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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짐 콜린스 & 제리 포라스 지음, 워튼포럼 옮김 / 김영사 / 2002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성공적인 기업들에게 공통적인 특징을 찾아내고 있는 책이다.
우선 원제에 나온 “Visionary company” 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기준은 대충 이렇다.
우선 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녀야 하며, 여러 번의 지도자 교체가 있었으며, 여러 번의 주력 상품 교체가 있었을 것.
일제 강점기와 전쟁 등으로 기업의 역사가 짧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가장 오래되었다는 두산이 백 년 남짓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알고 있다)에서는 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다는 기준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의아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제품을 내놓는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회사 역시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 이런 기준을 잡은 의도는 행운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게 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으려는 장치일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기준으로는 해당 업계나 세계에 발자취와 좋은 평판을 남기고 있을 것 등이다.
사실 이런 기준과 전제 자체에 모든 답이 들어있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마지막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아무튼 이렇게 선정된 Visionary 기업의 특징을 살펴보니 우리가 일반적으로 비전 기업, 좋은 기업은 이러 저러 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많이 다르고 이와는 다른 8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좋은 기업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러저러한 요소를 신화라고 하고 이러한 12가지 신화를 정리하였는데 이는 아래와 같다.
<12가지 myths>
1. 일류 기업을 시작하려면 일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2. 비전기업에는 위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비전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3. 성공적인 회사들은 우선적으로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존재한다..
4. 비전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핵심가치 중에는 공통 부분이 있다.
5.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6. 우량기업들은 안전 위주로 일을 한다.
7. 비전기업들은 누구에게나 일하기 좋은 직장이다.
8. 크게 성공한 회사들은 보기 좋고 복잡한 전략적 기획에 의해 그들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9. 근본적인 변화를 자극하기 위하여 기업들은 외부에서 CEO를 고용해야 한다.
10. 성공한 기업은 주로 경쟁 기업을 물리치는 데 관심을 둔다.
11.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다.
12.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비전 선언문을 통해 비전을 갖는다.
즉 이 12가지 당연해 보이는 항목들에 비전기업들을 대비한 답은 대부분 ‘no’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우리의 상식을 대신해서 정리한 8가지 특징은 아래와 같다.
<8가지 습관>
1. 시간을 알려 주지 말고 시계를 만들어주라
2. 이윤추구를 넘어서
3. 핵심을 보존하고 발전을 자극하라
4.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
5. 사교 같은 기업 문화
6. 많은 것을 시도해서 잘되는 것에 집중하라
7. 내부에서 성장한 경영진
8. 끊임없는 개선 추구
이를 내가 이해한 식으로 정리하자면……
1. 성공하는 기업은 우선 이윤추구가 아닌 존재의미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는 말뿐인 사훈 같은 것이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회사의 판단과 행동의 근거가 되는 정말로 중요한 핵심가치이다.
2. 창업자 개인이 사망하더라도 그 기업의 존재의미와 특질을 지켜나갈 수 있는 문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내부에서 성장한 경영진이 강조되는 것도 이와 같은 것들을 지켜나기가 위해서 이다.
3. 위와 같은 핵심가치와 문화 시스템은 바뀌지 않지만 목표와 방법, 심지어는 업종이나 주력상품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비전기업이 갖고 있다는 이런 요소들이 모이면 과연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일까? 많은 기업들에는 사훈이나 핵심가치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선택의 상황이 되었을 때 그런 가치보다는 이윤이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을 보면 그것은 그저 남들이 갖고 있으니까, 혹은 있으면 그럴 듯 해보니까 비싼 돈을 들여 만들어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삼성의 태안 기름 오염사건에 대한 대응이나 농심의 쥐머리 새우깡 사건에 대한 대응이 그런 예일 것 같다.)
따라서 핵심 가치는 기업전체가 믿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어야 하고 그것이 진정으로 좋은 기업을 만드는 핵심요소일 것이다.
이 책에는 몇 가지 약점(혹은 맘에 안드는 점)이 있다. 조사대상 비전기업을 선정하는 기준 자체에, 즉 문제에 답이 다 들어 있어 논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거나, 책이 출판 되고서 10년 가량이 지난 지금 보니 비전기업으로 예로 들어진 기업 중에는 어려운 상황인 기업도 많이 보이고, 필립 모리스와 같은 기업이 포함되기도 한 것 등이 그 점들이다.
그러나 좋은 기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다면 좋은 힌트를 주고 있고, 또한 이윤이 아닌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겐 기업이란 돈을 벌어주는 도구일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말한 대로 누군가에겐 기업 자체가 궁극의 창조물일수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