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불꽃 시몬느 베이유 청소년평전 13
오현종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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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에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불행에 빠져 있는 그 사람의 괴로움을 나누어 가지려는 것이다. 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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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는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남을 구하기 위해서 사람은 자기 자신을 구원해야 하고, 자기 자신속의 영혼을 해방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희생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자신 안에 있는 동물성을 거부하고자발적인 고통을 통해 인간 모두의 고통을 구원하려는 자유로운 의지인 것이다. 모든 성인은 알렉산더와 같이 온당하지 않은 물을 마시기를 거부했으며, 자신을 인간의 고통으로부터 분리시키는 모든 정의롭지 않은 재물을 거부했다."
시몬느는 작문을 쓴 공책을 덮은 뒤에도 "남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기희생이 필요하다"라고 중얼거렸다.
"자기희생, 자유의지, 자기희생."
시몬느는 빈 종이에 낙서를 하며 혼잣말을 했다.
도덕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알렝 선생의 사상과 어린 시절부터 낮은곳을 향했던 시몬느의 생각은 함께 어우러졌다. 시몬느가 비로소 정신세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선과 도덕이야말로 순수한 아름다움의 극치라는 열일곱 살 시몬느의 생각은 그녀의 평생을 지배하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닌 선한 행동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 인간이 인간다울 때 스며 나오는 아름다움, 시몬느는 자신 역시 그런 아름다움을 가지고 싶다고 꿈꾸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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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이 문장은 내가 좋아하는 오컬트 웹툰‘에서도 인용될 만큼 사랑받는다. 나는 외면을 꾸미는 일이 피상적이라고,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폄훼되곤 할 때마다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어 저 시구를 동원한다. 갖춰 입은 자신이 그 자체로 작품이었던 프리다 칼로, 단순하고 검박한 삶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대변한 조지아 오키프, ‘피부를 생성하는 행위‘를 고안해낸 하이디 부허, 기억의 감각적 창고인 옷으로 작품을 만들었던 루이즈 부르주아….. 그들에게 "외관은 가장 밀도 짙은 깊이의 장소가 되었다. " 그러니 그
장소를 ‘예술적으로’ 활용한 작가들을 편애할 수밖에!
https://www.brooklynmuseum.org/exhibitions/georgia_okeeffe_living_modern• 미래의 골동품 가게> 119화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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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모호함

‘사랑‘이라는 단어는 에도 시대 이전의 유교적인가치관 안에서는 오히려 천박한 단어였다. 유교의 팔덕-인ㄷ의義, 예禮, 지智, 효孝, 제悌, 충忠, 신信ㅡ에는 사랑 같은 단어는 물론 들어 있지 않다.
무장이었던 나오에 가네쓰구(센고쿠 시대와 에도 시대 초기에 활동한 무장-옮긴이)는 투구에 ‘사랑‘이라는 글자 장식을 달았던것으로 유명한데, 당연히 이 또한 현대적인 사랑이 아니라, 필시 애탕신앙이나 애염명왕신앙에 의한 것으로, 군신에 의한 감화의 표시다.
사랑은 오히려 미풍양속에 반하는 연정의 일종으로, 오히려 하람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문맥에서 사용돼온 단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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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것을 한다’
익명이라기보다 익안성

나는 모리 오가이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는 ‘仕事시고토, 일"
를 반드시 ‘事‘라고 쓴다.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라고 쓰는 것이다. 나는 이 발상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은 일생 동안 수많은 ‘것을 한다.’ - P62

데뷔작 「일식」에서 중세 말기 유럽의 이단 심판을통해 신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마녀‘의 관계를 그렸다. 인간이 ‘분할 불가능한 개인‘이라는 발상은 본래 일신교에서 유래된 것이다. 유일한 신과 마주하는 대상은 유일한DEA인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일상생활에서 인간들끼리 맺는 관계도 있다. ‘마녀‘란 사회가 이질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배제시키려 했던 사람들이다.
근대의 요람기인 19세기 중반을 무대로 한 세 번째 작품 장송에서는 ‘신은 죽었다고 치고, 그 대신 예술에 ‘진정한 나‘를 바치며 격동하는 현실 사회를 살아가고자 했던 낭만주의 예술가 - 쇼팽과 들라크루아 - 주인공으로삼았다.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두 번째 작품인 달에서는 ‘개인‘이라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수입한 메이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고뇌가 그려져 있다.

나는 카프카의 유명한 소설 『변신』을 은둔형 외톨이 이야기로 다시 읽어보려 마음먹었다. 자칫하면 벌레로 변신한다는 충격적인 사건에만 관심이 쏠리기 쉬운데, 거기에서일어나는 일은 해명할 수 없는 이유로 주인공이 방에서 나갈수 없게 되고, 가족들이 그 뒷바라지를 하는 상황이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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