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죽기 세 시간 전까지도 상태가 훨씬 좋아졌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아무 일도 손에 잡질 못했고, 아기의 요람 곁을 거의 떠나지 않았다. 우리 둘 다 무섭도록 불안했다. 그리고 우리의 어두운 예감은 적중하여, 5월 12일(구력) 낮에 우리의 소중한 소냐는 숨을 거두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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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내게 너무도 흥미롭고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어서 그의 생각과 말들을 기록해 둔다면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읽어 내는 것이 좀 더 쉬울 것 같았던 것이다. 게다가 외국에서 나는 완전히 혼자였다. 내가 관찰한 것들을, 아니면 어쩌다 내 속에 생겨나는 회의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일기는 내 모든 생각과 희망, 걱정들을 믿고 말할 수 있는 친구였던 셈이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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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와 내가 함께 꿈꾸었던 화목하고 굳건한 가족을 만들 수 있는 길은 오직 남편과 지속적인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것은 결혼을 앞둔 축복받은 몇 주일 동안 내가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것이고, 우리의 모스크바 생활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 것이다. 우리의 사랑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두세 달만이라도 사람들로부터 떨어져서 내가 겪은 불안과 기분 나쁜 일들로부터 마음의 평안을 찾아야 한다. 그럴 때에만 우리는 평생을 잘 지내게 될 것이고, 누구도 우리를 갈라놓지 못할 것이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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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표도르 미하일로비치가 질투심 때문에 큰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와 유사한 괴로운 느낌을 그가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나 자신에게 다짐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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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우리가 매일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은 그야말로 다양했지만 순결하지 않거나 외설적인 주제를 건드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처녀로서의 나의 순진함과 수줍음을 내 약혼자보다 더 절도 있고 부드러운 태도로 감싸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결혼한 뒤에(1867년 5월 17일) 쓴 그의 편지를 읽어보면 나에 대한 그의 태도가 어땠는지 알 수 있다. “신은 당신 마음과 가슴의 작은 씨앗들과 보배들이 없어지지 않도록, 아니 그 반대로 풍부하고 화려하게 자라서 꽃을 피우도록 하기 위해 당신을 내게 맡기셨소. 성숙하고 한결같으며, 마음의 빛을 흐리는 모든 미미한 것들로부터 구원받은 온전한 모습의 당신을 내가 신께 내세움으로써 내가 지은 크나큰 죄를 속죄할 수 있도록, 신이 당신을 내게 주신 것이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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