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부도탑이 절 뒷산에서있다. 절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다가 폐사됐는데 최근에 중창했다. 지금은 보살상과 함께 대웅전, 요사체 등이 갖춰져 있다. 절 마당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물맛은 산사(山寺)의 물답게 아주 시원하다.
북한산대피소는 앞에서 말한 대로 갈림길에서 왼쪽 계곡 건너로 들어선다.
보기에 초입은 좁고 허술하지만 계곡 건너면 북한산대피소까지 신작로처럼넓다. 오름세가 완만한 데다가 흙 길이어서 별 어려움은 못 느낀다. 길이 하도잘 나 있어서 북한산대피소까지는 일방통행이나 다름없다. 다만 사방이 울창한뿐이어서 볼거리가 없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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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수영장은 유희를 위해서 몸이 물을 만나러가는 곳이고, 목욕탕은 청결을 위해서 몸이 물을 만나러 가는 곳이다. 깨끗한 물은 수도꼭지에서 사람들의 명령에 절대복종하며 뛰쳐나온다. 그리고 사람들의 더러움만을골라서 안고 하수구로 투신자살한다. 적장을 품에 앉고 남강에 몸을 던진 순결한 여인 논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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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에 나를 울린 단 한 권의 책도 한 명의 여자도 없었다. 밤늦게바흐의 음악을 듣다가 영혼의 정화 비슷한 걸 느껴본 적이 있지만 울음을 동반하지는 않았다. 잘 기억도 나지 않는 통속영화의 슬픈 장면과 한때의 우울증만이 나를 울린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나의 눈물을 믿지않는다.
고등학교 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었다. 그것은 좋은 책 읽기체험이었다. 친구에게 그 체험을 이야기해주었더니, 친구가 내 생일날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선물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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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를 구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공부가 된다. 추사 김정희의 고택에가면 반나절은 책을 읽고, 반나절은 고요히 앉아 있는다靜坐‘
라고 쓰인 주렴이 있다. 고요함을 배우고 얻는 것이 옛사람들에게는 공부의 중요한 일부였다. 그러한 고요의 경계에 도달했을 때, 새로운 진리의경계가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요는 우리를 세속의 번뇌와 혼잡을넘어선 진리의 세계로 데려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혼의 결핍을강하게 느낄 때 간절하게 고요한 공간으로 찾아가려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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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글에서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마음과 이웃들의 사랑이 있기에 사람은 고통스런 삶을 견뎌내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톨스토이의 전언이다. 삶에서 가장 소중한것이 사랑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의 불변의 진리이긴 하고, 또 톨스토이의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도 감동적인 글이긴 하다. 그러나 사랑이란말은 너무 진부하다. 사랑이라는 말은 모든 병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 또는 모든 자물쇠를 다 열 수 있는 만능열쇠 또는 모든 문제의 답이 될 수 있는 절대진리인 것처럼 통용된다. 특히 대중문화에서 묘사되는 사랑은 그러하다. 사랑이라는질료로 만들어지지 않은 대중문화는 거의 없다.
게다가 그 사랑조차도 환상의 색깔로 덧칠되어 있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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