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에 나를 울린 단 한 권의 책도 한 명의 여자도 없었다. 밤늦게바흐의 음악을 듣다가 영혼의 정화 비슷한 걸 느껴본 적이 있지만 울음을 동반하지는 않았다. 잘 기억도 나지 않는 통속영화의 슬픈 장면과 한때의 우울증만이 나를 울린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나의 눈물을 믿지않는다.
고등학교 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었다. 그것은 좋은 책 읽기체험이었다. 친구에게 그 체험을 이야기해주었더니, 친구가 내 생일날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선물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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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를 구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공부가 된다. 추사 김정희의 고택에가면 반나절은 책을 읽고, 반나절은 고요히 앉아 있는다靜坐‘
라고 쓰인 주렴이 있다. 고요함을 배우고 얻는 것이 옛사람들에게는 공부의 중요한 일부였다. 그러한 고요의 경계에 도달했을 때, 새로운 진리의경계가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요는 우리를 세속의 번뇌와 혼잡을넘어선 진리의 세계로 데려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혼의 결핍을강하게 느낄 때 간절하게 고요한 공간으로 찾아가려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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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글에서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마음과 이웃들의 사랑이 있기에 사람은 고통스런 삶을 견뎌내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톨스토이의 전언이다. 삶에서 가장 소중한것이 사랑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의 불변의 진리이긴 하고, 또 톨스토이의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도 감동적인 글이긴 하다. 그러나 사랑이란말은 너무 진부하다. 사랑이라는 말은 모든 병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 또는 모든 자물쇠를 다 열 수 있는 만능열쇠 또는 모든 문제의 답이 될 수 있는 절대진리인 것처럼 통용된다. 특히 대중문화에서 묘사되는 사랑은 그러하다. 사랑이라는질료로 만들어지지 않은 대중문화는 거의 없다.
게다가 그 사랑조차도 환상의 색깔로 덧칠되어 있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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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그런가 하면 ‘권태는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자가 어머니집의 돈다발이 뿌려진 침대 위에서 체칠리아와 절망적인 섹스를 하고 난후에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행위가 끝난 뒤 체칠리아는 두 다리를 벌리고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그녀는 자기보다 훨씬 큰 동물을 집어 삼킨 커다란 뱀처럼 만족스러워보였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있는 우리 두 사람을 생각했다. 나의 부동성은 쓸모없고 소모적인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인 반면 그녀의 부동성의특징은 충만하고 풍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우리들의 관계에서, 비록 자연이 그 자신의 목적에 따라 내가 체칠리아를 소유하고 그녀가소유당하는 것같이 우리를 속이기는 하지만, 나를 소유한 것은 바로 그녀이고 소유당하는 것은 바로 나라고 혼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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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는 어느 클래식 음악 애호가와 프로코피에프의 지적 재치에대해서, 베베른의 침묵에 대해서 교감을 나누고 반가웠던 적이 있다. 아직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3악장의 하이페츠 연주에 대해서 교감을나누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이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비슷한 음악적 체험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즐기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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