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와 프리즘 - 반양장
이윤기 지음 / 생각의나무 / 199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히끗히끗한 짧은 머리와 다소 매섭게 빛나는 그의 눈초리에서 이윤기 인문학자의 강렬한 소신을 느낄수 있다. 이 산문집을 통해 그의 지식인 으로서의 소견과 지식을 꽤나 재미나게 접할수 있었다. 인문학이란 그야말로 인간에 관련된 전반적인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이루어질수 없는 학문임을 다시한번 상기 시켜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의 구성또한 깔끔하다. 1부와 2부에서는 그의 지적 자양분이 되었던 사람들과 신화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어진다. 지루하지 않게 아주 핵심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 지적 능력에도 정리가 되어지는 재미가 있다. 철학과 종교 예술이 빠져 있는 인간의 삶은 존재하지 않음을, 인간이기에 창조해 낼수 있었던 이러한 산물들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이 느껴진다.

3부에서는 '청년들에게 고함' 이라는 부제로 현재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비판하고 반성하는 글들이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통쾌함을 느꼈는데, 아마도 똑같이 느꼈던 많은 사회의 부조리를 나보다 힘이 강한자에 의해 복수 했다는 만족감때문이었다. 더우기 앞으로 내가 가야할길이 무엇인지를 조용히 타일러주고 비판해주는 제대로된 어른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껄끄러웠던 이유는 이 지식인 또한 어쩜 선택받은 지식인의 허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던것이다. 행동하지 못하는 지식인에 대한 배신감은 아주 오래전부터 각인된 진실이 되어버린 나의 의식에 안타까움도 더불어 느끼면서 말이다. 적당하게 자신의 인문적 소양을 자부하는 작가의 자부심이 어쩔땐 부담스럽고 잘난척쯤으로 읽혀지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충분히 읽어내려 갈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자신의 인생의 골수를 찾아 끊임없이 고뇌하고 노력하는 그의 삶에 박수를 보내며 가장 닯아가고 싶어하는 그 부분에 내 남은 열정과 고민을 덤으로 얹혀 살아가 볼까 다짐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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