 만났느니 하면서 마녀사냥 같은 비난을 퍼붓는날에는 결코 곱게 죽지 못하리란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브루노가 그렇게 죽었지." 이에 비하면 영혼을 건다는 것은 정말 도박 축에도 끼지 않는 일이었으리라. 그래서 그는 고심에 고심을 더한 끝에 약점이 많은 이 방법을 포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