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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만화 - 그림쟁이 박재동이 사랑한, 세상의 모든 것들
박재동 글.그림 / 열림원 / 2008년 1월
평점 :
나도 예술가
(박재동의 ‘인생만화’를 읽고 나서)
2008.11.16(일) 이준
‘혼자 보고 듣고 생각하기 아까워 나누려 애쓰는 것, 이것이 예술의 본질이 아닐까․․․․․?’
나도 예술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내가 혼자 보고 듣고 감동받는 것이 아까워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 주고, 그가 기뻐하고 감동받으면 나도 뿌듯한 마음에 기분이 좋아지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예술가의 소질을 가지고 태어났음에 틀림없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함으로 그 이야기는 날개를 달고 세상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나도 예술가적인 소질이 있음이 증명되었고, 이제는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인생만화’에서는 그림과 글을 통해서 전달하였다. 처음에 ‘인생만화’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만화’라는 단어를 ‘漫畵’로 생각해서 만화를 통해서 인생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책표지의 한자를 잘 보니 ‘萬花’로서 ‘만가지의 꽃’을 의미했다. ‘우리의 인생이 만가지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닐까?’라는 뜻이 아닐까라고 짐작해 본다. 만가지의 꽃이란 무엇일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갖가지 사건과 사건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하나의 꽃을 피우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생만화’에서는 이 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내가 만약 그림을 그리는 소질이 있었더라면 그림으로 표현할 것이고, 나는 그러한 소질은 없고, 내 손에는 성능좋은 핸드폰의 디지털카메라가 있을 뿐이다. 문명의 도구가 사람의 마음을 각박하게도 하지만, 나는 이 도구를 통해서 남기고 싶은 장면을 찍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동네 할머니‘라는 제목에서 휴지를 줍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했는데 나도 내 핸드폰의 디카를 통해서 그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생만화’를 읽고 나서 나의 예술가적인 자질을 발휘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겼다. 내가 느낀 것을 글과 사진을 표현한다면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하루하루의 삶에서 글과 사진을 하나씩 쌓아올려서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매 순간 인생은 하나의 멋진 사진과 감성을 나에게 주는 선물이 된다.
최근 내가 찍은 멋진 사진이 하나 생겼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나의 아내는 일본사람이고, 아들 둘을 낳아서 기르고 있다. 아직 말로 하지 못하는 아기들이다. 한국이란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살아간다는 것은 차별과 고통을 각오한다는 무언의 다짐이 필요하다. 나도 걱정이 많이 되지만, 요즘 한가지 가슴이 뛰는 희망이 생겼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버락오바마’가 당선된 사실이다. 오바마는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혼혈아이고 흑인이다. 오바마의 부모는 오바마가 2살 때 이혼을 했고, 어머니는 다시 인도네시아인과 결혼해서 오바마는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초등학교를 다니게 된 것이다. 그 후 어머니는 또 이혼을 했고, 오바마는 다시 미국으로 와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통해서 자라게 된 것이다. 이런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다.
최근 뉴스에서 오바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의 대통령을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 것이다. 만약 나의 아들이 한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며칠 전에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나와 같은 한일가정의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독도문제가 심각할 때 주위의 친구들이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독도는 한국 땅이니? 일본 땅이니?”
아버지는 한국사람이고, 어머니는 일본사람이기 때문에 이 아이가 대답을 어떻게 할까 참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아이가 대답하기를 “우리땅이지, 한국도 우리땅이고, 일본도 우리땅이니까”라고 말이다.
한일의 다문화가정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급속도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한국과 필리핀가정, 한국과 중국가정, 일본과 중국가정 등에서 각국가의 대통령이 된다면 아시아의 평화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아이들이 이러한 꿈을 갖고 살게 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기쁘고 눈물이 나더지 아침 출근길을 가면서 그만 나는 엉엉 울어버렸다. 엉엉 울면서 가는데 갑자기 드는 생각이 이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야지 하면서 내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었다. 그것이 바로 이 사진이다.
나의 눈물
(지금 보니까 내 뒤쪽에 지난 밤 만취하여 아침인데 정신 못차리던 아저씨가 계시네. 나는 지금 기쁨과 행복의 눈물을 흘리는데, 저 분은 좌절과 고통을 느끼고 계시겠네. 죄송합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이렇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것 너무나 큰 행복이다. ‘인생만화’는 나에게 이런 행복을 주었다. 너무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