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시인 문학동네 시인선 74
함명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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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사뿐히 즈려밟듯 한 자 한 자 읽었다. 고요하게 들어와서 물들어진 시인의 감성이 도드라지게 아늑했다. 그렇게 주말의 책방은 시집 한 권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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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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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읽어내는 소설. 격정적인 사연이 있는거 같은데, 왜 조금도 동요되지 않는거지? 소설 제목만큼이나 차근차근 순리대로 진행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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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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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없으면 빛이라는 상태도 존재하지 않듯 모든것은 극과 극이 맞닿아 있었다. 일상에서는 조금도 느끼지 못하고 지나쳐버리지만 말이다.

나 또한 작가와 같이 자진퇴사를 했지만, 대단한 작가와는 전혀 다르게 별볼일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달라진 일상은 생각만큼 조용했고 누군가의 스트레스도 없이 평온한 일상을 기대했던것과는 상반되게 평소에도 아무런 일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무척이나 어색하다. 홀로 조용히 지내는 날이 많아져서, 듣지도 않던 라디오를 꺼내 듣고 관심을 두지도 않던 시사프로를 집중해서 보기시작했다. 무료함과 평온함이 시간을 채워나가는데, 마음의 평안함은 어디로가고 어쩐지 조금은 어정쩡한 불안함이 하루를 완성했다. 분야는 전혀 다르지만 작가로써의 작가가 된다는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작가의 자아반성문을 읽어 내려가는 듯한 오묘한 부끄러움이 들었지만 이만큼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또 어디 있으려나 했다. 야식과 체중으로 평가될 정도로 작가는 무능하지도 열등하지도 않은 선택받은 존재였다. 나는 최근 무료한 일상의 빈공간을 채워내려는듯 삶을 사는것이 좀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었다. 계획이나 미래라는 가정의 생각으로 인생을 컨트로 할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한 무한한 신뢰는 오랜 유물처럼 잊혀진지 오래이다. 하루를 살고 지금의 감정에 충실하고 맞닿은 현실에 직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지금의 나이에 겨우 알게 되었다. 지나치고 모른척했던 삶의 자세는 늦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해질 수 있을까. 대부분의 우리는 퇴사라는 일생의 몇 번의 이벤트로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만들게 된다. 그게 뭐 대단한것이라도 되는것 마냥 특별하게 생각할 수도 아닐수도 있지만 자신의 삶에있어 주체적으로 서고자하는 아련한 마음 한켠의 작은 아이때문에 오늘도 고민하고 있지않으려나.

삶은 살아갈 수록 어렵고 안정과 평안이라는 존재하지도 않을 가상의 원더랜드를 향해 맹목적으로 습관적인 오늘을 우리는 또 살아간다. 그 가운데 조용하고 시덥지않게 옆에서 떠들어주는 누군가가 필요로 할때 생각나는 작가, 그리고 그런 에세이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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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 로컬숍 연구 잡지 브로드컬리 3호
브로드컬리 편집부 지음 / 브로드컬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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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맡은바에서 열심히 존재하는 사람들. 누군가가 요구해서도 아닌 스스로 찾아가는 각자의 길에서 부러움과 동시에 나는 부끄럽게 자신을 돌아보게된다.

작은서점이라는 아주 작은 공통점으로 묶여있으나, 인터뷰의 대상이 된 서점 주인들은 전혀다른 각각의 방식대로 일을하며, 삶을 살아가고있다. 최근에 갑자기 주목받은 비지니스의 모델의 한 모양인 마냥 부각되며 두드러진 독립서점들은 어찌되었든 자본주의의 아래에 사업의 혹은 마케팅의 한 관점으로 평가되었다. 으레 돈이되느냐, 운영이 효율적인가, 서점으로서의 의미가 있는가에 관한 원론적인 가치평가에 앞서 그들은 오히려 되묻는다. 서점을 하고싶어서 한 시작이 왜 누군가의 프레임안에서 평가 되어지는지에 대하여. 결론은 쉽다. 서점은 돈이 안되고 커피를 팔든, 공간을 대여하든 다른방식으로 변모하지않으면 안되는 시대에 있다는것을. 이에는 누군가의 비판이며, 성스러운 과거 관념에 도입되어 해석될 여지가 전혀없다. 그들은 살아가고 싶은매개채 중 하나로 서점을 택했을뿐 그 이하도 그 이상의 의미부여는 없다. 그에 앞서 우리는 간과하게된다. 흘러들었던 누군가의 얘기나 의견자체가 마치 자신의 인생인 마냥 착각해서 허울만 번지르르한 누군가의 삶을 대체해 시간을 보내고 있는것은 아닐런지. 가치가 가치를 포장하여 본질을 흐리는 세태가 만연한 시대를 영유한다. 무엇이 맞는지 내가 결정할 판단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기를 보내고있다.

과연 당신은 자신의 인생에 주도적이었던 때가 조금이라도 있었던가? 독립서점의 인터뷰에서는 기대조차하지도 않았던 삶의 자세에 대해 나는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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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최소한의 밥벌이
곤도 고타로 지음, 권일영 옮김, 우석훈 해제, 하완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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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잘 먹고 하루를 보람있게 보내는 그 단순한얘기가 그렇게 어렵고 힘든일인지 나이가 듦에따라 이제서야 스멀스멀 깨닫는다.

저자처럼 극단적으로 논 한마지기 얻어 경작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노동을 통한 내 인생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되받는것이 얼마나 우리삶에서 잊혀진 과거의 영광인지 되새기지 않더라도 알기 어렵지는 않다. 다만 익숙해져버린 누군가의 룰에 의해 남얘기인 마냥 우리는 일상에서는 그 사실을 모른척 할뿐이다. 대중은 결국 규율받아 마땅할 뿐, 소비자로 또 노동자로서 사회의 역할에 순응할 조각으로 그 의미를 충족할 따름이다. 우울하게 부정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멀리 내다볼 필요도 없다. 지금 그 각자의 위치에서 현재를 직시한다. 아주 쉬운 그 행위가 오늘도 위기감을 조성하는 규칙에 의해 무너질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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