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따로, 또 같이 살고 있습니다 - 아파트 관리소장의 각양각색 주민 관찰기
김미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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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의 나이와 비슷한 아주 오래된 아파트에서 산적이 있다. 요즘 아파트가 선사하는 신문물이 낮설정도로 정말 구식인 아파트인데 사람이 살고 지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오래된 세월만큼이나 어찌나 많은 사연들이 있던지, 저자가 말해준 에피소드 하나 정도는 이미 겪어 본 일들이어서 마치 남얘기 같지 않아 화자의 얘기에 나도모르게 과거를 회상하며 그 시간으로 빠져들었다.

다만, 너무 갱생하는 듯한 어조로 모든 에피소드를 마무리 하고자 하는 듯한 딱딱함이 매우 아쉬웠다. 저렇게 미화되어서 아름답게 일이 정리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 가려진 이면의 흥미 진진한 (혹은 아주 난폭하여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과정들이 매우 깔끔하게 도려내 있어 오히려 나는 그 부분이 더욱 궁금했다. 일부러 단정하게 사건을 마무리하려하는 듯한 맺음새는 내가 책의 목차에서 기대했던 바는 아니었다.

늘 그곳에 있어서 한번도 고맙게 생각하지 않았던 일상의 자연스러운 부분은 모두 이렇게 뒤에서 고생하고 계시는 분들에 의해서 채워지고있다. 이 한 권으로 나마 그분들의 고생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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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은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아 - 힘겨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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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두 오늘을 살아간다.

삶은 고달프고 따분하기까지한 죽음을 향한 긴 여정이다. 순간의 행복과 즐거움이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상쇄해 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밑바닥이 변할것이란 믿음은 버려두는게 좋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유방암을 계기로 많은 생각이 든 독일 아줌마가 얘기했다. 주절주절. 살아보니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다고. 계획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고, 왜 그리 우여곡절이 많은건지.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두 아이들은 사랑하고 가족을 위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그녀 뿐만이 아니라 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정규교과를 모두 이수하면 나는 어른들 처럼 인생을 잘만 살아갈것이라는 헛된 망상에 빠져있었다. 인생을 사는법은 정도가 없고 가르침도 없는데 나는 분명한 자격증이 있는것 마냥 대중의 이상이 구현하는 가상의 목적만 내내 쫓았다. 돈이 많고 좋은 차를 사고 몇 평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하는 그런 분명한 목적들을 말이다. 내일의 죽은 나는 과연 무엇을 오늘의 나에게 기대할것인가.

나는 아마 이렇게 생각의 생각을 거듭한채로 또 오늘을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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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베스 올리리 지음, 문은실 옮김 / 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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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소재의 시작으로 소설이 완성도있게 끝까지 지속될 줄 알았다면 천만의 말씀.
얼른 마무리하고 싶었는지 어지럽게 늘어놓은 (충분히 독자가 예상가능한) 반전의 사건들을 나열해 두면 좀 괜찮은 소설처럼 보이겠다고 생각하셨나?
어떻게 마무리하려는지 팔짱끼고 노려보느라 어쩔수없이 끝까지 읽을수 밖에 없었던 노동의 한 권.

시간이 남아도는 솔로의 환상을 채우려는 당신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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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행의 이유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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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없이 집어든 산문이 밖으로 나가야만 할 것 같은 욕구를 부추긴다. 집에서 할일없이 따뜻한 방바닥에 눌러 앉아 책이나 읽으려 했더니 이건 뭔가 단단히 잘 못 되었다.

작가로서 바라보는 여행이란 이런 느낌이구나하면서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때로는 스트레오타입으로 정의내려버린 것 같은 작가 본인의 자아 성찰이 조금은 동의할 수 없어 의아해하면서도, 또 그것도 그 자신 나름대로의 여행이겠거니하고 나는 제3자의 입장으로 글들을 지나쳐버렸다. 좋은 작가의 글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자연스레 글을 쓰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여행이 뭔지 잠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경험하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추억되는 각각의 여행은 서로 조금도 일치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시점에 있어 일관된 관점으로 위치시키고자하는 개인의 욕구가 하나의 틀로 만들 뿐 사실상 일관성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나고 여행을 추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확실함에 대한 기대와 불안정을 추구하는 이해할 수 없는 기준이 삶이라는 거대한 여행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따뜻한 집과 안정된 직업, 익숙한 사람들과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자연스런 모든 행동들이 순간적으로 증발해버린 알콜마냥 낯설어지는 환상을 꿈꾼다. 여행이란 나한테 그런것이다.

엉망진창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실패한 여행일지라도 작가는 에피소드를 글로 남기면 그것만으로도 이점이 있다고 했다. 나는 작가는 되지는 못할지언정 읽기는 한다. 그걸로 잘 소화하고 있으면 충분한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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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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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만큼 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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