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자신의 주인공을 매우 어두운 인물로 묘사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주인공은 지레 늙어 버린 사람이고 불치병(손의 마비)을 앓고 있는 환자이며 침울하고 회의적인 사람이었다. 사실 그는 가슴은 따뜻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 화가는 재능은 있을지언정 생애 단 한 번도 자신이 꿈꾸어 온 형태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 본 적이 없고, 그 때문에 항상 고통스러워하는 실패자였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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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남편도 너무나 가여웠다. 누가 그를 사랑할 것이며, 누가 그를 염려하고 그의 고통과 슬픔을 나누어 가지겠는가? 나는 눈짓으로 표도르 미하일로비치와 아이들을 가까이 오게 해서 입을 맞추고 신의 축복을 빌었다. 그리고 내가 죽을 경우 그가 어떻게 해야 할지 남편에게 주는 글을 썼다. 그런데 고비를 맞기 전 마지막 이틀 동안 어떤 희미한 마음의 평정 같은 것이 찾아왔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도, 아이들도 불쌍하게 여겨지지 않았고, 마치 내가 벌써 이 세상을 떠난 것같이 느껴졌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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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그리고리예브나가 죽어가고 있답니다!” 울음 때문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면서 표도르 미하일로비치가 말했다. “그녀 없이 제가 무엇을 하겠습니까? 그녀 없이 제가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녀는 저의 전부란 말입니다!”

선량한 이 성직자의 아내는 그의 어깨를 감싸 안고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울지 말아요,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절망하지 말아요. 주께선 자비로우세요. 당신과 아이들을 홀로 남겨두지 않으실 겁니다!” 그분의 진심 어린 염려와 설득이 남편에게 영향을 미쳐 그의 떨어진 사기를 북돋워 주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그녀가 염려해 주던 것을 기억할 때마다 항상 그녀에게 감사했고 또 그녀를 무척 존경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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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 미하일로비치가 외모 하나만 갖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성과 성격의 훌륭한 점들 때문에 나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가 말했듯이 우리가 ‘마음으로 결합하게’ 되었음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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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 미하일로비치가 해외에서 돌아왔을 때,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이 같은 근본적인 변화를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종교적인 주제에 관해 쉼 없이 대화를 이끌었다. 그뿐이 아니다. 태도도 완전히 달라져서 아주 부드러워졌고, 가끔은 그야말로 온화한 사람이 되었다. 심지어 얼굴 윤곽까지도 이러한 마음 상태의 흔적을 담고 있었다. 입술에는 상냥한 미소가 흘렀다…… 가장 훌륭한 기독교적 감정이 그의 내부에 살아 있음이 분명했다. 이 감정들은 그의 창작 속에 점점 더 빈번히, 그리고 선명히 표현되었다. 그는 이렇게 해외에서 돌아온 것이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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