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알고 있다 다카노 시리즈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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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은알고있다 #요시다슈이치 #은행나무출판사
            
📍 요시다 슈이치의 스파이소설 삼부작 중 시간상 가장 앞선 작품.
- 여기보다 훨씬 좋은 곳, 분명히 있겠지?
- 있겠지, 많이. 우리가 모를 뿐이야.
​​
​다카노 가즈히코. 겉으로 보기엔 나란토에 거주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동생의 죽음과 부모의 학대로 버려진 아이이자 산업스파이조직 AN통신의 첩보훈련원이기도 하다. 같은 마을의 야나기와 간토 역시 의지할 곳이 없는 아이로 AN통신이 거둔 아이들이다. 야나기는 동생 간토와 함께 이 조직을 탈출할 계획을 세우고, 어느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다카노 앞으로 남겨진 야나기의 메세지는 아무도 믿지 말라는 조직의 가르침과는 반대로 너만은 믿고 싶다는 생각을 뿌리내리게 한다. 속고 속이는 그들의 관계에서 인간을 어디까지 믿을것인가 믿지 말아야할것인가 혼돈은 계속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답을 바라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존재했다.
BUT.
이전의 기록을 말소하고 새 신분을 만들어18세까지 키운 후 35세까지 일한다면 무엇이든 하나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조직. 버려진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긍정회로를 돌리기 전에 아이들이 만 18세가 되기 전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산업스파이로서 교육받고있고 위험에 노출되어있으나 그저 주변인물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배경에 선뜻 작품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만 18세가 되어 산업스파이로서의 길을 가면 심장근처에 소형 폭탄을 설치해야한다던가, 산업스파이의 길을 포기한다고 했을때는 기록을 말소하여 평생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설정은 세상의 비정함을 논하고자 만든 장치임에도 식은눈으로 바라보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조직의 필요에 의해 선택권도 기댈곳도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키워놓고 새로운 기회를 주는것 아니냐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힘들고 아무리 좋은 필력의 작품이라도 기쁘게 동화될 수 없었음을 밝힌다.
이 책이 요시다 슈이치의 시리즈 3부작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숲은 알고있다, 워터게임 의 삼부작 중 시간상 가장 앞부분에 해당된다고 한다. 뒷 이야기를 풀어가는 나머지 두 권은 아마도 이 다카노 가즈히코의 이후 스파이로서의 행적에 촛점이 맞춰져있을거라고 에필로그로 유추할 수 있었다. 뒷 이야기의 다카노가 우리가 모르는 더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많은 추억을 만들기를 을 찾았기를, 야나기와 간타가 어디선가 논밭을 가꾸며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바란다.
나머지 시리즈 읽으신 분,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뒤에 또 등장하나요?  이치조, 후미코 혹은 가자마....시오리는 궁금하지 않음.ㅋㅋㅋㅋ

🔮 페이지터너 인정.
🔮 현대 일본문학이 일관되게 내 취향이 아님. 그중에 좋은 게 있겠지 싶어서 자꾸 보는데 계속 없음 #Offtherec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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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책추천 #책리뷰 #독후감 #데일리 #일상 #📚 #bookstagram #book #readi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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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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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만든공간 #유현준 #을유문화사            


📍 건축을 매개로 한 문화사
​유현준건축가의 책이라서 건축에 관한 이야기라 한정하고 시작했지만 이 책은 문화사를 설명하기 위해 건축을 예시로 들었다 느껴졌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인간이 만든 공간에서 인간을 떨어뜨려놓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인간의 수렵생활이 농경문화로 넘어가게 된 이유, 인간의 밀집과 문명의 시작부터 시작하는 이 개괄적 문화사의 설명은 다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새로운 이야기일수도 있다. 남북으로 흐르는 강과 좌우로 흐르는 강의 차이는 새로운 발견이었고, 이미 아는 이야기에도 이런 새 이야기조각들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인류문화사 초기발생을 새롭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책의 전반부는 건축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형태의 차이에서 발생한 동서양의 공간인식차이, 이동수단(돛)의 발견으로 공간적 제약을 넘어선 문화교류를 통한 서양의 공간인식변화, 재료와 기술의 발달로 시작된 제국주의적 도시디자인과 동양의 서양건축 흡수를 설명한다.  꼼꼼하게 짚어주셔서 아무것도 모른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전작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와 겹치는 부분이 꽤 보인다.) 
후반부는 미스 반 데어 로에, 르 코르뷔지에, 루이스 칸과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예시로 들어 동서양의 건축형태가 서로 닮아가는 모습을 삽화와 함께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21세기 현대 건축에서 AI와 가상공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권력구조를 조망하는 글로 이루어졌다.
✒ 동양의 건축물이 주춧돌 위에 기둥을 올리고 지붕을 올리는 구조라 벽면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고 안과 밖이 경계가 확실하지 않은것이 강수량과 그에따른 벼농사(농업형태)에 따른 문화적결과물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반면에 서양의 건축물이 기하학적이고 벽면으로 지탱하기 때문에 창을 가로로 크게 내지 않고(무너지니까) 기하학적 형태를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발전했다는 것도. 생각해본 적 없는 정원디자인이 보여주는 차이점은 정원도 건축의 일부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했다. 거기에  석굴암과 판테온 신전의 비슷함과 차이점, 불국사와 석굴암, 석가탑과 다보탑의 미니멀함의 설명은 새삼 놀랍고 더 많이 감탄한다.
​건축 하나 설명하자고 인류발생부터 기후, 농사, 문자, 바둑과 체스, 종교와 기하학, 무역과 발명, 집단생활을 하는 개미와 벌의 생태까지 연결지어야하나 싶은 생각이 짧게 들었다. 문명이 발생한 많은 도시와 문명권 전체를 만드는 것도 건축인것을, 내집하나 생각하는 이 편협함이 넓게보기를 귀찮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바꿔봤다.  하나의 주제로 넓게 연결지어 생각 할 수 있는 책은 흔치 않을것이다. 거기에 유현준 건축가의 건축에 관한 철학도 엿볼 수 있어 주말동안 즐겁게 읽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매 주 주말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음에 드는 공간에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세계는 끝났고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정신없이 적응하고있다. 마지막단원에 적힌대로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만나는 오프라임의 만남은 권력의 재확인이므로 어느부분에서는 더 결속되고 어느 부분에선 와해되는 양극화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나는 코로나의 전과 후의 모든 문화를 겪고  문화권력의 폭풍같은 이동 속에서 가상현실과 실제현실에서 공간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보는 첫 세대일 것이다. 이게 기쁨일지 슬픔일지는 글쎄.
​​

🔮 그건 그거고 내 책상 누가 좀 치워줬으면. 책장좀 누가 정리해줬으면, 내 이불 뽀송뽀송하게 말려서 대신 좀 씌워줬으면. 런드리파퓸 퐈퐝 뿌려줬으면.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 사진을 보자마자 생각한 한국인 - .....침구 습기...벌레....ㅠㅠ  이거 아냐...
🔮 나는 발터 그로피우스와 렌조 피아노,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물이 취향.. 셋의 공통점이 없을걸. ㅋㅋㅋㅋㅋ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책추천 #책리뷰 #독후감 #데일리 #일상 #건축 #문화 #📚 #bookstagram #book #readi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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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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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원삼대 #황석영 #창비            


📍 구상에서 집필까지 30여년이 걸린 한국의 노동자들을 위한 헌사

✒ 한반도의 철도는 오롯이 수탈이 목적이었다. 내일 수탈 당함을 알면서도 지금 밥을 넘기고 당장 자식을 키우기 위해 철로를 깔아야했던 증조부 이백만의 시대, 완성된 철로위로 수탈당하는 물자와 함께 잃어가는 민족성을 되찾고자하는 조부 - 일철과 이철의 세대, 해방과 전란 속의 아버지 이지산에 이르는 철도원 3대의 이야기를  고공농성장의 4대 이지산의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펼쳐진다.
✒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한국문학에서 빠질수 없고 빠져서는 안되는 핵심단어를 꼽자면 '수탈'이다. 정신과 육신과 자연과 상상할수 없는 그 모든 곳에서 수탈이 기본값이던 시절이었다.  황석영 선생님의 삼국지를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책 제목부터 이건 읽어야하는 책이다 싶었다.
『"독립운동과 계급운동은 다른 일인가요?』-p.219
나는 제목에서 내용을 재단하고 있었다. 시대적배경에 독립운동만을 생각했다. 제대로 먹지도 배우지도 못했을 많은 사람들이, 지금과 같이 빠른 소식을 전달받을수도 없는 상황에서 비슷할수 없음을 알면서도 2020년과 같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200페이지 남짓 읽는 내내 혼이 난 기분이다. 모든 사람들이 전사는 아니었으나 전사가 아니라하여도 악인은 아니었고 일하고 고민하던 성실한 노동자들이었노라고. 나는 그 수탈의 흔적인 국철 1호선으로 통근하는 근로자이면서 왜 백년전 노동자는 생각해볼 생각을 못했을까.
『이 소설을 한국문학의 비워진 부분에 채워넣으면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헌정하려 한다.』
비단 일제강점기의 이야기가 아니다. 철도원 삼대의 이야기를 통해 철로가 한반도에 새겨지는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철로에 얽힌 모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노동으로 이어진 모든 세대의 이야기였다. 고공농성중인 이지산의 혼잣말 속에, 환상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가제본이긴 한데요 최근에 본 한국문학 중에 모르는 단어가 꽤 많았습니다. 동공지진. 황석영선생님의 신작이고 삼십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라하시니 꼭 읽어볼 생각이에요. 독립운동이 아니라 노동운동에 관한 이야기라니. 살짝 뒷머리가 띵하네요. 와우! (이것저것 사상이 많이 나와요)

🔖 나룻배로 철교를 당할 수는 없겠지.우마차가 비행기를 당할 수 없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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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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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땅 #김숨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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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앗긴 땅을 떠나 불타는 땅으로, 다시 흔들리는 기차를 타고 떠도는 땅으로 가는 사람들. 

✒ 강원도 정선, 경북 울진, 평양남도 양덕, 함흥 신포, 강원도 화천, 경기도 의정부, 층북 진천, 함경북도 경원... ​ 

​일제강점기 일본에게 토지를 빼앗기고 러시아로 온 고려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소비에트혁명, 볼셰비키 혁명에서 가장 먼저 내쳐져졌고 그들을 태운 20량의 가축 수송 기차는 어디로 가는지도 몃날이 지나는 지도 모른 채 흔들린다. 수송기차 한 칸에 타게 된 스물 일곱명의 고려인들의 대화에서 고향을 떠나 러시아로 오게 된 사연과 더불어 러시아에서 정착하며 겪은 궁핍, 조선인으로 살기 위한 노력과 이방인으로서의 삶, 2세들의 정체성의 혼란이 묻어난다. 망국의 백성으로 조선인도 러시아인도 그렇다고 소비에트 신민도 되지 못해 서류상으론 존재하지 않는, 배척받아 떠도는 삶을 살아야했던 고려인들에게 땅은 그들이 먹고 살기 위한 공간일 뿐 아니라 그들이 뿌리 내리고 번성할 수 있는 민족의 토대이기도 했다. (박경리선생님의 토지가 왜 토지였겠어요..)
✒ 이번 달 읽은 책들은 이 책을 읽기 위해 준비한게 아닐까 싶다.
망국의 국민이라 조선인이라 할수 없고, 일본인일수도 없고, 러시아 신민으로 등록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소비에트 인민이 되지도 못한 사람들, 서류상으로 증명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태어나 망명해야했던 사샤 스타니시치의 자전적 소설 『출신』 을 생각하게된다. 순박한 그들의 대화로 이어지는 짦은 이야기들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문장을 떠오르게 하고, 소비에트 혁명과 볼셰비키혁명을 거치는 러시아의 역사적 배경에선 조지 오웰의 『1984』를,  씨앗 주머니의 씨앗을 심으려고 땅을 찾는 사람들, 조선인임을 부정하고 러시아인이 되고자 한 사람들을 읽다보면『 가장 푸른 눈』의 싹트지 못하고 스러진 피콜라가, 죽거나 끌려간 남성들 대신 남겨진 여성들의 생활속 연대에선 『컬러 퍼플』의 소피아자매가 떠오른다.
장소도 시간도 인종도 모두 제각각인 작품에서 흘러나온 책의 줄기가 거대한 강이 되어 넘실넘실 내게로 다가온 기분을 무어라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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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개인의 경험이고 집단의 기록이자 이어지는 기억이다. 이 밤, 이억만리 동토 위 시베리아를 횡단하던 20량의 기차를 온전히 마주한다. 덜컹이며 굴러가던 기차 바퀴의 진동을 내 심장에 옮겨놓는다어디로 가는지, 어느만큼 갔는지 사방 못질된 기차 한칸, 썩은 건초더미에 몸을 접은 채 망국의 국민으로 영원한 이방인의 삶을 하얀 입김을 뿜어 읊조리던 스물 일곱명의 여정 속에 선다 3,5평 그 좁은 한 칸이 흔들리는 땅이라, 정처없이 떠도는 땅은 역사속에 스러졌던 그네들의 인생을 내 감히 입 댈수나 있을까.
​​『나쁜 생각을 떨쳐버려라.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같은 거란다. 다람쥐가 죽어야 쳇바퀴가 멈추지.... 그러니 절망할 것도 기뻐할 것도 없단다.』p.145
 인생은 죽기 전까지 멈출 수 없는 것. 도착도 하기 전에 죽은 아이를 기차 밖으로 던져야했던 따냐도 남편과는 다시 만날 길이 요원한 금실도 요셉, 소덕, 돌숙 아나똘리, 황노인과 가족들, 인설 모두가 새로운 땅에서 씨앗을 뿌리고 사랑하고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야한다. 우리 시계가 멈춰서는 안되니까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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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책일 수 밖에 없어요.
🔮 김 숨 작가님은 역시.. 네 역시에요. 따봉.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책추천 #책리뷰 #독후감 #데일리 #일상 #📚 #bookstagram #book #readi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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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를 읽는 시간 - 신비한 원소 사전
김병민 지음, 장홍제 감수 / 동아시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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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를읽는시간 #신비한원소사전 #김병민 #동아시아


✒ 관련전공자 아닌 이상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주기율표 다시 들여다볼 기회란 제가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만큼이나 낮지요. 그 과목을 좋아했던것도 아닌데 들여다볼 이유가 뭐람. 배우는 동안엔 화학이 한없이 작은것을 찾는 학문이고 철학만큼이나 어렵고 매력적이란 생각을 했습니다만 더하기빼기 잘한다고 함수도 잘하는거 아닌것처럼 화학은 그냥 화학 기초식 배울때까지만 재밌었던걸로..
이책은요. 일단 제본이 정말 특이합니다. 오픈제본이라 책이 한방에 쫙쫙 펴져요. 정말 제 마음이 편안해요.ㅋㅋㅋㅋ 반양장 잘못 펴면 쩍쩍 갈라져서 자국 남잖아요. 그런거 걱정 없이 잘 펴집니다. 게다가 앞으로도 보고 뒤로도 볼 수 있어요. 앞쪽부터는 화학의 아주 첫 걸음이던 연금술부터 화학이 물리학과 천문학을 만나면서 어떤 발전을 하는지 세상의 원리를 찾는 인간의 행보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비전공자, 아니 비 이과가 읽어도 잘 읽힐만큼 친절하게 설명해주십니다.그럼 책을 뒤집으면 뭐가 나오느냐. 주기율표에 담긴 118개의 원소를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소사전의 역할도 하고 있어요.
알루미늄의 범례 를 보면 주로 알려진 원소기호와 원소의 이름 말고도 원소의 분류, 그 옆에 적힌 숫자, 전자배치도에 담긴 의미까지 담은 설명이 있어요.
(전자배치도가 왜 담겼는지는 앞쪽을 읽다보면 설명을 잘 해주십니다.) ⠀
소사전 같은 뒷부분은 제가 가지고 있는「세상의 모든 원소 118」와 비슷한데요. 이 세상의 모든 원소는 10년전에 산 책이라 그동안  바뀌었을 명칭이나 오류들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만 삽화가 크고 시원한데다가 올리버색스의 추천사가 있는지라 1~100번 페르늄까지는 이 책이 보는 맛이 더 있습니다. 101~ 118의 원소들은 정보가 적고, 개중 절반정도는 임시로 올린 이름으로 표기되어서 다른 책과 병행해서 보시기를 바랍니다.
신비한 원소 사전의 띠지가 사진에서 보시는것처럼 넓고 두꺼운데, 이 띠지를 펴면 주기율표가 상세히 담겼습니다. (띠지에 주기율표를 넣을 생각을 하시다니 디자인팀 분들 아이디어 정말 최고)  보통은 띠지가 아니라 브로마이드 식 브록으로 들어있는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네모 블럭처럼 된 그 주기율표 한가지만 있고요. 그런데 이 책의 주기율표는 독특합니다. 알고 있는 한가지 형식의 주기율표 외에도 시한. 벤파이, 하이드 타입의 주기율표도 같이 넣어주셨어요. 게다가 어느 나라가 발견한 원소인지 주기율표에 원소 기호 아래 국기를 넣어 표기했는데, 이건 발견한 나라, 혹은 개인이 이 원소의 이름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대부분은 지원이 잘 되어있고 중이온 가속기를 가지고 있는 국가 내 연구소에서 원소를 발견할 확률이 높다보니 초기연구에는 독일과 유럽의 국가들이, 후반부에는 미국의 국기가 아주 많습니다. 거의 대부분이에요. 이 중에 일본은 113번 니호늄을 발견했는데 10년전의 책에는 우눈트리움으로 표기되어있으나 이후 니호늄으로 공식화 된 모양입니다. 주기율표에 국기를 넣은 아이디어라니. 새로운 관점에서 주기율표를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저 주기율표에 태극기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잡설)
재작년쯤 산 뉴턴 하이라이트 주기율표 책이 하나 있습니다. 이 책 역시 비슷한 구조로 각 원소들을 표기했는데 맨 뒤에는 니호늄에 관한 기사가 특집처럼 열장 가까이 담겨있습니다. 뉴턴 하이라이트가 일본의 과학서적을 번역한 책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어요. 자국의 과학기술업적을 특집처럼 실을 수 있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기초과학분야의 지원이 더 많아지길, 더 많은 발견으로 국내의 과학서적이 번역되어 해외에 출간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
이 책을 술술 읽지는 못했어요. 이과와 백만광년 멀리 있는 저는 이것저것 뒤져가면서 거의 일주일을 밤마다 읽었는데도 다 이해가 간 것은 아니거든요. (철학책이나 인문학책은 이해하는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전자껍질(주껍질과 부껍질)과 주기율표의 매커니즘에 관해서 대략적으로 알았다는것, 주기율표가 이런이런 법칙들과 저런저런 이유로 쌓인 블록이라 이해하며 볼 수 있다는 것 정도로 저는 만족합니다.
물론 전공자분들이 보시기엔 이거 완전 가나다라익힘책 아니냐 하시겠지요.
『 인류의 여정이 그러했습니다. 인류는 사물의 본성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미지를 탐구했고 결국 우리의 과거를 알게 했고 현재를 규정한 겁니다. 우리가 확신 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물질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미래로 우리를 인도할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철학은 인간의 내면을, 의학은 인간의 신체를, 사회학은 집단으로의 인간을 연구하듯 아마 물리학과 천문학의 기초가 된 화학은 인간을 둘러싼 공간을 연구하기 위해 더욱 작은 조각을 들여다보는 거겠지요. 모든 학문은 인간을 연구해 왔고 앞으로도 인간을 위해 쓰여질 것입니다. 아마도요. 그러니까 과학분야의 책들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려구요. 이해 못하는건 제 탓이지 책 탓이 아니니까요. 호호호홓


#화학 #주기율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책추천 #책리뷰 #독후감 #데일리 #일상 #📚 #bookstagram #book #readi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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