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 왜 평범해 보이는 남성도 여성 혐오에 빠지는가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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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엔 독후감을 안올렸는데,

별점테러 하는 사람들을 보고서는 반드시 올려야겠다고 다짐. 그리고 실천. 


여성은 인류의 마지막 식민지에요.

여성은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종류의 지옥보다 열 걸음 더 지옥에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이 책을 내가 읽고 있을 게 아닌데 나는 정독하고, 읽어야 할 사람들은 너 메갈이냐 소리나 하면서 쉐도우복싱에 열을 올리고 있을 집 밖의 현실을 모르지 않고, 읽히고 싶은 사람들은 찾아읽을 것 같지 않아서 피같은 돈 들여 커피 쥐어주고 아빠아들 1호(망나니) 와 엄마아들 2호(막둥쓰)에게 스무장씩 읽으라고 시켰(!)습니다.  다큰쌔끼들 이렇게까지 가르쳐야하나 짜증나다가 어디가서 뻘짓하는거 보는것보다 낫겠지 싶은 마음이다가,  혹시나 몰라서 그랬다고, 무지를 무기로 여길까봐 알려주는것이니라 스스로 다독이다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 🔥
망나니와 막둥쓰는 제가 사준 커피보다 저자의 이름이 남자인 이유에 경계심이 누그러져  책을 폈을겁니다. 남자가 남자를 까? 뭔데? 뭘 얼마나 잘못했는데? 어디 무슨말을하나 한번 들어나보자 정도.  읽은 후 어땠느냐 물었더니, 이 사람 남자 맞아? 남자이름같은 여자 아니고? 라는게 첫 답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이 책이 여성의 이름으로 쓰였다면 덮어놓고 깠을거라는 합리적 의심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근데 얘들만 그럴까 생각하면 아닐걸요. 작가님의 전작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도 제목만 보고 신나게 욕하다가 작가가 남자란 사실에 입 싹 닫았던 전 직장 남직원을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여성이 남성을 공격하기위해 만든 이론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 책의 저자분께서 쓰셨듯 침묵이나 냉소가 아니라 기울어진 판을 바로하는 작업에 남성의 손을 보태는 일은 중요합니다만 (보탠다고 표현한게 맞습니다. 아직까진 같이 하는게 아니라 손을 보태는 쪽이 맞으니까요.)  안읽는것까진 어찌 할 방법이 없군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도 이 주제만큼은 애써 외면하죠. 권력의 핵심인 남성성을 깨는걸 원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반대만 하자니 '공정하고 평등한 나'라는 비대한 자의식이 걸리고 부분만 동의하자니 논리에 충돌이 생기는걸 숨길 수 없고. 그래서 선택한게 무관심이란것도 압니다. 그나마 남성분이 쓰신 책이니까 떨떠름하지만 책 표지라도 열어보는 걸 거구요.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남성분의 페미니즘 책은 (백프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극적 동의 혹은 무관심이 가진 한계점은 페미니즘에 동의하시는 남성분들의 글이라도 결국 매개자가 필요하단 점입니다. 매개자가 되실 분들은 이 책을 읽고 누구에게 읽히는게 좋을까 고민하고 어떻게 읽혀야할까 방법을 강구하고 읽은 후 질문에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가슴 졸이면서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저처럼 현타의 시간을 겪으시겠지요. 목마른사람이 우물파는건데 도와주면 감사한 줄 알아야하는거 아니냐 할지도 모릅니다. 저기요? 그 우물물 판사람만 마시는거 아니거든요. 어쨌든 제 기준 남성분들이 남성분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유니콘입니다. 듣도보도 못했어요. 그나마 이 책을 읽으신 (뵌적없는) 남성분들의 리뷰가 민들레 홀씨처럼 멀리멀리 날아가 책장을 펴는 힘이 되길 바랄뿐이에요. (그래놓고 남자도 살기 힘들어 왜 안알아줘 이따위면 답없다 정말.)

BUT  >>  구매자와 성착취피해자가 확실한 예전 형태의 성매매에서 구매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성착취피해자는 남아있는 (웹)형태로 바뀌었을 뿐 적어졌다고 보기 힘들고, (1대1에서 1대 다의 형태) 예전의 성매매가 의미했던 여성관은 변함없이 답습되었으며, 익명을 등에 업고 훨씬 더 노골적이고 집요해졌지요. 그래서 20대가 성매매에 부정적인 연령층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기존 성매매의 '형태' 에 부정적이라면 모를까요.

 

 

책 제목만 보고도 '하고싶은말 어마어마하겠다' 싶었는데. 역시.
​요즘 여자, 혹은 여자로 살기 좋은 세상이란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여자'란 오로지 20대 미혼 여성, (= 그들이 생각하난 잠재적애인 혹은 잠재적배우자) 으로 정의됩니다.  마트의 5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니고  3~40대 경력단절 이혼가정의 세대주도 아니고 홀로 사시는 70대 노년의여성은 여성이 아닌거에요.  가정이 사회의 예비임을 고려한다면 저 말은 가정 내 가부장적 구조를 답습하여 남성중심사회를 공고히 하겠다는 뜻일테죠. 그러나 인류사를 통틀어 여자가 살기 좋았던 때는 없었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여자가 살기 좋아졌을리가요. 부조리를 말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덕에 많이 드러났을뿐입니다.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도, 행복한 파티장에서도, 업무를 보고있는 회사에서도 사랑이 넘쳐흐르는 가정에서도 여성에게 희생과 봉사의 기본값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설정되어있다는 사실을 이젠 좀 받아들일때도 되지 않았나요. 자신의 능력치가 과장됐다는 사실도 좀 알 때가 되지 않았나요. 인류의 마지막 식민지가 여성인건 인류의 온 역사를 반추하여 자명한 사실인걸요.
-아휴... 둥글게둥글게 쓰려고 증말! 노력해따!!!!

 덧) 미혼 남성 뿐 아니라 기혼의 페미니즘 참여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기혼여성의 참여는 말할 필요도 없어요. 가부장제의 리스크를 짊어멘 채 남성의 삶에 흡수되는 형태의 기존 결혼제도를 내부에서 기꺼이 바꿔나갈 수 있는 씨앗이기 때문입니다.거기에 2세에게 남성중심적 관념이 재생산되는 걸 막는 첫 능선이 되기 때문에 이론이 아닌 실천안이 탄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가정만큼 매 순간이 전장인 곳이 어디있겠어요.) 이런 노력은 더디고 한 세대로 끝날리 없습니다. 노력대비 가성비 떨어지는 나노단위의 발전에 진저리치면서도 다음세대도 그 다음도 멈추지 않을겁니다. 다음세대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거라고 생각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렇게 발전하리라고 믿습니다.

책 한권으로 세상이 바뀔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책 한권이 시작이 될 순 있을겁니다.  무관심의 한계를 넘어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결혼식이나 돌잔치, 졸업생모임처럼 아이가 있는 남자동기, 선후배들과 만나게 되는 자리에선 꼭 아이의 예방접종과 알러지유무를 묻습니다. 애엄마가 안다는 식의 말이 나오면 꼽 줍니다. 애지중지하며 철철이 신형 폰 살 정신머리로 메모어플 하나 다운받아 기록해둘수도 있는데 그것마저 안하는건 성의조차 없는거잖아요. 백업도 알아서 해주는데. 그렇더라도 저는 어디까지나 타인이므로 제 질문에 '어째서 그걸 나에게 묻는'가 의문을 가지길, 그 의문이 시작이 되어 생각이 확장되길 바랄뿐입니다.
🔮 '남자의 본능'을 앞세운 남성짐승설이건 '남자는 나이먹어도 애' 따위의 남성 한정치산자설을 주장하든 하나만 해줘요. 선택적 인간짐승도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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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2021-08-0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정치산자설을 주장하˝든˝

JJungs 2021-08-0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책책 넵!! 감사합니다 pc접속하는대로 수정할게요.

097201 2022-05-04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머니 너무 독후감을 남성혐오 방향으로 쓰시는거 같네요. 자식 예접유무도 모르는 그정도 노력도 못하는 남성이야 욕먹어도 싸지만요.페미니즘은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정신이지 또다른 남성혐오 사상은 아닌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