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의 희열 - (전)백화점 직원 본격 쇼핑 에세이
한재동 지음 / 눌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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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오랜 기간 일했다는 40대 아저씨의 소비패턴이 담겨있다. 근데, 어디 막힘없이 스르륵 읽히는데 내용 또한 스르륵하고 책을 덮는 순간 사라진다. 시간 뿌시기용 글들에 이만한 책이 없겠구나 했다. 구태여 시간이 없다면 읽어볼 필요까지는 없겠다. 누구든 알고 있고 주변에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회사 선배나 주변 누군가의 성향이 조금씩 섞여있는 그런 에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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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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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이런 기이한 제목의 책이 있나 했다.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색상의 기하학 도형이 어우러진 패턴이 더욱 그 기이함을 배가했는지도… 뭔가 홀리듯이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단순했다. 딱히 읽어볼 생각은 없었으나, 방금 전에 읽은 책의 추천서에 이 작가의 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40대라는 남녀의 소비패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그래도 남자 작가의 글에는 어느 정도의 가식은 있었다) 서로 다른 작가의 글을 연달아 읽고 있자니, 뭔가 출판사들의 대단한 기획으로 마련된 착각에 (하지만 두 책은 전혀 다른 시기에 출판되었다) 시리즈물처럼 자연스레 읽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분위기에 나는 사로잡혔다.

자본주의에서의 소비는 정말 말 그대로 꽃이다. 마치 한 인간의 삶이 소비라는 (너무 단정 지어 극단적이기는 하나) 공식으로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매일을 그렇게 뭔가를 구매하면서 살아간다. 따지고 보면 매끄럽게 정리된 모든 매체들은 기승전소비로 연결될 정도로 모든 방향이 돈을 쓴다는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누가 올린 일상의 포스팅, 누군가 친절하게 남긴 블로그, 헤드라인에 장식된 기사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뭔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은밀한 계획이 폭발 일보직전의 시건장치처럼 비밀스레 숨겨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결제창으로 넘어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소비를 빙자한 정보들의 수법은 얼마나 교묘한지 분명 주도적인 의지로 결제버튼을 혹은 카드를 내밀었던 자신이 되돌아보면 부끄럽기 마다하지 않은 한 장면이 되어 카드내역과 함께 청구될 뿐이었다. 근데 어찌나 신기한지 그런 기이한 감상은 이내 휘발되어 또 다른 과업을 위한 나로 탈바꿈(?)되어 또 소비를 하고 있다. (이거야 원.. 엄청난 패턴이 아닐 수 없다!) 작가는 책에서 ‘돈지랄’이라는 비속어로 소비, 그 행위 자체를 하등 취급하는듯하지만 오히려 이에 반기를 든다. “내가 번 돈 내가 쓴다는데 누가 뭐라 할 건가!”하면서 (그래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이자 자유주의 국가이다!) 하등 불분명해 보이고 과소비로 보이는 미련한 행위를 타인의 관점에서는 뭐든 못마땅하다. (이것저것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불편러들은 가르침의 대상을 눈 크게 뜨고 찾아 나선다) 근데 결국 그 잣대를 들이대는 타인 또한 똑같은 소비를 하고는 있지 않을는지. 소비가 주는 교훈은 정말 숫자에 비례하는 것인지, 과거의 나도 너무 많은 쓸모없음을 취하고 버리고 또 구매하는 이상한 경험을 반복했다.(과거형으로 단정 짓지 말자. 현재 진행 중이다) 그 가운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하며 겨우 도달한 것 같던 나의 취향은 어찌나 그리 쉽게 바뀌는지 사회가 강요(넙죽 받아들인 나의 잘못입니다)한 유행에 빗대자니 스스로가 너무 도태되어 보여 초라할 뿐이었다. 시대는 어찌나 빠르던지 늘 소비에 둘러싸여 고민하고 고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정작 나의 삶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행복할 수 없다는 화석 같은 고대 문장을 새겨 들었다. (그만큼 돈은 우선 많아 봤으면 좋으련만) 소비도 그러하지 않을까 했다. 돈을 쓴다는 소비가 주는 행위는 분명 달콤하고 행복하지만 일회성의 휴지조각처럼 금세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다. 그건 곧, 소비 이면에 가려진 나의 욕망을 더 들여다봤으면 하는 욕망의 부산물이 아닐까. 소유하면서 자리 잡는 감정과 목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마음이 구체화되어서 소비라는 행위가 이뤄지기에 가장 먼저 행동을 유발했던 나의 시작점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누군가의 소비를 관망하며 우습게 볼지언정 그들은 진심이다. 그리고 노력하고 실패하며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소비를 통해 끊임없이 묻고자 한다. ‘돈지랄’이라는 명백한 소비를 통해서 말이다. 작가도 나도 정말로 소비에 진심인 과거를 오늘을 내일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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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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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작가님이 보시기에 매우 불경하게도 나는 술을 못한다. 이렇듯 ‘술’이라는 명사에 동사인 ‘못하다’라는 연결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아마 다른 언어로는 절대 이렇게 자연스러운 느낌을 완성할 수 없을 거라 소심한 추측을 해본다; 나는 술에 취하지 않았기에) 한국 사회에서의 ‘술’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음주가 강요와 당연히 되는 몇몇의 상황을 미묘한 경계선에서 마주했던 나는 번번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했다. (심지어 놀랍게도 2022년인 현재도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 본의 아니게 주류(酒流)의 그들에게 나는 분명하게 비주류로 분류되었다. (나는 정말인지 마이너한 내 성향을 포기 못하며 주류가 될 수 없을 운명이다) 그런 연유로 손꼽아 좋아하는 작가의 글임에도 나는 선뜻 이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단지 이유가 너무 분명했다. 술에 관한 이야기라니.. 정말인지 나는 술에 관심이 아주 조금도 없다. 
이에 반해 작가는 본인 인생을 구성하는 삼원색을 책, 술, 축구로 분명히 (그리도 매우 단호하게도 그 각각의 주제로 책을 펴냈다! : 이 엄청난 추진력이란 무엇일까. 역시 술?) 언급했다. 거론한 관심사 중 ‘책’을 제외한 그녀의 관심 카테고리에 나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매우 기묘했다. (아.. 이래도 작가의 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무모한 도전처럼 개척지를 넓히는 마음가짐으로 (작가가 던지는 엉뚱하고 기발한 화법에 이미 사로잡힌 지 오래되어 벗어날 수 없다..)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또다시 혼비 월드에 빠져들었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술은 못해도 술을 마시면 취한다는 의미는 막연하게 느낄 수 있다) 상황을 묘사하며 제정신 아니게 마시던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작가는 담담하게 내던진다. 아니 내던진다기보다 이제껏 감춰두었던 복주머니에서 (아마 그건 작가가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보물임에 분명하다) 하나씩 꺼내는 모습이 마치 “옛다~! 하나 더” 하면서 휙휙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마구 선보이는 후한 인심처럼 보였다. 어찌나 그 모습이 쿨하던지 이제껏 내가 알던 술 취한 사람과 음주로 비롯된 사건사고들, 횡설수설함이 당연했던 불쾌한 술기운의 주절거림들이 던져지는 챕터들의 하강곡선과 함께 미묘하게 섞여내려 갔다. 이렇게 유쾌하고 즐거운 순간으로 술을 즐기고 삶을 동반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며 내심 감탄했다. 절대 감출 수 없는 유머 본능은 뒤로하더라도 아마 작가의 글들이 8할은 술이라는 알코올에서 발효돼서 작성되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이 될 정도였다. 동시에 비주류에만 머물 것 같은 작가가 이번 계기로 너무 유명해져서 주류의 세계로 들어왔다는 사실에 거리감이 일었다. (대한민국에서 ‘술’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정말 메이저한 주제임에 분명했다! 매우 슬프게도) 

반면, 술김에 하는 얘기를 왜 평소에 못하는지 타인의 태도에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작가는 일침을 날렸다. 음주없는 얇고 긴 관계로 설정될 개인 사상은 본인과 맞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사람이 술을 동반하지 않는 가늘고 길게 갖는 인간관계를 (허물없는 의사소통) 불완전한 형태로 치부하지 않는다. 꼭 술을 못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그들 나름의 관계 형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그 나름의 방식대로 방법을 찾아 따옴표로 마무리 짓곤한다. 다소 작가의 술에대한 대단한 애정으로인해 비주류를 이와 같이 소외시켜버리는 관점에 나는 적어도 동의는 못하겠다. 사실 그만큼 사회라는 표면적인 관계에서 알코올이라는 물질로 소독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서로의 상황들이 차단되어있다만 일방적인 방식만으로 문제의 해결이 있는것은 아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각자 방법은 찾는다. 

주사를 이렇게나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는(기억 속에서의 조작일지도 모르겠지만) 작가의 능력이 대단했고,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다듬어서 문자로 책으로 남기는 호기로운 태도에 감탄을 했다. 술이라는 게 적어도 작가와 같이 즐기면서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조금도 공감이 되지 않을 작가의 흥미에 동의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면서도 나도 모르게 웃어넘기게 되는 상황이 이렇게 자연스레 수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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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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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작가는 스스로 글을 쓰는 행위가 본인에게 배설의 욕구처럼 해소의 감정처럼 이뤄지는 행위라고 간주했다. 때문인지 그 복잡하고 얽혀있는 감정의 배설을 읽어내는 행위가 나로 하여금 곤란하게 혹은 말 그대로 복잡하게 만든 건 어쩌면 당연했을 수도 있겠다. ADHD는 익히 들어봤지만 그걸 질병으로 취급할 정도의 무언가였는지 돌아서서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다. 그런 상황에 놓일 수도 있겠구나 (표면적으로 결함이 보이는 어떤 질병은 분명 아니기에) 하며 내심 놀라기도 했지만, 동시에 어쩌면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무언가를 (현대의학에서 아직 정의 내리지 못한 질병을) 껴안고 살지는 않은지 잠시 고민했다. (그렇다면 작가는 운이 좋게도 본인의 질병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한쪽으로는 행복한 존재는 아닐까) 

막연하게 작가가 경험한 상황을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다소 이해하라며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강요하는 관점이 슬금슬금 들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책은 어찌나 두꺼운 지류를 사용했던지 (작은 판형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량 때문에 전체적인 무게는 무겁다;;) 책은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작가의 주제만큼이나 (그게 의도였다면 편집자의 놀라운 안목에 박수를 보내 마다하지 않는다! 짝짝짝) 자체로도 무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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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빚을 다 갚았다 - 마이너스 인생을 바꾼 생존 재테크
애나 뉴얼 존스 지음, 이주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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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소비단식 일기”의 저자가 본인의 글에서 워낙 몇번이고 언급한 책이라 궁금증이 일었다. 어떤 부분에서 이 책을 인용하고 또 영향을 받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예상대로 사실상 “소비제한”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전자에 언급한 책과 비슷한 내용으로 풀어내고 있다. 다른점이 있다면 “소비단식 일기”의 저자가 한국인 이라는것과 이 책의 저자가 미국인이라는점 뿐일까.(그 정도면 거의 번역본 수준인듯)
본 책은 2016년에 출판되었는데 (미국 현지에서의 출간은 언제인지 모르겠다) 내가 느끼기에 그때보다 심하면 심했지 자본주의의 소비를 향한 대중들의 사랑은 끊임없이 열렬하고 기업들의 수법은 더 발전되고 교묘해진듯 하다.

극단적이기까지한 작가의 (필수품만 구매한다는 소비제한 조건) 1년동안 이뤄진 실험은 (왜 이렇게 미국인들은 이런 극단적인 타이틀을 흥미로워하는 것인지) 과연 실행 가능한 것일지 조금 의문이 들긴했지만, 그 뒤에 담고있는 소비의 의미와 목적에 의문을 던지는 제안은 크게 공감할만 했다. 과연 내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소비인지 (작가가 말하는 필요한 물건, 원하는 물건의 차이) 아니면 기업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목적과 그에 감흥되버린 타인의 영향으로 인해 전개된 소비일지 앞으로 우리는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른다고 제시했다. 매우 넓게 보자면 물질과다로 인한 풍요의 자연재해는 결국 사용하지도 못할 다량의 소비로인해 시작되었을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하였으리라 의심하지 않을수 없기때문이다. 이에 반발해서 “에코”니 “친환경”이니 각종 운동이 번져나가고 있지만, 그마저도 기업의 매끄러운 마케팅에 흡수되 소비의 또다른 패턴으로 장식된 현실을 마주하며 탄식만 내비치기에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였다. (얼마전에 목격한 대형 포털내 쇼핑사이트의 “친환경 그린라이프 제로웨이스트” 기획전은 정말 그 표본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었다; 제로웨이스트는 근본적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더 계속해서 사용하되 불필요한 소비를 더 이상 하지 않는것에 기초하고 있지는 않는가??! 역시 기업은 돈이 필요하다!)
작가의 출발은 학자금을 비롯한 무분별한 소비습관으로 완성된 빚 청산에 있었지만, 그 가운데 소비를 제한하며 다시 바라보게된 본인의 삶을 소개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소비는 신성한 회개마냥 거룩한 행동임에 틀림없다. 단지 주체성이 사라진 무분별한 의식에 제약이 없다면 자신을 피폐화 하고자하는 중독적인 다른 행동과 무엇이 다르다 반론할수 있을까. 필요하지도 않을 물건을 변호하며 합리적인 목적을 구체화하는데 도사가 되어버린 나는 쓰라린 고통을 느끼는데 조금의 주저함이 없었다. 오랫동안 무섭게 뿌리잡고있는 소비습관을 항상 경계하고 되새기지 않으면 살아 남을 길이 없어보이는 현실에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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