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못 말리는 여자들 -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비키 레온 지음, 최재호 그림, 손명희 옮김 / 꼬마이실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여자는 '모든' 역사 속에서 악인도, 위인도 될 수 없었다.(상식 수준에서 말하는 것이다)
99%의 주인공 자리를 그들이 차지했다. 그들은 여자를 '식물 인간'으로 키워서 노예로 부렸다. 그 모든 자리와 역할에서 배제된, 젖혀 놓은 여자들이 이 책 시리즈에서 살아 나온다.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여자의 무의식에 각인된 그 '억압과 굴레'가 느껴지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너무나도 심한 피해 의식일까?))
물론 요새 여자아이들은 자신만만하고 당차게 큰다. 하지만 사회적, 제도적 인식과 체제는 '고대' 수준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자의와 타의의 강요 속에서 식물 인간이 되어 버린다.
'여자'들도 무슨 일이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동등한(그들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이 이 책 시리즈가 주는 메시지이다. 그것은, 이미 억압되어 버려서 이제는 아무 생각 없는 여자의 무의식을 두드리는 메시지이다. 그래서 태어나면서부터 여자로 키워지는 '인간'이 읽으면 식물 인간 상태에서 깨어날 수도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 반양장본
마크 해던 지음, 유은영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전반부를 읽다 보면 '자폐아가 탐정인 추리소설'이라고 느껴지지만,

그래서 개를 누가 죽였는가 '범인'의 입을 통해 알려지면 맥이 빠지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 때문에 이 책은 추리 소설에서 자폐아이의 성장 소설로 '승화' 된다.

그리고 자폐아가 언뜻 생각했을 때 느껴지는 '선입견' 그대로의 '자폐'된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된다.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더 이상 아버지를 믿지 못하는, 아버지가 자기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주인공에게

 (엄마보다 더 아들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가 '개'를 사주는 끝부분이다.

아버지는 아들과 다시 '사건' 전처럼 친해지려고 무척 골몰했을 것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다시 그렇게 될 수 없었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개를 사주었다. '골든 리트리버'.

그리고 아이는 다시 아버지의 집에서 잘 수 있게 된다.

아버지가 자기를 어쩌려고 할 경우 먼저 개가 깨어나 자신을 보호해 줄 테니까...

...................

 

주인공은 '자폐증'이란 공식 '병명'을 갖고 있지만...

누구, 자폐증 아닌 사람, 소외되지 않은 사람 있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샌드위치와 친구
데보라 엘리스 지음, 권혁정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샌드위치와 친구'라는 제목을 보고 사람들은 뭔가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떠올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고, 사실 원제도 그렇지 않다. 그냥 '쓱' 읽으면 뭐 어쨌다는 거지? 하고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다. 열한살짜리 여주인공 카이버가 자신의 '극빈자' 생활을 낱낱히 까발리지 않고, 전직 스트리퍼 엄마와 자폐아 쌍동이 남동생을 둔, 아버지 없는 자신의 비참한 심정을 털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내용은 다 행간에 작가가 숨겨 놓았다. 어쩌면 카이버가 알리고 싶어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작가가 정신건강 카운슬러라는데... 카이버 같은 아이를 많이 접하고 이 글을 쓰지 않았나 싶다)

대신 카이버는 자신의 이름을 따온 아프카니스탄을 이야기하고, 탐험가가 되고 싶은 꿈을 이야기하고, 친한 친구들(X를 포함하여)을 이야기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렇게 최하류층의 삶을 살아도 이 가족은 자존심을 지키고, 정직하고, 서로를 굉장히 아낀다.

 하지만 현실은 점점 더 가혹하게 돌아가 동생들은 양육원에 들어가게 되고 설상가상 자신은 누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특히 친구 X를 왕따 당하는 딸의 가상의 친구로 간주해 버리는) 엄마에게 크게 실망하여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X를 찾아나선다.

아무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극빈의 삶을 사는 아이들이 있다면,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 읽었으면 좋겠다. 비록 현실은 참으로 막막하지만, 마음과 생각은 거기서 벗어나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작가는 카이버 같은 아이들과 보통 아이들의 '차이'는 '경제적인 것'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실정과 안 맞는 책일 수 있다. 다들 일류,상류,최고위만을 지상의 가치로 두고 열렬히 달려드는 분위기이기에... 주변을 둘러볼 여유와 시간이 없을 것이다)

그다지 길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참으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도 '경제적'으로 잘 만들었다. 작가의 다음 책들이 기다려진다. 한가지, 왜 그랬는지 121쪽에 오자가 많이 났고, 제목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카이버의 진짜 이름이 혹시 '머드'가 아닌지 싶다...

이 출판사에서 나올 데보라 엘리스의 다음 책도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바보들 - 푸른우리 1
데보라 엘리스 지음, 김채영 옮김 / 다른우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와 세상을 전혀 모르고, 오직 수도사로서의 삶이 전부인 줄 아는 고아 앙리의 새짝으로 거리의 부랑 소년 미카가 온다. 때묻지 않은 앙리에 비해, 미카는 세상의 모든 험난함과 그 속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아는 '닳은 소년'.

미카 덕분에 앙리는 난생처음 세상에 대해 알고, 아이답게 노는 법도 알게 된다. 그러다가 불어닥치는 페스트... 재앙의 검은 손길...성가대에서 활동하는 두 소년은 수도원의 명령으로 페스트로 공포와 절망과 우울과 어움에 젖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바보들'이란 연극(?)을 공연하여 잠시나가 기쁨을 주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미카가 '병을 고치는 기적을 행하는 소년'이 되고, 그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과 수도원의 이권 사이에서, 또 미카 자신의 개인적인 탐욕으로... 순수했던 처음 의도는 퇴색하고 앙리는 미카에게 크게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미카는 양심을 되찾고...수도원을 떠나며... 그동안의 일들을 앙리가 기록한다.

작가는 아마 앙리 정도로 세상을 인식하고 있을 아이들에게 '미카'와 '페스트가 휩씁었던 당시의 사회'를 통해 세상을 보여 준다. 세상이 결코 선하게, 정의롭게,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음을 보여주고, 그럼에도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짝 가르쳐 준다. 또 '죽음'에 대한 인식도 일깨운다.

미카는 앙리에게 '애정'에서 비롯된 주먹을 날리고, 미카는 결국 양심을 되찾는다.

둘은 서로를 통해 성장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 - 고대편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 1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정병수 그림, 이계정 옮김 / 꼬마이실 / 200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카 주려고 샀는데 후다닥 먼저 읽었고, 중세편도 후다닥 읽어 버렸다!

표지나 책 두께나.... 쉬울 것 같지 않았는데... 내용은 정반대였다.

재미있고, 구수하다. 교수이자 소설가이자,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를 위해 썼음이 느껴졌다. 

이제까지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아이들 생각과 수준에 맞추어 '재미있는 것'들만 모아 놓았다.

 '서문'에서 역사란 무엇이며, 어떻게 옛날 사람들의 삶을 알 수 있는가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설명해 주어서(고고학적인 방법)  본문 내용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다가왔다.(뜬구름 같은 상상, 억측이 아닌...)

전설이나 민담, 신화, 가상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내용은 재미없는 게 하나도 없어서 다 나열 못한다.

읽고 나니, 역사에 대해 더 읽고 싶고 알고 싶고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이런 책이 교과서라면 또 이런 식의 세계사 교육이라면... 아이들이 다른 어떤 과목보다 역사를 좋아할 것 같았다.

우리나라 역사로 이렇게 씌어진 게 나와야 한다!

역사를 지식이 아닌, 우리 전에 살았던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볼 수 있음을 이 '아이들 역사책'을 통해 깨달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