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 당신은 모든 걸 과장했어요! 당신이 생각하는 우리 둘 사이의 차이라는 건 없어요. 우리가 서로를 굳게 사랑한다면, 벗이 되어 영원히 행복할 거예요. 제가 무서운 건 다른 것 때문이에요. 재능 있고 지적이고 교양 있는 당신과 비교할 때 배운 것 없고, 물론 고등학교에서 은메달을 받긴 했지만 말이에요(당시에 나는 그것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당신과 대등하게 나아갈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도 않은, 어리석은 여자애를 인생의 반려자로 택한 사실이 날 두렵게 해요. 당신은 곧 나를 속속들이 알게 될 거고, 내가 당신의 사고를 이해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나고 실망하게 될 거예요. 바로 이런 차이가 다른 온갖 불행보다 더 못한 거예요!”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