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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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언제 이 아이디어를 얻어서 집필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 바이러스의 시대'라는 문구는 반사적으로 '코로나-19의 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거기다가 작중에 언급되는 대 바이러스의 시대가 남긴 가장 큰 부작용이 후각 상실이라는 점 또한 코로나-19의 가장 유명한 부작용인 후각과 미각 상실을 떠올리게 해서 몰입이 잘 되었다.

센트 그룹에서 만들어낸 센트 아일랜드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찰리의 초콜릿 공장 같다. 단순히 초콜릿을 맛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그 이상의 가치를 창조해내 발전시켜가는 찰리처럼, 센트 그룹은 센트 푸드, 스페이스, 오리지널, 뷰티의 네 분야 속에서 향을 코로 즐기고, 눈으로 즐기고, 손으로 즐길 수 있도록 연구하고 개발해냈다.

책의 표지 디자인 때문인지 향이 난무하는 글 때문인지 읽는 내내 둥둥 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름 향에 민감해서 향신료를 잘 먹지 못하는 나한테는 '티라미수 향이 나는 아메리카노'나 '자몽 향이 그린 티 에이드'가 정말 맛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한 번쯤 마셔보고 싶기도 했다.

해리포터 속 호그스미드 같을 것 같은 센트 아일랜드를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시험도 치르는 주인공 일행들을 눈으로 쫓아갈 때마다 이 책이 어린이 만화로 각색되어 나온다면 얼마나 눈이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기도 했다. 에필로그를 읽고 나니 어쩐지 제대로 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만약 후속작이 나온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절로 기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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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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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사람에게서 난다는 꿈 냄새, 나한테서도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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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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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이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왜 저자는 자신을 미워했고, 어떻게 자신을 미워하지 않게 되었을까? 그 제목에 끌린 건 내가 나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사랑스러운 그리고 자랑스러운 존재로 대하지 못하는 게 슬프고 외롭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기로 결정한 두 번째 이유는 저자가 한국으로 귀화한 조선족이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조선족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20대 때 몇 번 조선족 이모님들과 아르바이트를 함께 해본 적이 있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내게는 조선족 여자가 드세고 억척스럽지만 쾌활하며 부지런하고 손이 빠르다는 인상이 남아있다. 거기다 더해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 조선족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뚜렷한 인식을 가지고 있고 그걸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도 자신을 미워한다고? 왜? 그리고 왜 조선족이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어로 책을 써냈지? 중화사상이 가득한 거 아냐, 이거? 그렇다. 저자가 조선족 출신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책을 쓴 의도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로 책을 펴들었다.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나쁜 의도로 국제결혼을 선택하여 한국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사람이 한국에서 생존하기 위해 아둥바둥거리는 동안 주변에 믿고 의지할 만한 한국인이, 그 사람을 모난 눈으로 쳐다보지 않는 한국인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물론 소수의 긍정적인 케이스만 생각해서 마냥 좋게좋게 생각할 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어쨌든 사람 사는 일인데 너무 모나게 바라볼 일도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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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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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사람을 둥글게 바라보는 세상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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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일로 살아가는 일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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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낭만 그 자체다. 일단 제목. '사랑하는 일로 살아가는 일'이라니... 아무리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사랑하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최소한 7, 8할의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루하루 쳐내며 언젠가 자신이 사랑하는 일로 밥벌이를 할 달콤한 상상을 하며 버티고 있지 않을까? 혹은 사랑하는 일로 밥벌이를 할 자신은 없어 부업이나 취미생활 정도로 즐기면서? 그리고 저자가 직접 찍었다는 사진으로 만든 표지. 내가 가장 자유로우면서 외로웠던 독일 교환학생 시절에 기차 안에서 일상처럼 내다보았던 그 풍경을 떠올리게 하니 적어도 나에게는 이조차도 낭만 그 자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 책 속에 담긴 글들은 저자가 이메일 구독 서비스로 제공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것들이다. 매주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구독자들에게 전달되었을 원문을 떠올리자면 그 또한 낭만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도 낭만이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사랑하는 일과 생업, 그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어서 어떻게든 십여 년의 시간 동안 아등바등이고 지고 살아가던 한 청년이 번아웃에 걸렸다는 내용이다. 베테랑 남자 승무원이자 저서를 몇 권이나 출판한 작가라는, 남들이 보기에 그럴싸해 보이는 타이틀과 함께 하는 가끔 버겁지만 만족스러운 나날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나날이 청년의 숨통을 틀어막아 버렸다. 제대로 살기 위해서 청년은 휴직을 선택하고 그동안 뒷전으로 밀렸던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사랑하는 일에 온전히 올인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모든 사람이 저자처럼 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늘 가슴 한편에 사직서를 품고 살면서도 지금 하는 일 외에 몰입할 일을 찾지 못했거나 생업으로 삼을 자신이 없어 방황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 읽는다면, 답답한 마음을 다독이며 생업과 일상에 뒷전이 된 스스로를 돌아보기에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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