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자수 여행 - 들꽃을 찾아가는 행복한 자수 여행 1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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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수를 놓았을 때가 생각난다.

지금도 중학 과정에 가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중학교 때는 가정시간이 있었다.

이론을 배우고 실습도 하곤 했는데 요리, 자수, 바느질  등등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학교 1층에인가 가정실습실이 있었다.

조리대가 있어서 학생들 몇몇이 조를 짜서 구절판이랑 떡갈비를 만들었다.

만드는 과정도 재밌고 결과물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신났었다.

또 한복을 만들었었는데 실물 크기는 손바느질을 해야하기에 힘들고 어려워서 못 만들고 인형이나 입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었었다.

꼼꼼한 내 솜씨에 스스로 감탄해 내 방 벽에 걸어두기도 하고

고이 접어 소중히 두었는데 어머니가 쓰레기인 줄 알고 버렸는지 온데간데 없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입던 교복도 그냥 두라고 애원했지만 쓸데없다고 버린 우리 어머니였다.

 소중한 내 추억이 내팽겨진거 같아 슬프고 씁쓸하다.

또 자수를 배웠는데 동양자수였다.

비단천을 조금 사서 밤 같은 무늬를 수놓았다.

잘은 못했지만 무척 재밌었다.

후에 십자수도 해봤는데 십자수보다는 동양자수가 스티치 법이 다양해서 훨씬 지루하지 않다.

스스로 손재주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돌이켜보면 만드는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좋아하는만큼 만족스럽게 만들지는 못했다.

뜨개질이나 바느질 자수 등등을 잘 하고 싶은데 도안 보기도 어렵고 독학으로 터득하기도 여간 쉽지 않다.

 

 

몇분 째 책 표지 사진을 올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

내 컴퓨터에는 분명 잘 저장되어 있는데

업로드 하려니 실패라고 한다!!!!

대체 왜?!!!

그래서 목록부터 올려본다.

이 책은 지은이 아오키 카즈코가

영국의 여행하면서 만난 들꽃과 정원을 수놓은 책이다.

 

 

이름이 생소하거나 낯익은 들꽃을 수로 놓은 도감으로 책이 시작된다.

수로 어떻게 저리 상세하고 아름답게

꽃이 표현 되는 지 감탄스럽다.

나는 들꽃을 좋아한다.

봄이 되어 발 끝을 보며 걸으면

조그마한 틈에서도 올망졸망 들꽃이 피어나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새하얀 린넨에

예쁜 들꽃을 수놓아 보고 싶다.

 

 

이렇게 완성품을 보여준다.

완성품 왼쪽에는 에세이, 일기 형식으로

영국에서 만난 사람들과 일상이

담백하게 적혀있다.

읽다보면 코끝에서 영국의 흙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다.

 

 

뒷장으로 넘기면

앞에 완성된 작품의 도안이 나온다.

물론,

스티치 방법도 상세하게 나온다.

스티치 방법은 일부러 사진 찍어 올리지 않았다.

도안도 정말 많이 나오니

수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유용할 듯 하다.

읽는 내내

손이 근질근질 했다.

비록 책에 나온대로 예쁘게 수놓지는 못하더라도

언제가는 예쁘게 수 놓아 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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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로드 - 여행의 순간을 황홀하게 만드는 한 잔의 술
탁재형 지음 / 시공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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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처음 술을 마신 건 - 어린 시절 목이 너무 탄 나머지 실수로 보리차인 줄 알고 벌컥벌컥 들이켰던 맥주를 제외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다. 우습게도 나는 여동생 친구들에게 술을 배웠다. 수능 백일 전이었다. 기념해야 한다는 후배들의 성화에 야자를 땡땡이 쳤다. 나이를 속여 소주를 사려 교복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었지만 어른들 눈에는 우리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햇병아리로 보였을 테다.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여러 가게를 거쳐 드디어 술을 어렵게 구했다. 술을 사는 모험을 감행한 우리와 뒤늦게 합류한 후배들은 학교 근처 공원에 있는 언덕 위에 모였다. 안주는 참치 캔과 과자 그리고 마른 오징어가 전부였다. 당시 주량을 모르던 나는 소주 두병 정도를 비웠다. 목구멍을 태우는 듯 한 알코올 향에 어른들은 왜 이런 걸 마시지, 궁금했지만 후배 녀석들에게 낮보이기 싫어서 괜찮은 척 했다. 야자가 끝날 시각, 친구들과 2차로 모일 약속이 있던 나는 학교로 향했다. 비틀거리지만 말자고 다짐하면서 보도 블럭 선을 지팡이 삼아서 걸어갔던 기억만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일층이었던 우리 반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려 친구들에게 나 좀 끌어올려달라고 조르다가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자 야자 감독을 하는 선생님의 눈을 피해 교실로 잠입했었다. 실장을 껴안고 너는 정말 괜찮은 녀석이라 하고 반 친구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 아닌 술주정을 하다가 감독 선생님이 떴다는 말을 듣자마자 책상 밑에 웅크려 숨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도 뻔히 보았을 테다. 하지만 못 본 척 지나가 주셨다. 철부지인 나는 들키지 않았다고 신나했다. 술이 더 올라오자 집에 가야겠다 싶어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으로 냅다 뛰는데 뒤통수에서 "야, 김진희. 너 술 마셨지?"하는 친근하게 지냈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는 김진희가 아니에요."라고 고함을 지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첫 술을 소주로 시작해서인지 내게 최고의 술은 언제나 소주였다. 맥주는 오히려 더 취하고 배만 불러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소주는 나의 사랑을 보았고 이별을 위로해줬으며 친구를 만들어 외로움을 달래주기도 했다. 술은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에는 양처럼 온순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며, 조금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를 부르고, 더 많이 마시면 토하고 뒹굴고 하면서 돼지처럼 추해진다고 옛 어른이 말씀하셨다. 솔직히 맞는 말이긴 하다. 지인과 풍류를 나누는 수단으로 약간의 음주는 마음을 쉽게 터놓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지만 그 도가 지나치면 사람이 동물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누구나 고치기 힘든 술버릇은 있겠다. 나의 첫 술버릇은 펑펑 울기였다. 뭐가 그리 서러운지 술만 마시면 내가 너무 불쌍해서 그냥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술에서 깨면 이보다 추한 사람은 없을 거라 자책하며 벽에 머리를 박았다. 나쁜 술버릇을 고치기 위해 정 반대로 신나게 웃기로 결심했다. 손뼉을 치고 세상에 나보다 즐거운 사람이 없는 척 웃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술에 취하면 웃기부터 한다. 웃는 과정을 지나서 술이 더 들어가면 졸음이 몰려온다. 졸음을 참고 술을 더 마시면 잘 때 토할 것 같다고 중얼거리며 침을 뱉는다. 나는 술 먹고 토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욕지기가 올라와서인지 연신 침을 뱉는다. 과음한 다음날 일어나보면 방과 내 모습은 정말 가관이다. 옷은 아무렇게나 벗어서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화장을 채 지우지 못해 아이라이너가 새까맣게 번져있다. 침대 아래에는 술김에 뱉은 침이 하얗게 굳어있다. 옛 어른들 말씀처럼 돼지처럼 지저분하다. 서른이 지난 후에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적이 없다. 간의 해독력이 떨어졌는지 소주는 이제 몇 잔만 마셔도 다음날이 힘들다. 그래서 나는 맥주나 와인 한두 잔을 즐겨한다. 극단으로 치달았던 젊음은 사라지고 적당한 선을 아는 나이가 된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지만 뭐, 내 몸은 소중하니까.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어떤 PD가 방송을 핑계로 유유자적 여행을 즐기며 그 나라의 술을 접하고 쓴 배부른 기행록 일거라고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분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본인은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나 내가 보기에는 몸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일명 '오지 전문 프로듀서'인 탁재형PD는 내 생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라에 가서 본 적도 없는 술을 마셨다. 술만 마시면 되지 뭐, 라고 단순히 생각한 나는 반성이 든다. 술을 함께 하기 위해 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문화를 이해해야하니 낯가림 심하고 견문이 짧은 사람이라면 절대 못할 일이다. 책에는 모두 26가지의 술이 나온다. 그건 곧 저자가 스물여섯 군데의 여행지를 다녀왔다는 말이다. 러시아의 보드카나 영국의 위스키, 멕시코의 데킬라처럼 귀에 익은 술들도 등장하나 네팔의 넥시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마룰라처럼 생전 듣도 보도 못 한 술들이 더 많이 나온다. 나는 여기 나온 술중에 평생 마셔보지 못할 술도 분명 있을 터이다. 하지만 탁재형님의 맛깔 나는 설명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숙취를 읽으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술에 관해 썰을 풀기 전에 그 나라 특유의 문화나 사람들의 인심 등등 사회경제역사전반에 걸친 설명을 해준다. 그 후 술의 빚기까지의 역사 그리고 술의 먹기까지의 노고를 양념장이 매콤하게 버무려진 도토리무침처럼 고소하게 비벼나간다. 수단의 와우라는 도시는 금주법이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라서 술은 금단의 열매로 치부한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기서도 밀주를 만들어 몰래몰래 마신다고 하는데 에티오피아 출신인 의사 말릭은 코란에는 술 마시고 취하지 말라는 말씀은 있어도 술을 마시지 말라는 말씀은 없다며 탁재형님에게 밀주를 권한다. 술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변했다는 탁재형님의 덧붙임이 가슴에 와 닿았다. 페루의 술, 마사또의 원료는 유까인데 당분이 적어 발효가 어렵다. 당분을 함유하지 않은 전분을 당으로 전환시키는 당화가 필요한데 동양에서는 곰팡이를 이용하고 서양에서는 몰트를 섞어준다고 한다. 그럼 유까로는 어떻게 술을 만들까? 충격적이게도 술을 만드는 사람이 술을 반죽 일부분을 입에 넣어 우물거리고 반죽에 섞는다. 침 성분인 아밀라아제(?)를 이용해서 발효를 시키는 것이다. 이렇듯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우리가 모르는 신기하고도 신비한 이야기가 책 속에 가득하다. 비단 술 이야기만 하는 책은 아닌 듯싶다. 챕터 말미에는 당시에 찍은 술과 사람들 사진이 나오는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 나도 나만의 스피릿 로드를 떠나고 싶다. 내 발목을 붙들고 늘어지는 현실을 내려다보니 입 안이 쓰다. 달콤한 모스카토나 한잔 해야겠다. 내세울 건 없겠지만 나만의 스피릿 로드를 찾아 만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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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그들의 부엌살림, KITCHEN
이지현 지음 / 지식채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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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그들의 부엌살림 KITCHEN

작가
이지현
출판
지식채널
발매
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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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나만의 부엌을 꿈꿔봤을테다.  

나역시 나만의 부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결혼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물론 농담이 섞여있지만 말이다.

후에 마음대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면 집에서 가장 공들이고 싶은 공간은 부엌이다.

내가 부엌에 있는 걸 좋아하는 걸 차치하고도 부엌은 온 가족이 모이는 따뜻한 공간이며

지인들이 왔을 때 식사를 대접하고 담소를 나누는 다정한 장소이다.

정성껏 음식을 하면서 사랑하는 이에 대해서 한번 더 마음쓰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쌓인 상처를 치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부엌을 갖고 싶냐고 하면 선뜻 말을 할 수가 없다.

몇가지 생각해둔 게 있는데

 먼저 사기로 된 개수대가 있어서  물로 얼룩지지 않고

조리대가 넓어서 한번에여러 요리를 하더라도 번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조리대는 대리석이어야 한다

한번에 많은 양을 구울 수 있는 큰 오븐이 있어 손쉽게 주위사람들에게 손 수 만든 빵이나 쿠키를 나누어 주고 싶다.

신혼일테지만 식탁도 넓어서 양가 가족이나 지인들을 초대해서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며 왁자지껄하게 즐기고 싶다.

다들 내 부엌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으면 좋겠다.

이렇게 뜬구름잡는 몇가지 생각만하고 있지

어디서부터 구체화시킬지 감이 오지 않는다.

또 치명적으로 나는 정리정돈을 잘 못한다.

지금 내 방에 있는 온갖 베이킹 재료와 도구들이

뒤엉켜 혼돈을 일으키고 있는 걸 보면 한숨이 절로 난다.

수도 많고 크기도 제각각인 부엌용품은 정리하기가 정말 힘들다.

그래서 나보다 먼저 자기만의 부엌을 갖고 있는

명사들의 부엌과 그들의 수납법이 정말 궁금했다.

 

 

표지가 산뜻한 하늘색으로 깔끔하다.

노란색과 하늘색 검정색이 잘 조화 되어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책을 사고 싶을 욕구가 일어나는 디자인이다.

 

 

처음 소개된 부엌을 봤는데

정말정말 갖고 싶었던 스메그 냉장고가 있었다.

저렇게 작고 안에는 별거 없는데

디자인으로만 가격이 후덜덜덜;;;;

몇십만원이면 부엌 이쁘게 꾸미게 진즉 샀을 텐데

양문냉장고 가격과 맞먹어서 포기했다.

냉장고가 작아서 재료 관리가 편하다고 하는데

나는 그래도 큰 냉장고가 좋다.

스메그 오븐은 디자인이 예쁘지 않지만

홈베이커들의 로망이다.

스메그는 다 비싸다.

하지만 갖고 싶다.

 

 

이렇게 수납하는 팁이 나왔다.

일반적인 수납보다는 수납을 통해서

부엌을 예쁘게 꾸미는 팁이다.

저 행주걸이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수납자체가 부엌을 아름다게 할 수 있다는게 놀랍다.

보통은 가리기 급급한데 말이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인데

한 부엌의 소개가 끝날 때마다

그 부엌 주인장의 특뱔한 소울푸드 레시피를 소개해준다

명사의 요리라 어려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만들기 쉽고 재료도 구하기 어렵지 않다.

후에 시간되면 만들어볼 계획이다.

 

 

저런 수납장을 갖고 싶었다.

사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가격대비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토끼님의 핀잔울 들었다.

나중에 엔티크 거리에 가서

꼭 사고 싶다.

저런 장 하나만 있어도 부엌 분위기가 확 달라질 텐데.

 

 

알찬 팁과 배우고 식탁이 가득한 책이다.

미술을 잘하려면 훌륭한 그림을 많이 보고

글을 잘 쓰려면 잘 쓰인 글을 많이 읽으라한다.

멋진 나만의 부엌을 만들고 싶으면

잘 꾸며진 좋은 부엌을 많이많이 봐야 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수납법이나 부엌 데코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어서 부엌이 생겨 내 마음대로 나래를 펼쳐보고 싶다.

나같이 부엌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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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센가족의 집 - 북유럽풍 작은 집 인테리어 홈 & 에스프리스타일 시리즈 3
옌스 H. 옌센, 마리코 옌센 지음, 조우리 옮김 / 이끼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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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만 살아본 저는 주택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공산품 찍어내듯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구조와는 다르게 주택은 마음대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여나 아파트 전세에 산다면 인테리어를 바꿀 때 주인에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하니 눈치가 보일 듯 해요.

주택도 전제가 있다면 이러한가요? 

주택 앞의 작은 땅에 나만의 정원을 만들 수 있어요. 아이들이 있다면 아래층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겠죠.

하지만  번잡한 곳에 자리잡았다면 길거리의 소음이 싫겠죠.

늘 불안한 치안도 단점에 한몫 할거에요.

그리고 주택을 관리하기란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다면 어려울 듯 합니다. 

그럼에도 요즘 들어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답니다.

땅콩집 등이 유행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거에요.

우리부모님 세대는 아파트가 재테크의 수단이었대요.

하지만 그 거품이 사그라들면서 투자로서의 매력이 사라졌답니다.

 그러니 굳이 아파트를 살 필요가 없이 나만의 집에 대한 욕구가 커진거죠.

물론 아파트 나름의 장점도 있겠지만 저는 아이들이 있다면 주택에서 살고 싶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집을 꾸며야 할까요? 수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무 것도 모르는 저로서는 답답할 노릇입니다.

뭣도 모르면서 어깨너머로 본 북유럽풍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집을 포근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싶었던 차에

'북유럽 풍의 작은 집' 이라는 소갯글에 끌려 서평을 신청했습니다.

 

 

정리정돈에 서툰 저에게

부엌살림 정리법은 요긴했어요.

부엌은 정리하기가 참 힘든 공간이에요.

서로 크기와 재질 그리고 종류가 다른 도구와 재료들이

뒤엉켜 있는 카오스 같은 곳이죠.

특히 냄비뚜껑은 수납하기가 참 애매한데

가르쳐주는 수납법이 참 귀여웠어요.

나중에 따라해볼거에요.

이 뿐 아니라 여러가지 소품 만드는 법도 알려줘요.

 

 

꾸밀 때 쓰이는 재료 고르는 법과 그 사용법까지

그림과 사진으로

정말 디테일하게 가르쳐준답니다.

 

 

처음에 갖출 도구들이에요.

왠지 책에서 본 그대로 하면

손재주 없는 저도 뚝딱뚝딱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도구의 기본 사용법도 다정하고 자세하게 알려줘요.

잘못된 자세까지 바로 고쳐준답니다.

저런 큰 전동 드릴은 뭔가 무섭지 않나요?

하지만 마리코님은 옌스님 못지 않게 장비를 다룬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하다보면 그럴 수 있겠죠.

 

 

이건 제가 정말 마음에 든 우유병 조명 만들기에요.

생활 속에서 나오는 흔한 재료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만드는 법이죠.

 그리 어렵지 않지만

독특하게 집을 꾸밀 수 있는 방법이

제가 소개한 것보다

훨씬 많이 들어있어요.

 

'옌센 가족의 집'은 저처럼

인테리어에 관심 가기 시작한 분들이

꼭 읽으면 좋을 책이에요.

토끼님이 꽤 간단해서

자기도 충분히 보고 할 수 있겠다며

책이 좋다고 칭찬해줬어요.

집을 선택하고 인테리어를 바꾼 전후 사진까지 나와있어

직접 비교도 할 수 있었어요.

큼직하게 공사를 하는 법이 아니라

틈틈히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리폼 팁을 알려주어요.

일본의 아기자기함과 북유럽의 따뜻함이

잘 녹아있는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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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 - 개정판 에디션 D(desire) 1
조세핀 하트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이 서평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줄거리나 결과보다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중요한 소설이기 때문에 상관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불편하신 분들은 읽지 말아주세요

 

 

<사진출처:네이버영화> - 영화 속 스티븐은 소설과 다르게 날씬하고 중년의 멋을 풍기고 있다. 소설에서는 스티븐보다 마틴이 더 나은 외모라고 나와있지만

                           영화애서는 그 반대이다. 관객을 좀 더 설득시려는 일종의 장치(?)가 아니었나 싶다.

 

    50세 되는 해에 죽지 않아서 가족에게 비극이 된 사내가 있다. 사내는 성격이 강한 아버지와 조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자신이 선택한 길조차 아버지의 목적 하에 조종되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의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아내와 잘생기고 영리한 아들딸이 곁에 있고 의사이자 존경받는 정치가임에도 항상 마음속이 비어있다. 마음은 그러지 아니함에도 직업과 가족을 사랑하는 '척' 연기를 하며 자조적으로 산다. 겉보기엔 누구나 부러워할 인생이지만 아무도 자신의 공허를 모른다고 투정부리는 이 사내의 이름은 스티븐 프레밍. 인생은 바라는 것과 가야만 하는 것의 선택의 갈림길에 항상 놓여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자신이 선택한 길에 행복이 놓여있지 않을 수는 있다. 등 떼밀려 가야만 했던 길의 끝이 허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이니 거기에서 벗어나는 건 자신의 몫이다. 헛헛하고 지루한 탓을 아버지나 가족에게 돌리는 건 비겁한 짓이다. 주인공은 비겁하다. 

  스티븐의 아들 마틴은 어머니를 닮은 매력적인 외모로 금발의 수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갖는다. 또한 아버지를 닮아 명석하지만 무척 자유분방하여 아버지가 내심 바라는 의사나 정치가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어 한다. 스티븐은 아들을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지만 마틴은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온전히 자신만의 위한 야망을 실현해 나간다. 아무래도 스티븐은 마틴의 이런 점을 질투하기 시작한 듯싶다. 자신과는 달리 인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는 아들. 회색빛 자신의 인생에 비추어 금빛으로 빛나는 아들의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워 보였을까.

 

 <사진출처:네이버영화> - 다정해보이는 마틴과 안나.

 

    모든 비극은 마틴이 안나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마틴이 안나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모르겠다. 햇빛처럼 찬란한 마틴은 어두운 과거로 고통스러운 안나가 자신의 하나 뿐인 그림자로 여겨졌을 수도 있겠다. 허나 안나는 마틴이 죽은 친오빠와 닮았기 때문에 다가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동생이 아닌 여자로 사랑하는 친오빠의 자살을 목격한 상처를 안고 살아남았다. 통념과 도덕 안에서 오빠를 거절한 대가로 오빠를 잃는 고통을 겪은 후 도덕에서 벗어나 고통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는 그녀는 그 일 이후 도리어 방만해졌다. 오빠의 상흔이 뿌리 깊게 남아 다른 어떤 남자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든 듯하다. 그 저주에서 어떻게든 벗어나 살아남기 위해 오빠와 닮은 마틴을 선택했겠지. 오빠와 닮은 그를 받아들이고 삶을 함께한다면 오빠를 죽음으로 내몬 스스로를 용서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마틴과 다르게 스티븐은 안나와 자기가 '동류'라고 의식하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나는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의 서술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의 허무했던 내면-가족들에게 숨겨왔던 자신의 진실-을 안나가 꿰뚫어 본 거라고 한다. 스티븐과 안나가 거짓된 삶이란 표면적인 공통점이 있다면 심연은 허무와 고통으로 그 양상이 다르다. 뿌리가 다른 그 알아봄이 어떻게 욕정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까. 나라면-나와 같은 사람이거나 나의 비밀스런 내면을 들쳐본 이가 있다면- 무섭거나 수치심에 싫어서 피하겠다. 원래 자석처럼 같은 극은 서로 밀어내지 않는가. 그 순간을 이해할 수 없어서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되지 못해 불편했다. 아니, 어쩌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진출처:네이버영화> - 늪에 빠진 것처럼 안나에게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스티븐.

 

   스티븐은 안나를 만나고서 죽음과 같던 삶을 끝내고 알에서 깨어나듯이 다시 태어났다. 알에서 깬 새끼가 처음 본  이를 평생 어미로 각인하듯이 스티븐은 안나를 다시 볼 할 처음이자 평생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몸 속 세포 하나하나가 안나를 부르고 원한다. 그 동안 쌓아온 명예나 자기를 사랑하는 가족은 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허울을 벗고 안나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그녀를 탐닉한다. 하지만 안나도 그와 같은 생각일까. 안나는 모두를 놓치지 않고 그 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싶어 한다. 마틴과의 결혼을 앞두고도 평생 스티븐과 밀애를 하고 싶다 한다. 두 번째 비극이 여기에 있다. 

 

 <사진출처:네이버영화> - 여럿 남자들을 파멸로 이끈 안나. 처음으로 스티븐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이다. 안나 역의 줄리엣 비노쉬의 아이와 같이 말간 얼굴은

                                   순수와 팜므파탈을 오가는 안나 역에 적격이었다.

 

   그녀는 스티븐의 욕정을 거절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어릴 적 그녀가 겪은 일이 못내 안쓰럽다가도 후의 행동은 이해되지 않는다. 자신을 원하는 모든 남자의 욕망을 받아들이고 살겠다면 안나는 창녀가 되어야지 않았을까. 차라리 스티븐을 사랑하게 되어서 마틴과 헤어지고 이혼한 스티븐과의 삶을 선택했다면 삼류소설이 되겠지만 좀 더 인간적이다. 두 사람 다 선택하겠다는 안나의 내심은 무엇일까. 마틴에게 상처를 줄 게 빤한데 굳이 스티븐을 유혹하는 말투와 행동은 왜일까. 안나는 죽음으로써 자신을 쇠사슬로 결박한 오빠의 잔재를 부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자신을 지옥에 떠 밀은 오빠에 대한 복수를 마틴이 대신 받도록 스티븐의 마음을 이용해 아버지가 아들을 배신하게끔 유도 했다면 가해자는 누구고 피해자는 누군 인지 알쏭달쏭해진다. 다만 부자가 그녀에게 농락당했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 마틴, 스티븐 거기다 친오빠까지 사랑에 빠지게 한 그녀의 마력은 당최 어디에서 나왔을까. 친동생을 사랑한 애스턴이 어쩌면 이 모든 비극의 원흉이라고 생각했으나 친오빠조차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 그녀 존재 자체가 파멸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스티븐은 안나와 헤어지지 못한다.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갈망으로 더더욱 안나의 육체에 빠진고 만다. 그러다 마틴에게 안나와의 정사장면을 들킨다. 마틴은 충격으로 사고사인지 자살인지는 모를 죽음을 맞는다. 스티븐이 아들의 시신을 안고 모든 죄를 달게 받겠다며 어떠한 변명도 없이 사태를 수습한다. 스티븐은 자신의 행동의 끝이 어떠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아들의 기만했으며 일그러진 시기심으로 아들의 사랑을 훔쳤다. 나는 비교적 욕망에 관대한 편이라 사실 아버지가 아들의 연인에게 사랑을 느끼는 게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선이 있는 법이다. 욕망이 일어난다고 그 선을 무시하고 자신의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면 우리가 짐승과 다를 바가 무엇일까. 소설에서 스티븐이 안나에게 찾아가기까지의 고뇌를 충분히 담았다면 어쩌면 나는 스티븐을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너무도 쉽게 아들에게 등을 돌렸다. 그러니 그의 슬픔은 위선이다. 마틴이 죽자 안나는 태연히 자신을 짓눌렀던 그간의 고통을 스티븐에게 떠넘기고 사라진다. 스티븐은 안나가 없는 허무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고통 속에서 삶을 살아나가야만 한다. 오래시간이 지난 후 스티븐은 안나와 마주치게 된다. 그녀는 결혼할 뻔한 사이였던 피터와 재결합하여 두 아이를 낳았다. 그녀가 진실로 사랑이는 누구였을까. 피터에게 돌아가기 위해 이토록 처참한 이야기를 만든 것은 아닌지 너무 앞서서 생각하게 되었다.

 

<사진출처:네이버영화> - 비극의 주인공들이 찍힌 사진. 안나를 쳐다보는 마틴, 그런 마틴을 보고 있는 스티븐.

                                  남자가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을 둔 안나에게서 이 이야기의 비극적 결말을 엿 볼 수 있다.     .

 

<사진출처:네이버영화> - 모든 것을 잃은 스티븐.

 

   데미지는 '상처 입은 사람은 위험하다(Damaged people are dangerous)'는 안나의 대사에서 제목을 따왔다. 데미지는 결국 또 다른 데미지를 만들었다. 소설을 다 읽자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소설 속 사건이 숨 막히게 잘 짜여 있다면 영화의 상상력을 덧붙이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은 사건이 아닌 주인공의 내면묘사가 중점적이라서 영화로 표현할 여지가 충분히 많았다. 영화와 소설의 결말은 조금 달랐다. 소설에서 스티븐은 안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찌질하다. 하지만 영화의 스티븐은 안나도 다른 여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 냉소적으로 말한다. 소소한 차이 같지만 어쩌면 영화와 소설의 주제, 말하는 바가 크게 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그 차이를 비교해보면 재밌겠다. 나에게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복잡함보다는 ‘안나가 대체 왜 그랬을까’에 대한 의문만 안겨 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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