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위대한 악법 - 소크라테스, 사랑을 말하다
크리스토퍼 필립스 지음, 이세진 옮김 / 예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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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 그 위대한 악법'이라는 제목에서 나오는 '악법'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책을 읽기도 전에 나는 악법의 의미가 궁금해 졌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말도 생각이 나면서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사랑에 대해서 궁금해 졌다.

사랑이 단순히 한 단어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다섯가지 유형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에로스(연인을 향한 사랑), 스토르게(가족에 대한 사랑), 크세니아(낯선 이를 맞는 사랑), 필리아(친구간의 사랑), 아가페(인류를 품는 사랑)
이렇게 많은 사랑을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 책은 나에게 답을 가져다 주기 보다는 질문을 하게 하는 책이다. 

"타자와 상호작용을 추구하는 것을 생활방식으로 삼아 새로운 예술, 학문, 이론, 실천의 수단과 방법에, 사랑이라는 목표에 자신을 내던지게 했다. 모든 결함을 낱낱이 알면서도 세상과 좀 더 연계되어 세상을 사랑함으로써 말이다."(410페이지)

사랑이라는 것은 모든 삶의 수단과 방법의 목표가 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사랑을 통해서 세상과 연계되어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이 없이 관계를 맺는 것은 과녁이 없는 쏘는 화살처럼 의미가 없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소크라테스적인 사랑은 그렇게 언제나 자기 자신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는 끊임없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추구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더 위대한 인간이 된다는 전제에 입각한 사랑이다."(411페이지) 

사랑을 함에 있어서 자기 자신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말은 이기적인 인간에게는 가혹한 형벌이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사랑인데, 이것을 뛰어넘어서 타자를 사랑하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자기모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더 위대한 인간된다는 것이다. 위대한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 책은 나에게 쉽지만은 않은 질문을 나에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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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정재영 지음 / 풀빛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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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사이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실재를 소환한다. 귀양간 실재를 소환해서 절대주의와 상대주의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제3의 세계관을 이책에서는 '철학적 리얼리즘'이라고 불렀다."(130쪽) 

우리가 살아가면서 당면하는 문제는 거의 대부분이 딜레마상태의 과제이다. '나라를 위해 내 가족을 버릴 것이냐? 내 가족을 위해 나라를 버릴 것이냐?' 너무 극단적인 비유일지 모르지만, 양자택일의 딜레마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가 가장 큰 내적인 갈등이다. 

우리가 가치관을 정립하고 나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선택의 기로에서 무엇이 우선이고 가치있는지를 생각하고 결정하는기준이 되는 것을 찾음을 의미한다.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삶의 선택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시대에는 그 시대의 철학이 있음을 알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철학을 따라 사는 것만이 아닌 시대의 철학을 만들어 갈 책임도 있다. 

이 시대의 철학을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는 그 동기를 제공해 주고, 생각을 하도록 하는 단초와 화두를 제시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그리고 '여기', 그리고 '우리=나'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나는 역사적인 결실체로서의 결과물임과 동시에 새로운 나를 창조해 나가야 할 과정에 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철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어 지금 이 시대를 만들어 왔고, 그 시대는 내가 살아보지 않았지만, 내 속에는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문화와 의식이 살아 숨쉬고 있기에 그 시대의 역사는 바로 나의 역사와 철학이 된다. 

서양의 유명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그들의 공간과 다른 공간에 서 살고 있는 나에게 간접적으로마나 여행할 수 있는 상상력을 제공해 주어서 더욱 재미를 주고 있다.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는 나에게 참된 나를 찾아 떠나가는 여행을 하도록 비행기티켓과 제반경비를 지원해 준 값진 보물과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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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연습 - 경제빙하기의 새로운 생존 패러다임
유영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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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내려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가슴속에 불타오르던 비전을 안고 하루하루 살아가던 때를 뒤로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나에게 지난날 깊은 패배의 상처를 안겨주었던 지독히도 힘든 프로젝트이다. 

이 때 진정으로 필요한 내 영혼의 양식이 될만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내려가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힘이 되어 주었다. 

가장 마음에 남는 내용은 다음의 3가지이다. 

첫째, 일정규모에 이르면 성장(양)이 아닌, 성숙(질)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는 숫자에 대한 강력한 부담이 다가오고 있는데, 숫자와 함께 질적인 성장, 기쁨, 행복을 더욱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내려가는 길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내려가고 있는 나를 보면서 무엇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내려가면서 나는 주위의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들을 위로해 줄 수 잇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그것이 나의 가장 큰 행복이 될 수 있다.
 

셋째, 프로페셔널의 출발점은 '고객의 바람을 이룬어준다'는 열망이다는 사실이다. 프로는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고객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고객과 함께 해결책을 논의한다.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내력가는 길에서 진정으로 고객을 바라보게 된다. 또한 멀리 바라다 볼 수 있다. 시야가 넓어진다. 앞만 보고 가던 내가 세상을 크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내려가는 시기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낮아지고자 하는 자는 높아지고, 높아지고자 하는 자는 낮아진다'는 성경구절이 생각난다.

오늘 나는 낮은 곳에서 조용히 미래를 준비해 나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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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만화 - 그림쟁이 박재동이 사랑한, 세상의 모든 것들
박재동 글.그림 / 열림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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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술가

(박재동의 ‘인생만화’를 읽고 나서)

2008.11.16(일) 이준


‘혼자 보고 듣고 생각하기 아까워 나누려 애쓰는 것, 이것이 예술의 본질이 아닐까․․․․․?’


나도 예술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내가 혼자 보고 듣고 감동받는 것이 아까워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 주고, 그가 기뻐하고 감동받으면 나도 뿌듯한 마음에 기분이 좋아지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예술가의 소질을 가지고 태어났음에 틀림없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함으로 그 이야기는 날개를 달고 세상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나도 예술가적인 소질이 있음이 증명되었고, 이제는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인생만화’에서는 그림과 글을 통해서 전달하였다. 처음에 ‘인생만화’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만화’라는 단어를 ‘漫畵’로 생각해서 만화를 통해서 인생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책표지의 한자를 잘 보니 ‘萬花’로서 ‘만가지의 꽃’을 의미했다. ‘우리의 인생이 만가지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닐까?’라는 뜻이 아닐까라고 짐작해 본다. 만가지의 꽃이란 무엇일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갖가지 사건과 사건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하나의 꽃을 피우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생만화’에서는 이 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내가 만약 그림을 그리는 소질이 있었더라면 그림으로 표현할 것이고, 나는 그러한 소질은 없고, 내 손에는 성능좋은 핸드폰의 디지털카메라가 있을 뿐이다. 문명의 도구가 사람의 마음을 각박하게도 하지만, 나는 이 도구를 통해서 남기고 싶은 장면을 찍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동네 할머니‘라는 제목에서 휴지를 줍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했는데 나도 내 핸드폰의 디카를 통해서 그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생만화’를 읽고 나서 나의 예술가적인 자질을 발휘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겼다. 내가 느낀 것을 글과 사진을 표현한다면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하루하루의 삶에서 글과 사진을 하나씩 쌓아올려서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매 순간 인생은 하나의 멋진 사진과 감성을 나에게 주는 선물이 된다.


최근 내가 찍은 멋진 사진이 하나 생겼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나의 아내는 일본사람이고, 아들 둘을 낳아서 기르고 있다. 아직 말로 하지 못하는 아기들이다. 한국이란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살아간다는 것은 차별과 고통을 각오한다는 무언의 다짐이 필요하다. 나도 걱정이 많이 되지만, 요즘 한가지 가슴이 뛰는 희망이 생겼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버락오바마’가 당선된 사실이다. 오바마는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혼혈아이고 흑인이다. 오바마의 부모는 오바마가 2살 때 이혼을 했고, 어머니는 다시 인도네시아인과 결혼해서 오바마는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초등학교를 다니게 된 것이다. 그 후 어머니는 또 이혼을 했고, 오바마는 다시 미국으로 와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통해서 자라게 된 것이다. 이런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다.

최근 뉴스에서 오바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의 대통령을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 것이다. 만약 나의 아들이 한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며칠 전에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나와 같은 한일가정의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독도문제가 심각할 때 주위의 친구들이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독도는 한국 땅이니? 일본 땅이니?”

아버지는 한국사람이고, 어머니는 일본사람이기 때문에 이 아이가 대답을 어떻게 할까 참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아이가 대답하기를 “우리땅이지, 한국도 우리땅이고, 일본도 우리땅이니까”라고 말이다.


한일의 다문화가정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급속도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한국과 필리핀가정, 한국과 중국가정, 일본과 중국가정 등에서 각국가의 대통령이 된다면 아시아의 평화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아이들이 이러한 꿈을 갖고 살게 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기쁘고 눈물이 나더지 아침 출근길을 가면서 그만 나는 엉엉 울어버렸다. 엉엉 울면서 가는데 갑자기 드는 생각이 이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야지 하면서 내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었다. 그것이 바로 이 사진이다.


나의 눈물
(지금 보니까 내 뒤쪽에 지난 밤 만취하여 아침인데 정신 못차리던 아저씨가 계시네. 나는 지금 기쁨과 행복의 눈물을 흘리는데, 저 분은 좌절과 고통을 느끼고 계시겠네. 죄송합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이렇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것 너무나 큰 행복이다. ‘인생만화’는 나에게 이런 행복을 주었다. 너무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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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의 나라
이케가미 에이코 지음, 남명수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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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동이나 삶의 방법을 명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는 개인과 사회가 맺는 방식의 상호관계와 거리를 재는 아주 좋은 체온계이다. 이 체온계를 사용해서 일본의 역사에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사회학적 '작전'이다."(한국어판 서문에서) 

개인과 사회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개인이 사회를 변혁시키기도 하고, 사회가 개인을 변화시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끊임없이 주고 받는 관계 속에서 성장과 발전, 또는 퇴보의 길을 가는 개인과 사회에서 '명예'라는 개념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일본의 역사 속에 사무라이의 등장과 더불어 '명예'라는 관점은 일본이란 나라 자체를 설명할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사회학적 개념이고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색(敗色)이 짙어가던 일본제국주의가 최후의 도전이자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주어 전세(戰勢)를 역전시키고자 했던 '가미가제' 조종사들의 자살공격도 사무라이의 '할복자살'이 현대화된 것은 아닌지 상상해 본다. 

명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사회 속에서 인정되어지는 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회의 체면이나 이목을 보면서 절대 어떤 이탈행위를 하지않고 이탈행위를 했을 때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과 따돌림을 받게 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이런 문화속에서 자연히 사람은 순응적이고 수동적인 사람이 되기 쉽기에 일본인이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이 있는 것이 아닌 그 모든 선택을 자신이 한다는 철저한 개인주의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명예형 개인주의 '는 일본의 사무라이와 현대의 일본인을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언어적 도구임에 틀림없다. 

내 아내는 일본사람이다. 며칠 전에 이 책을 보면서 아내에게 "당신의 조상이 혹시 사무라이가 아니었나요?"라고 물어봤더니, "아버지에게 들었는데, 사무라이라고 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때 나는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내 아내가 사무라이의 후손이라니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사무라이의 후손인 내 아내를 '명예형 개인주의"라는 렌즈로 한번 바라본다면 내 아내를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그녀는,  일본사람들이 한국을 20년쯤 뛰떨어진 나라(한국사람이 필리핀이나 태국사람을 바라보듯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시집을 온 그녀는 조금은 자신의 주장이 강한 개인주의형 인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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