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빌 백작의 범죄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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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에서 곧 큰 잔치를 여시는군요.
그 잔치에서 백작님은 초대된 손님 하나를 죽이게 될 겁니다.'(9p)

누군가에게 살인을 하게 될꺼라는 예언을 듣는다면 당신은 또는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아마도 무엇인가를 계획했다면 서둘러 취소할수도 있고 누군가를 만날 약속을 했다면 장소에 나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누구를 죽일지 모른다는 상상만으로 불안에 떨며 일상적인 생활리듬에 금이가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 점쟁이에게 자신의 살인예언를 듣게 되는 한남자가 충격에 빠져있다.
가문의 파산으로 플뤼비에성을 팔게 된 느빌백작은 어느날 숲속에서 떨고 있는 자신의 막내딸 세리외즈를 데리고 있던 점쟁이에게 곧 있을 가든 파티에서 초대된 손님들중 한사람을 자신이 죽일꺼라는 말을 듣게된다. 
느빌백작은 점쟁이의 예언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면증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자신이 초대할 손님중 살인하기에 적당한 인물을 찾는다.
그런 느빌에게 열일곱 사춘기에 접어들며 정서적으로 불안한 막내딸 세리외즈가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을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귀족으로서의 삶을 영위하기위해 영양실조로 치료조차받지 못하고 딸을 죽음으로 내몰던 느빌의 아버지 오카생을 원망하고 있지만 어느새 허울좋은 귀족들과의 가든파티를 호화롭게 치르는 느빌은 아버지를 닮아간다.
또한 그는 점쟁이의 예언을 거스리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인간의 나약함이 느껴지고, 아버지때부터 내려온 화려한 파티를 그대로 답습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니 예전 유교사상에 젖은 우리나라의 선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버지처럼 이중적이지는 않았지만, 느빌은 자신이 파티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재치 넘치는 대화, 섬세한 태도, 세련된 유머로 가장 까탈스러운 손님도 온순하게 만들 수 있는 존경받는 귀족 느빌 백작으로 변했다.'(51p)

어느새 읽다보면 느빌의 감정이 무엇을 슬퍼하는지 대상이 모호해진다. 딸에게 다가올 죽음인건지 사랑하는 플뤼비에성에서의 귀족으로써 화려한 가든 파티의 마지막인지..
다소 당황스런 소재와 부녀간의 대화내용은 공감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 반전을 보면서 아멜리 노통브작가의 유머코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비극에서 희극으로 변하는 애매모호함만이 남게되었지만 무거울수 있는 소재를 한편의 동화처럼 경쾌하게 이야기를 써내려간 그녀의 필력은 세계적으로 애독자가 많은 천재적인 작가라는 호평들이 무색하지 않았던 시간들이었다.

느빌백작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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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미래 - 편견과 한계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라
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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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에서 신간 여자의 미래라는 책을 만났다.
공학박사, 경영 컨설턴트, 벤처기업 창업자, 대기업 사장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신미남작가는 일과 가정, 편견과 차별등 여러가지 장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돕기위해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책을 썼다고 한다.
공학분야에서 남자들과 경쟁해야했던 두아이의 엄마, 6대 종가의 맏며느리인 그녀가 겪은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전업주부인 내겐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그 모든 경험들과 포기하지 않는 강한 의지와 담대한 야망이 30대 유일한 여성 전문경영인의 자리까지 오를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않았을까?

책은 6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 첫번째 챕터에서 유능한 여성들이 일하는 엄마로써 겪는 어려움과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과 여성이기에 겪는 차별과 편견의 시선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심리적인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는 주변에서 겪었던 지인들의 모습에서 자주 보아오던 일들이었다.
특히나 어린자녀가 있고 돌보아줄 노모라도 없던 지인에겐 날마다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도와주지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 집안일과 병행해야하는 자신의 일과들을 힘겨워하던 모습은 비단 내지인에게서만 보는 희귀한 일들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다가올 미래에 꼭 필요한 역량인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는 '공감과 소통'이나 상상을 실현할수있는 '창의력' 변화에 빠르게 적용하는 '유연성과 적용력'은 여성들의 장점이라 말한다. 그러므로 이시대를 이끌어가는 조직의 리더가 되기에 여성들은 꼭 필요한 인재라 말하며 자신의 현실적인 어려움앞에서 조금만더 용기를 내 어려움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세우며 일할수있도록 격려한다.

'여성은 이제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찻잔 속 뜨거운 물이 생각처럼 두려운곳이 아니라, 오히려 나만의 진정한 향기를 낼 수 있는 곳임을 깨달아야 한다. 마침 세상은 여성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는 전망 좋은 출발선에 서 있다.'(101p)

작가의 인생성공담에 완전히 공감할순 없다.
자기계발서다운 진부함도 있는 책이다.
다만 지금 이시간에도 자신의 일터에서 가정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으며 일과 사생활을 균형있게 유지하려는 여성들에게 내일을 맞이할수있는 용기가 되어주는 책이 될수있을지도 모르겠다.

여자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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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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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항상 내가 너보다 빠르거나 네가 나보다 빨라.
모든 걸 잊으려면,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길밖엔 없다."

그남자는 말한다.
사랑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그녀와의 사랑이 엇갈림속에 상처받고 상처주고 그는 한없이 외롭다.
그녀를 사랑한다지만 그는 간절함이 없다.
뒤늦게 깨달은 사랑의 존재앞에 당황스러워 하는 여자. 사랑을 해보지 못한 그녀는 산책할때마다 눈물이 나고 전화를 걸고 그가받으면 끊고 그가 좋아하는것들을 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가 없다.

사랑앞에서 방황하는 젊은 남녀들의 사랑이야기.
[사랑의 온도]의 부제는 '착한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이다.
이미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고 있는 소설은 네명의 남녀가 각기 다른 성격과 다른 온도차이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되고 오해하고 부딪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소설은 '제인'이라는 대화명을 쓰는 현수와 '우체통' 이라는 대화명을 쓰는 홍아가 PC통신 동호회에서  '착한스프'라는 대화명을 쓰는 정선을 만나고 현수와 정선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느끼지만 서로 엇갈리는 타이밍으로 인해 5년이라는 긴시간을 돌아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결혼을 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끓임없이 여자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홍아와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스스로 성장하며 늘 현수곁에 
있어주는 정우까지 네 남녀가 각기 다른 모습의 사랑을 보여준다.
 
읽는내내 정선이라는 인물에 공감하기 힘들었다.
운명앞에 너무도 수동적인 그의 행동이 결국 돌이킬 수없는 일탈을 만드는 모습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반면 마른장작에 불붙듯이 뒤늦게 찾아온 사랑이란 뜨거움에 어쩔줄 몰라하던 현수는 5년이란 시간동안 정선을 잊지못하는 한결같은 모습이다.
그녀의 엇갈리는 타이밍앞에서도 굴하지않고 오랜시간 정선을 사랑하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정선의 모습을 찌질하게 만들어버린다.
사람마다 다양한 가치관과 성격과 자라온 환경들이 있다. 건조한사람, 차가운사람, 열정적인 사람,감성이 풍부한사람등 서로가 관계를 맺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최적의 온도를 맞춰가야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데..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정선과 현수는 서로에게 맞는 최적의 온도를 맞춰갈수 있을까?

'사랑을 주고받는 과정에서는 상처 또한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상처는 사랑에 따르는 필수사양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처를 받지 않으려는 사람은 피상적인 관계에 머물수밖에 없다.' (저자의 말 중에서)

사랑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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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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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손편지로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츠바키 문구점의 기적' 

마음을 전하는 일이 힘들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전할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할때도
또 거절의 마음과 그리움의 마음을 전할때도 오롯이 진심을 전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오늘 만난 [츠바키 문구점]이란 책은 그러한 사람들을 대신해 편지를 써주는 포포의 이야기가 가마쿠라라는 곳을 배경으로 서정적으로 그려져있다.
이책의 작가 오가와 이토는 섬세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치유하는 작품들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스테디셀러로 80만부 이상 판매되었던 그녀의 첫소설 [달팽이 식당]에서도 사랑에 대한 표현과 소통에 대한 부재들을 '요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채워주듯이 [츠바키 문구점]에서는 '편지'라는 것을 통해서 따뜻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이 잔잔하게 그려져있다.

가마쿠라 나지막한 산자락에 자리한 아담한 단층집에 혼자살고 있는 포포.
어렸을적부터 엄한 선대밑에서 대필이란 가업을 물려받기위해 호되게 수련해온 포포는 선대와의 갈등에 방황하며 선대의 죽음에도 함께하지 못했지만 결국 가업을 이어받게 된다.
문구를 파는 평범한 가게처럼 보이지만 선대부터 내려오는 편지를 대필해주는 일을 하면서 여러 사연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속에 돌아가신 선대와의 갈등과 화해하지 못했던 자신의 상처입었던 마음을 치유받는다.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어도, 제과점에서 열심 히 골라 산 과자에도 마음은 담겨 있어. 대필도 마찬 가지야.자기 마음을 술술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문제없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을 위해 대필을 하는 거야. 그편이 더 마음이 잘 전해지기 때문에." (54p) 

여름에 만난 새로운 사람이 생긴 아내를 위해 이혼하고 지인들에게 보내는 이혼보고편지 의뢰인.
가을에 만난 첫사랑에게 안부를 전하는 편지를 써달라는 의뢰인과 겨울에 만난 편지를 기다리는 아흔 노모를 위해 천국에 계신 아버지를 대신해 써달라는 의뢰인, 봄에 만난 상대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한 절연장을 써달라는 의뢰인등 그들의 사연을 들으며 눈물도 흘리고 진심을 다해 전하고자 하는 포포의 세심한 노력들은 감동을 만들어내고 그녀자신에게도 따뜻한 위안의 시간들이 되어준다.
그외 옆집에 사는 포포의 유일한 친구 바바라부인,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드는 빵티, 무뚝뚝하 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작, 귀여운 5살 큐티까지 그들과의 만남으로 행복이라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되는 포포를 보며 이책에 나오는 인물들 하나하나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이토록 어울리는 책이 또 있을까? 수채화처럼 그려지는 배경묘사가 여행에서 주는 낯설음을 싫어하는 나에게 가마쿠라 지역의 매력에 홀려 가보고싶은 동경을 품게된다.
포포가 쓴 편지들의 원본은 '포포의 편지'로 묶여 책의 뒷부분에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가마쿠라 안내도와 함께 실려있는데 허구의 소설이지만 잠시 실제 인물들의 편지를 보는 느낌마저 든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이메일이나 SNS으로 소통하게된 요즘, 마음속 깊은 이야기나 안부를 묻는 상대방의 따뜻한 글귀와 글쓴이의 글자 한마디 한마디 의미를 되새기던 편지의 추억에 잠시 잠겨본 시간이었다.
이가을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따뜻한 이 소설을 읽을때는 커피보다는 홍차나 진하게 우린 녹차를 권해본다.
혹여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차의 향기가 나지막한 산자락에 자리한 그녀의 아담한 단층집 [츠바키 문구점]에 데려다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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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심장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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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작가의 세계에 빨려들어갈때가 종종 있다. 작가의 삶을 엿보게 될때도 있고 힘들땐 위로와 격려도 받을때가 있다.
그만큼 책에는 허구의 글이라도 글쓴이의 자취가 조금은 느껴지기 마련이다.
공감하기 어려운 소설또한 있기 마련.
현실과 상상이 뒤섞여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작가의 세계도 있다.
이번에 읽은 김하서작가의 소설 [줄리의 심장]은 불안, 환상, 망상, 결핍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독특한 책이구나라고 느낄때쯤 단편들의 끝나는 자락에는 '이게 뭐지?' '무슨소리야?' 라는 내용에 대한 이해부족과 반전아닌 반전에 어리둥절해 하기도 하고 잠시 생각후 소름돋을 때도 있었다.
상상력 풍부한 작가에게 감탄하지만 이책은 현실에서 만날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해소되지 못한 불안속에 망상으로 일그러진 사람들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총 7편의 단편으로 엮인 책은 바람난 아내와 이혼한 남자 [앨리스의 도시], 아픈딸아이에 괴로워하는 남자[버드], 이혼후 유령도시에서 살게된 남자 [유령버니], 심장이 없어진채 죽어있는 개앞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남자 [줄리의 심장], 아내를 죽이기 위해 오키나와로 떠나는 남자 [아메리칸 빌리지], 도시에서 자꾸만 없어지는 파인애플도둑을 잡으려하는 남자 [파인애플 도둑], 아내의 유산수술후 만나게 된 소녀로 인해 최악의 하루를 보내게 되는 남자 [디스코의 나날]의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7편 모두 현실속의 존재의결핍속에서 오는 불안과 부재로 인한 환상과 망상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남자들의 모습을 볼수있다.
시종일관 음울한 분위기와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주인공인물들의 고요한 슬픔과  외로움이 읽는 내내 아련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온전히 공감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결과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어 당황스러웠던 소설이다.
그런데 의외로 흡입력과 가독성은 정말 좋은 소설이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아내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구구단을 외우는 남자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쪽과 이쪽의 경계는 무엇이며 그 벽은 영원히 견고한지.이쪽은 정말 안전하고 저쪽은 위험하다고 누가 장담하는가.'
(126p. 줄리의 심장중)

줄리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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