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여행의 이유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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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없이 집어든 산문이 밖으로 나가야만 할 것 같은 욕구를 부추긴다. 집에서 할일없이 따뜻한 방바닥에 눌러 앉아 책이나 읽으려 했더니 이건 뭔가 단단히 잘 못 되었다.

작가로서 바라보는 여행이란 이런 느낌이구나하면서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때로는 스트레오타입으로 정의내려버린 것 같은 작가 본인의 자아 성찰이 조금은 동의할 수 없어 의아해하면서도, 또 그것도 그 자신 나름대로의 여행이겠거니하고 나는 제3자의 입장으로 글들을 지나쳐버렸다. 좋은 작가의 글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자연스레 글을 쓰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여행이 뭔지 잠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경험하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추억되는 각각의 여행은 서로 조금도 일치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시점에 있어 일관된 관점으로 위치시키고자하는 개인의 욕구가 하나의 틀로 만들 뿐 사실상 일관성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나고 여행을 추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확실함에 대한 기대와 불안정을 추구하는 이해할 수 없는 기준이 삶이라는 거대한 여행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따뜻한 집과 안정된 직업, 익숙한 사람들과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자연스런 모든 행동들이 순간적으로 증발해버린 알콜마냥 낯설어지는 환상을 꿈꾼다. 여행이란 나한테 그런것이다.

엉망진창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실패한 여행일지라도 작가는 에피소드를 글로 남기면 그것만으로도 이점이 있다고 했다. 나는 작가는 되지는 못할지언정 읽기는 한다. 그걸로 잘 소화하고 있으면 충분한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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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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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만큼 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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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너는 여기에 없었다
조너선 에임즈 지음, 고유경 옮김 / 프시케의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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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광고마냥 갑자기 끊겨버린 마지막 장에 당혹감이 들었다. 설마 정말 이게 결말은 아니겠지?
아님 제판이 잘못된건 아닐까하고 확신에 찬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
소설은 재미있다. 흥미를 유발하는 속도감과 거리낌없는 독백이 어우러져 자연스레 영화화 되는 시나리오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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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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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는건 지금의 흐름에 맞춰 누군과와는 다르게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는 증표처럼 보여져, 나는 무언가 의미없는 끄적임이라도 남겨두어야 할 것처럼 이상한 의무감에 사로잡혔다. 나도 모르게 글을 쓰는 화자처럼 끄적이지 않고서는 못배길 정도로 나는 작가가 던진 감정에 이미 충분히 설득되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해리포터의 마법주문도 나오지 않는데, 하수구로 빠져드는 물결마냥 나는 글줄을 무서운 속도로 읽어내려갔다. 한 챕터만 읽으려 서점에서 손에 집어든 한 권은 아예 주저앉아 완독을 제창하는 감성에 지배를 당하게 되었다. 주변의 친구가 주절거렸을 법한 그런 분명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한 권안에 널려서 얽히고 생각을 만들며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책장을 덮으면 단지 실제인지 허구인지 모를법한 애매한 경계가 픽션이라는 장르에 태연하게 기대어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시덥지않은 일상위에 툭툭 던져진 작가의 위트는 감칠맛을 더한 조미료 마냥 빠져나올 수 없는 풍미로 가득차있다. 잘난 작가의 연애담이 한편으로는 부럽고, 그런 사랑조차 경험하지 못한 스스로에 무슨 추도라도 해야할지 애석하기 그지없기도 한데, 이렇게 나마 그들의 감정에 조금이라도 들어갈 수있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다.

작가는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이 있었다고 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작가가 보여줄 앞으로의 작품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연스레 생각했다. 그게 독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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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스 브라더스
패트릭 드윗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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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의자가 늘어진 서점의 안락한 분위기에 이끌려 아무렇지 않게 손에 쥔 소설이 재밌었다.

어디로 향하는지, 무엇이 정의인지도 모를 장황한 형제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자유롭게 빠져들어간다. 행복과 최악을 넘나드는 시간들의 집합체가 인생이 결국 아닐런가? 작가는 넌지시 이런 질문하고자 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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