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구 코믹 1~2 + 핑구와 함께 하는, 100문 100답 케이스 세트 - 전3권 Pingu 단행본 시리즈
미셸 니.북로그컴퍼니 편집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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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핑구 코믹으로 어린 시절의 감정을 다시 만나고,

100가지 질문을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세트




 Review

어른이 되면, 감정을 숨기는 능력이 늘어난다.

그리고 남에게서 '나'를 숨길수록,

자신에게서도 ‘나’는 흐릿해진다.

이 책은 그 흐릿해진 윤곽을 다시 더듬게 만든다.


책은 평범한 질문을 던지지만,

그 흔해빠진 질문들은

오랜 시간 서랍에 먼지가 쌓여가고 있던

추억 속의 물건처럼 특별하게 다가온다.


『핑구와 함께하는 100문 100답』은

일상, 감정, 인간관계, 꿈, 취향 같은 익숙한 범주 안에서

질문을 통해 나를 기록하게 만든다.


그리고 함께 읽는 『핑구 코믹』 1, 2권은

잊었던 감정의 표정들을 보여준다.


핑구는 기쁘면 온몸으로 좋아하고,

속상하면 금세 울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친구 로비와 어울리고, 가족과 부딪히고,

작은 일에도 금방 들뜨고 금방 서운해지는 그 모습은

유치해서 귀엽다기보다,

우리도 저렇게 단순하고 솔직하게 살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짧은 컷 안에서 이어지는

핑구의 하루는 가볍고 유쾌하게 읽히지만,

그 안에는 감정을 미루지 않는 모습이 있다.

좋으면 좋은 대로,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자기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핑구의 방식.

어쩌면 『핑구 코믹』은

잊고 있던 그런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책에 가깝다.


그래서 『핑구 코믹』을 보고 난 뒤

『핑구와 함께하는 100문 100답』을 읽으면

그 질문들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단순한 문답이 아닌

핑구가 보여준 그 솔직한 감정들을

이제는 내 삶 안에서 다시 묻게 만드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화가 나도 그저 예민하다고 넘기고,

허전한 날에도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친다.


하지만 책은 대충 넘겨버리는 모호한 상태에 질문을 건넨다.

내가 느끼는 건 정말 짜증인지,

서운함인지, 억울함인지, 외로움인지.

혹은, 그냥 지쳐버린 건지.


하나하나 열어 이름을 붙이고 나면

막연하게 흐렸던 마음이 조금은 선명해진다.

견디기 어려웠던 감정도,

비로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우리는 하루를 버티기 위해

괜찮은 척을 선택한다.

그게 당장은 더 효율적이고, 덜 피곤하니까.


하지만 이 책은 그대로 두지 않는다.

가볍게 넘기려는 순간마다, 다시 묻는다.


지금 나는, 정말 괜찮은가.


이 책은 내 안에서 외면하던 감정에서 시작해,

관계와 취향, 그리고 앞으로의 삶까지 이어진다.

아주 폭 넓게 다루고 있지만

결국 이 책이 하는 일은 하나다.


묻혀가던 ‘나’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


『핑구 코믹』 속 핑구는

뒤뚱거리며 실수하고, 고집을 부리고,

마음이 움직인다.

그 천진하고 소란스러운 모습처럼

어린 시절의 나도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좋으면 웃고, 싫으면 울고, 화나면 소리를 질렀다.


그 표현들이,

'어른이니까'

'회사니까'

'이제는 그러면 안되니까'

같은 말들 속에서

웅얼거리다 사그라들었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외면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당신은 언제 가장 당신다운가.

그리고 그 모습을, 지금도 가지고 있는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당신의 기분을 가짜 웃음 뒤에 꼭꼭 숨겨두느라 하루 종일 고생했을지도 몰라요.

핑구도 그래요.

신나게 눈썰매를 타다가도, 갑자기 썰매가 멈추면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쿵 하고 가라앉을 때가 있거든요.

'왜 이러지? 나 괜찮은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괜찮지 않은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우리는 가끔 내 마음이 어떤 모양인지조차 알기 어렵게 되죠.

p.34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게 아니라,

단지 원래의 자신을 덮어버렸을 뿐이다.


『핑구 코믹』과 『핑구와 함께하는 100문 100답』은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지금의 삶 안에서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나의 오늘 하루는,

어떤 하루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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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의 희망배달부입니다 -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위로와 나눔 이야기
김완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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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제주에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살아온 저자가 자신의 성장 과정과 현장에서 마주한 사람들, 그리고 공공사회복지가 왜 필요한지를 담담하게 풀어낸 에세이.


 Review

처음에는 이 책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일하며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엮어낸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읽어보면 이 책은 단순히 현장의 미담을 전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도 있는데 나는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노력을 단 하루라도 해 본 적이 있는가?

p.21


 저자가 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복지가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장치인지를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차분하게 설명한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복지를 도덕이나, 인류애, 감정에만 기대어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복지라고 하면 선의, 배려, 희생 같은 단어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감상적인 접근보다,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왜 복지라는 장치가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하게 만든다.

 취약한 사람들이 계속 밀려나고, 의지할 곳 없이 방치될 때 그 문제는 더 이상 개인 한 사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결국 공동체 전체의 불안으로 돌아온다. 책 속에서 말하는 복지의 필요성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왜 내가 번 돈이 세금으로 나가 다른 사람에게 쓰여야 하는가” 같은 질문에 대해서도 꽤 설득력 있게 답한다.

 단순히 불쌍하니까 도와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완전히 외면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만약 사회복지망이 하나씩 하나씩 뜯겨 나가면서

의지할 곳 없던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모습을 잃어버린다면,

그들은 사회 질서를 파괴하려는 사회적 괴물로 변해갈 것입니다.

p.64


 사회는 각자도생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넘어지고, 누군가는 뒤처지고, 누군가는 잠시 제힘으로 버티기 어려운 순간을 맞는다.

 그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남겨두는 것이 결국 공동체 전체를 지키는 일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복지를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다.

 저자의 이야기는 뜬구름 잡는 이상론보다 훨씬 현실에 가깝다.

 사람을 돕는 일이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공무원으로서 그 일을 감당하는 데 어떤 책임감이 필요한지도 함께 드러난다. 덕분에 이 책은 단순히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복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쪽에 더 가깝다.


 나는 평소 기부나 봉사를 대단한 가치처럼 여기며 사는 편은 아니다.

 필요한 상황이 있을 때 하고, 제도적으로 요구되면 따르는 정도에 더 가깝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적어도 복지를 둘러싼 문제를 너무 쉽게 말하기는 어려워진다.

 왜 어떤 사람들은 일하기 어려운지, 왜 어떤 사람들은 제힘만으로는 다시 일어나기 어려운지, 그리고 왜 사회가 그들을 완전히 내버려두면 안 되는지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제주의 희망 배달부입니다'는 따뜻한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꽤 단단한 질문이 들어 있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점,

그리고 누군가를 사회 밖으로 밀어내지 않는 일이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고 읽으면 예상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읽을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사람을 울리기보다, 사회와 타인을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다.


[발췌문]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 43조에 의거 사회복지사업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업무 중 취약계층에 대한 상담과 지도, 생활 실태의 조사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회 복지에 관한 전문적 업무를 맡는다.

p.6


아버지는 산과 같았습니다. 든든한 산과 같더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아버지는 경제적 활동에는 관심이 덜 했고 어머니가 구멍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정의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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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 -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이는 17가지 행동과학 법칙
낸시 하허트 지음, 송보라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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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소개

 모든 결정에는, 우리의 이성이 아닌 다른 것들이 개입하는 법이다.

이 책, 마케팅 브레인은 이 행동을 '결정'하는 수많은 감정, 무의식의 요소들을 파헤친다.


 Review

사람들은 비대칭적이고, 기괴한 것을 경계한다.

심해와 우주, 신종 질병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상 앞에서 더 크게 불안해진다.

반대로 익숙하고, 예측 가능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환경에서는 쉽게 안심한다.


이런 반응들을 떠올리다 보면 결국 한 가지 의문에 닿게 된다.

인간은 정말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존재일까,

정해진 결과 자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하나의 생각이 더 들었다.


이런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하나씩 뜯어내고,

그 반응의 원인을 구조처럼 정리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를

예측하고,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은 내가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고,

이번 책 '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는

그 호기심이 완벽한 책으로 정리된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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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특정한 메시지나 자극을 접할 때 어떻게 반응할지 안다면,

이를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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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심리 작동 방식을 끌어온다.

손실회피, 소유효과, 시급성, 독점성, 희소성, 상호성 같은 익숙한 개념부터,

사람이 왜 문구와 이미지를 통해 움직이고, 왜 망설이고,

왜 끝내 지갑을 열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까지 촘촘하게 이어진다.


총 17가지 법칙이라 소개되는 이 소주제들은

단순히 “이렇게 하면 잘 팔린다”는 요령을 나열하지 않는다.


심리학으로 돌아가

인간이 얼마나 자주 감정에 끌려가고,

얼마나 쉽게 만들어진 상황에 휘둘리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흔히 좋은 상품이 팔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좋은 상품보다

더 잘 이해된 욕망, 더 세밀하게 건드려진 불안,

더 정교하게 설계된 메시지가 먼저 사람을 움직인다.


사람은 이익을 얻는 일보다 손해를 피하는 일에 더 크게 반응하고,

미래의 보상보다 지금 눈앞의 긴박함에 더 쉽게 끌린다.

남들이 이미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고,

한 번 손에 쥔 것에는 실제 가치 이상을 부여한다.

이 책은 그런 익숙한 허점을 하나씩 짚어내며

마케팅이란 결국 상품을 설명하는 기술이 아니라

행동을 유도하는 구조 설계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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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고려해

마케터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이성과 감정의 요소를 모두 담아야 한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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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의 핵심은 ‘잘 파는 법’ 이전에

‘사람이 왜 움직이는가’를 이해하는 데 있다.


사람은 내용을 판단하기 전에 분위기를 느끼고,

필요를 계산하기 전에 손실을 상상하며,

가치를 검토하기 전에 타인의 선택을 참고한다.


결국 마케팅은 제품을 알리는 일이기 전에

사람이 어떤 두려움과 욕망 속에서 결정을 내리는지를 읽어내는 일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마케터만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영업자, 기획자, 카피라이터, 창업가,

심지어 소비자인 우리 모두에게

유용한, 고급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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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에어라인 - 추억의 맛과 함께 비행합니다
진노랑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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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기내식 이벤트를 계기로 승무원들이 각자의 ‘기억의 맛’을 꺼내며 잊고 있던 감정과 마주하는 이야기


 Review


“손님 여러분, 이번 비행은 어떤 기억으로 준비해 드릴까요?”


『루나 에어라인』은 항공기 승무원으로 일하는 주인공에게 다가온

새로운 기내식 기획 이벤트와 이야기가 진행된다.

단순한 메뉴 개발 이벤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훨씬 이상하다.

기내식에 ‘추억’을 담겠다는 발상.


승무원들은 각자의 ‘기억이 담긴 음식’을 제안하기 시작한다.

김치찌개, 떡볶이, 갈비찜, 초콜릿.

하나같이 화려하고 특별하다기보단

일상적이고, 익숙하며, 평범한 메뉴들이다.


그런 덕분인가, 이야기는 음식이 아니라

그 음식이 만들어졌던 시간과 감정으로 흘러간다.


여기서부터 이 소설의 방향이 바뀐다.


기내식 이벤트는 조금 특별한 계기일 뿐이고,

실제 이야기는 그 뒤에 숨겨진 각자의 삶과 관계다.


“더 가까워지는 것 대신 멀어지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이 문장은 이 작품의 핵심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지금의 관계를 유지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깊어지는 걸 피하고 조금씩 멀어진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그 결과는 뻔하다.

끊어지진 않지만, 채워지지도 않는 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점점 커지는 공허함.


이 소설의 인물들도 똑같다.

각자 나름대로 버티고, 참고, 넘기면서 살아간다.

그러다 ‘기내식’이라는 핑계 덕분에

억지로라도 자신의 기억을 꺼내게 된다.


음식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다.

오감을 동시에 건드리는 도구다.

그래서 기억을 가장 빠르게 끌어올린다.


이 소설은 그걸 정확히 이용한다.


억지로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문자로 음식 하나 던져놓으면,

자연스레 그 음식의 맛과 향이 떠오르고

사람은 알아서 과거의 기억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과거를 떠올리며,

과거의 거울에 비춰 지금 현재를 되돌아본다.

지금의 문제는 왜 생겼을까,

과거엔 이런 일은 어떻게 헤쳐나갔을까?


그래서 이 소설의 인물들은 결국 선택한다.

회피 대신 직면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기억을 묻어두고 살고 있지?

그리고 언제부터 그걸 묻어놓게 되었고,

그걸 꺼내지 않게 된 거지?


결국 '루나 에어라인'은

'승무원'의 형태를 빌린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회피하며 묻어두고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건드리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가장 무해해 보이는 ‘식사’에서 끌어낸다.


오늘 하루 정도는

쓸데없이 버티지 말고,

옛날에 좋아하던 음식 하나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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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을 담다 - 역사가 이어주는 부모와 자녀의 이야기
홍순지 지음 / 히스토리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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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엄마이자 아내, 딸, 그리고 한 명의 어른으로 살아가는 저자가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통해 부모의 태도와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역사 육아 에세이.


 Review

역사는 종종 시험을 위한 과목으로 쓰이지만 본질적인 쓸모는 전혀 다른 데 있다.

먼저 흔들리고, 고민했으며, 나아갔던 사람들의 기록을 통해

지금의 나를 해석하게 만드는 것.


도서 '사史심을 담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엄마로, 아내로, 딸로, 그리고 한 명의 어른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외로움, 죄책감, 불안 같은 현실을 역사와 나란히 놓는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역사 에세이가 아니라,

역사 속의 사람에 비춰 자기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인문학에 가깝다.



쏟아지는 상소와 사방에서 들려오는 세자를 향한 질타를 견디지 못한 영조는 결국 자식을 뒤주에 가두어 죽였다.

p.20


 책의 인상적인 부분은 부모의 불안과 흔들림을

부끄러움이 아니라 이해와 반면교사를 위한 대상으로 다룬 곳이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을 통해 비춘 가정과 육아의 불안감은

불안한 부모의 강압적인 통제가 어디까지 파국을 부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다른 차례에서는 신라의 통일을 말하며,

먼저 전성기를 누렸던 백제와 고구려를 제치고

기어코 삼국을 통일함으로써 조급함보다 버티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게 만든다.


 세종, 태종, 정조, 안창호, 이회영 같은 이름들도

이 책 안에서는 위인전의 박제된 인물이 아니라,

선택하고 후회하고 견디던 한 인간으로 다시 살아난다.

그 덕분에 독자는 ‘잘한 사람에게 배우는 법’만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이 이후로 어떤 균열을 남기는가’까지 함께 보게 된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 책이 중심으로 다루는 부모의 이야기에서도,

부모를 완벽해야 하는 존재로 올려세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문장은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공기처럼 자주 잊히는데,

이 책은 그 진부한 진실을 실제 삶에 잊히지 않게

깊이 꽂아놓는다.


부모도 결국 부족한 인간이고,

아이 역시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 자란다.

 그래서 “내가 줄인 자존심과 권위만큼 아이가 자라 나를 이해한다”는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처럼 읽힌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통제의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를 낮추고 돌아보는 훈련에 더 가깝다는 뜻일 테다.



내가 줄인 자존심과 권위만큼 아이가 자라 나를 이해한다.

p.119


 '사史심을 담다'는 아이에게 역사를 가르치기 전에,

역사를 통해 부모 자신을 먼저 다스리게 하는 책이다.

 우리는 늘 지금의 고민이 유난히 특별하다고 착각하지만,

대부분의 불안은 오래전에도 있었다.


 다만 그걸 기록으로 남긴 사람이 있었고,

우리는 그 기록 덕분에 조금 덜 외롭게 버틸 수 있다.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건 답을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끝내 더 나은 질문을 붙드는 사람이,

 좋은 질문을 안겨주는 사람이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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