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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7월
평점 :
강지영. 그녀는 인간의 내재된 추악한 본능과 잔혹성, 욕망을 그려내고 싶었던것일까?
강지영작가의 글을 처음 접해본 내게 이책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9편의 단편으로 꾸려진 이야기는 감히 상상할수 없는 결말과 반전으로 한편한편 읽을때마다 그녀의 상상력과 세밀한 표현에 놀라웠다.
독자는 글을 읽다보면 자기만의 상상과 결말을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 책이 주는 기대이상의 이야기 전개는 허무함에 실소가 나오기도 하고 소름돋는 끔찍함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반전과 쇼킹한 이야기 전개가 이 소설에 몰입할수 있는 다른 매력을 이끌어 낼수 있었던것 같다.
9편의 단편중 두번째 소설 [눈물]은 잔혹동화 형식의 이야기다.
한량골에서 방수공장의 산화규소란 독극물에 영향으로 미혼녀 향순에게 세눈박이 아이가 태어난다.
가느다란 미간사이로 생겨난 커다란 눈동자에선 눈물이 흐를때마다 진귀한 보석으로 변하는 신기한 일이 생기고, 그녀는 마을사람들의 돈줄이 된다.
그녀의 어미인 향순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은 보석을 얻기위해 폭력과 잔인한 짓을 아무런 죄악감없이 행하고, 방수공장의 비리가 밝혀지며 세상의 관심이 된 마을에 취재하던 기자에 의해 그녀는 마을을 탈출하게 된다.
이소설의 끝은 고생끝 행복의 시작일까?
'매년 이맘때면 소녀의 발목을 데님으로 꽁꽁 묶어놓고 창석과 밤낮으로 교대해가며 매질을 해 물량을 뽑아냈었다. 그래도 물량이 모자랄 때는 창석이 알코올과 약솜, 펜치를 들고 찾아와 소녀의 생니를 뽑기도 했다.'(p61)
그소녀를 데려간 기자또한 그녀를 이용해 특종을 내보려는 자신의 탐욕을 채우려 하고 소녀는 자신의 손으로 세번째 눈을 도려내므로써 폭력으로 얼룩진 지옥같은 삶의 고리를 끊어버린다.
탐욕으로 가득찬 마을사람들은 잔인하게 한 소녀의 인생을 유린하고 짓밟는다.
비정한 모습의 군상들은 '개들이 식사할 시간' 이라는
첫번째 이야기에서도 볼수있는데 주인공 강형과 그의 식구들, 마을사람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추악한 비밀을 지키위해 거짓으로 장갑아저씨의 삶을 유린한다.
'사람 병신 되는 거 참 한순간이에요. 동네서 낡아 떨어진 자전거 한 대만 없어져도 사람들 눈이 어떤줄 알아요? 저 새끼, 사람 죽인 전과 있는 놈, 저놈이 가져다 팔아먹었겠지. 딱 그거라니까요.'(p36)
그외 이혼한 부부의 말하지 못한 충격적 비밀이야기인 [거짓말]과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삼고 영원히 생사를 반복한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 [스틸레토 ],
사향나무와 로맨스를 꿈꾸는 남자들의 난해한 이야기인 [사향나무 로맨스],
짝사랑하는 동급생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알아버린 [키시는 쏨이다],
경쟁사회에서 패배자의 삶을 살고있는 자동차 세일즈맨의 이야기인 [이상하고 아름다운], 27세의 청년과 52세의 중년여자의 애잔한 그들만의 사랑이야기인 [허탕], 능력없고 허세만 가득한 남편을 만나 고생하다 결국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한여자의 이야기를 쓴 [있던자리]까지 가끔은 불필요할정도의 잔인한 묘사와 평범한듯 평범하지않은 이야기들로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소설은 잔혹하다. 생각지도 않은 결말을 주어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묘하게 끌린다.
유쾌하지 않은 소재들과 결말들이 다소 읽기 불편하기도 했지만 단편소설이 주는 재미도 있었기에 금새 완독할수 있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