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궁, 오르세, 보부르 모두 내가 못 가본 곳이다. 꿈에라도 가봤으면 그리워하는 곳이기도 하다. 모나가 되어보는 상상을 한다. 앙리 할아버지도 내 옆에 있다. 아름다운 것을 앞에서 조용히 숨 고르기 하며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p.31 전적으로 할아버지를 믿는 모나, 다른 어떤 어른에게도 보이지 않는 신뢰를 내어주는 모나는 세상에서 만들어진 가장 아름답고 가장 인간적인 것이 보존되어 있는 곳에 그와 함께 가야 했다. 그와 함께 미술관에 가야 했다. 만에 하나 불행히 모나의 눈이 영영 머는 날이 온다 해도, 최소한 뇌리 깊은 곳에 자리한 저수지에서 갖가지 시각적 광채를 길어낼 수 있으리라. 할아버지는 계획을 세웠다...... 일주일에 한 번, 한결같이, 그는 모나의 손을 잡고 미술관으로 가 작품 하나를, 단 하나의 작품만을 바라보게 할 것이다. 처음에는 색과 선이 펼쳐내는 무한한 진미가 손녀의 마음을 꿰뚫을 수 있도록 말없이 오래 바라보리라. 그런 뒤에는 시각적 희열의 단계를 지나 예술가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삶에 대해 말해주는지, 예술가들이 얼마나 삶을 빛나게 해주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말로 풀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