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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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앗긴 땅을 떠나 불타는 땅으로, 다시 흔들리는 기차를 타고 떠도는 땅으로 가는 사람들. 

✒ 강원도 정선, 경북 울진, 평양남도 양덕, 함흥 신포, 강원도 화천, 경기도 의정부, 층북 진천, 함경북도 경원... ​ 

​일제강점기 일본에게 토지를 빼앗기고 러시아로 온 고려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소비에트혁명, 볼셰비키 혁명에서 가장 먼저 내쳐져졌고 그들을 태운 20량의 가축 수송 기차는 어디로 가는지도 몃날이 지나는 지도 모른 채 흔들린다. 수송기차 한 칸에 타게 된 스물 일곱명의 고려인들의 대화에서 고향을 떠나 러시아로 오게 된 사연과 더불어 러시아에서 정착하며 겪은 궁핍, 조선인으로 살기 위한 노력과 이방인으로서의 삶, 2세들의 정체성의 혼란이 묻어난다. 망국의 백성으로 조선인도 러시아인도 그렇다고 소비에트 신민도 되지 못해 서류상으론 존재하지 않는, 배척받아 떠도는 삶을 살아야했던 고려인들에게 땅은 그들이 먹고 살기 위한 공간일 뿐 아니라 그들이 뿌리 내리고 번성할 수 있는 민족의 토대이기도 했다. (박경리선생님의 토지가 왜 토지였겠어요..)
✒ 이번 달 읽은 책들은 이 책을 읽기 위해 준비한게 아닐까 싶다.
망국의 국민이라 조선인이라 할수 없고, 일본인일수도 없고, 러시아 신민으로 등록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소비에트 인민이 되지도 못한 사람들, 서류상으로 증명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태어나 망명해야했던 사샤 스타니시치의 자전적 소설 『출신』 을 생각하게된다. 순박한 그들의 대화로 이어지는 짦은 이야기들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문장을 떠오르게 하고, 소비에트 혁명과 볼셰비키혁명을 거치는 러시아의 역사적 배경에선 조지 오웰의 『1984』를,  씨앗 주머니의 씨앗을 심으려고 땅을 찾는 사람들, 조선인임을 부정하고 러시아인이 되고자 한 사람들을 읽다보면『 가장 푸른 눈』의 싹트지 못하고 스러진 피콜라가, 죽거나 끌려간 남성들 대신 남겨진 여성들의 생활속 연대에선 『컬러 퍼플』의 소피아자매가 떠오른다.
장소도 시간도 인종도 모두 제각각인 작품에서 흘러나온 책의 줄기가 거대한 강이 되어 넘실넘실 내게로 다가온 기분을 무어라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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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개인의 경험이고 집단의 기록이자 이어지는 기억이다. 이 밤, 이억만리 동토 위 시베리아를 횡단하던 20량의 기차를 온전히 마주한다. 덜컹이며 굴러가던 기차 바퀴의 진동을 내 심장에 옮겨놓는다어디로 가는지, 어느만큼 갔는지 사방 못질된 기차 한칸, 썩은 건초더미에 몸을 접은 채 망국의 국민으로 영원한 이방인의 삶을 하얀 입김을 뿜어 읊조리던 스물 일곱명의 여정 속에 선다 3,5평 그 좁은 한 칸이 흔들리는 땅이라, 정처없이 떠도는 땅은 역사속에 스러졌던 그네들의 인생을 내 감히 입 댈수나 있을까.
​​『나쁜 생각을 떨쳐버려라.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같은 거란다. 다람쥐가 죽어야 쳇바퀴가 멈추지.... 그러니 절망할 것도 기뻐할 것도 없단다.』p.145
 인생은 죽기 전까지 멈출 수 없는 것. 도착도 하기 전에 죽은 아이를 기차 밖으로 던져야했던 따냐도 남편과는 다시 만날 길이 요원한 금실도 요셉, 소덕, 돌숙 아나똘리, 황노인과 가족들, 인설 모두가 새로운 땅에서 씨앗을 뿌리고 사랑하고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야한다. 우리 시계가 멈춰서는 안되니까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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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책일 수 밖에 없어요.
🔮 김 숨 작가님은 역시.. 네 역시에요.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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