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갱스터/린치핀>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는 동안 스티브잡스의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가 떠올랐다. 그 부분을 짧게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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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Don't be trapped by dogma - which is living with the results of other people's thinking. Don't let the noise of other's opinions drown out your own inner voice. And most important,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They somehow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 to become. Everything else is secondary. 
.....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데 너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사고의 결과물인 도그마에 빠지지 말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의 주장에 묻혀버리게 놔두지 말고... 

이 책에서 세스고딘 역시 스티브잡스와 비슷한 주장을 한다. 세상은 개개인에게 평범해지기를 물질적으로 제도적으로 강요하고 있지만 더 이상 그런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으니 체재에 순응해서 평범해지는 일은 이제 그만 포기하고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찾으라는 것이다.

이 주장을 약간 더 풀어서 써보자. 세상은 우리에게 물질적인 안정이라는 미끼를 주고, 인생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평범하게 살도록 강요한다.
현재의 교육 제도라는 것의 시작도 잘 보면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는 부속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장치였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나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계약이 어느 순간 틀어져버렸다는 점이다. 개인들이 강요받았던 평범한 일들이란 죄다 대체 가능한 것이어서 그 가치는 하락하고 혹은 더 싼 것으로 대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금새 대체될 운명인 평범한 부속품으로 남지 말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인 린치핀이 되라는 것이다. 린치핀이란 단어는 마차나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축을 고정하는 핀이라고 하는데 이런 핵심인재가 되기 위해서 해야하는 것은 바로 "예술" 이다. 이전의 시스템에서는 순응에 방해되는 요소 였던 예술성이 변화된 세상에선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여기서 "예술"이란 뭘까? 책에서는 예술에 대해서는 길게 서술이 되어 있지만 그걸 다 옮길 필요는 없고, 정확히 '스펙쌓기'에 반대되는 것이라는 느낌 정도로도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다. 새로움을 만들고, 도전하고, 세상과 사람들을 바꾸고, 사람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린치핀이 되기위해 우리는 평범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하는데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관성을 극복해야한다는 것과 같다.  책에서는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우리가 "교실 이데아"를 따라 목청껏 따라 불렀었지만 결국 졸업장을 포기 못하였던 것은 바로 두려움 때문이고, 이러한 두려움은 매일 매순간 우리를 따라다니기 때문에 그만큼 강조한 듯 하다.
그리고 기존의 물질적인 거래 관계를 벗어나 "선물"이라고 하는 것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경제에 익숙해져야한다. "선물"이란 상응하는 댓가와는 무관하게 주는 것을 말한다. 이미 크리스앤더슨의 "FREE"를 통해서 공짜로 주어지는 것들이 움직이는 경제를 배운바 있는데 이 것과 "선물"의 개념이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선물" 강조 되는 것은 모든 것이 금전적 가치로 따져지는 체계 자체를 두고서는 우리를 속박하는 기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래서는 평범함의 덫을 벗어날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여기까지 읽다보면 '결국 창업을 하란 소린가?' 라는 생각도 들고 아니면 '짤리거나 말거나 하고 싶은 일을 저지르고 다녀라'는 소린가도 싶다.
그런데 정신차리고 보면 애초에 조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이다. 결국 남들이 하던 식으로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창의적이고 열정적이고 용기를 갖고 스스로의 길을 열어가다보면 (사실은 그 과정에서 겁이 나겠지만)잘리기는 커녕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있으리라는 이야기이다. 왜냐면 이미 세상의 시스템이 바뀌어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정리를 하고 나니 스티브잡스 연설과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삶을 살라고 강조했다면 세스고딘의 린치핀은 자신의 방식으로 하되 조직내에서 해라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의 삶과 방식을 개척하라는 것과 조직의 틀(아무리 세상의 룰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이란 것이 어울리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 한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다. 자신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누가 조직 내에서 찾으라고 했든 밖에서 찾으라고 했든 그냥 참고만 하면 될 뿐 아니겠는가.

이 책은 사실 내가 이 전에 읽었던 세스고딘의 책에 비해서 말도 많고 스타일도 퍼플카우보다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쯤에 어울릴 법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며칠 동안 (마치 극장에서 액션 영화를 보고 나와서 손발에 움찔 움찔 힘이 들어가고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 처럼) 린치핀처럼 의욕에 넘치고 자발적인 스스로의 행동을 발견하고 조금 놀라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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