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잡념들과 싸운다. 그런 잡념들이 목표를 흐리게 하고 일 처리를 더디게 만든다. 이런 잡념을 없애는 가장좋은 방법도 바로 걷기이다. 심하게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빠른 걸음으로 걸어보자. 참기 힘든 화가 걸음의 속도만큼 빨리 사라질 것이다. 머릿속이 무겁고 아이디어가 바닥났다면 아무 생각 없이 몇시간이고 걸어보자. 굳어 있던 뇌가 말랑말랑해진 느낌이 들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내 몸의 주인으로 돌아가자. 걷기는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실천하기 쉬운 긍정 습관이다.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자 나는 조그마한 광고 기획사의 실장 자리를 맡게 되었다. 사실 작은 회사들도 크리에이티브에 있어서는 메이저 대행사들 못지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직원이 많지 않다 보니 카피라이터가 디자이너나 AE의 일까지 해야 할 때도 많아서 말 그대로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기질을 키우기에는 더없이 좋다. 내 광고인생의 두 번째 터닝 포인트는 용의 꼬리가 아닌 뱀의 머리로 살았던 이 시기였다. 스펙은 초라했지만 인생을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능력은 몰라보게 커져갔다.
밴댕이는 오뉴월이 제철이다. 그 부드럽고 고소한 살 맛은 이때가 제일이다. 알을 품기 위해 온몸에 영양분을 가득 채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우리한테는 흔하면 싸고, 싸면 맛없는 것으로 여기는 못된 습성이 있다. 밴댕이에 대한 인상이 꼭 그 짝이다. 강화 가면 밴댕이는 지천이고 싸다. 그래서 맛이 별로인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고소한 기름내와 부드러운 식감으로 즐기는 생선으로는 일식집의비싼 고등어회보다 낫다.
결혼을 하기 전에 나는 내 어머니의 음식 세계 안에서 살았다.결혼 후 일정 기간 동안 어머니의 음식 세계와 아내의 음식 세계가 충돌하였는데, 나는 어머니의 음식 세계에 안주하려 하였고아내는 자신의 세계로 들어오지 않는 나를 이런저런 음식으로 어떨 때는 달래고 어떨 때는 윽박질렀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어머니는 이제 음식 하는 것도 귀찮아하시고 내가 어떤 음식을먹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지 않으신다. 당신의 며느리에게 맡긴 것이다. 나는 이 두 여자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배추김치를 넣고 끓인 찌개이다. 대한민국 사람 아무나 잡고물으면 김치찌개는 다들 잘 끓인다고 말한다. 조리하기 간단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맹물에다 숭숭 썬 김치, 부재료로 돼지고기, 고등어, 꽁치, 참치, 어묵, 햄, 소시지 중 적당히 골라 넣고 마늘이나파, 풋고추, 두부 등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맛을 좀 더 깊게 하려면 맹물 대신 육수를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