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터 - 언더월드
정이안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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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넷에서 새로 나온 [스프린터]의 매력은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이 아닐까?
 판타지와 SF를 적절히 섞인 이 소설은 괴생명체의 습격으로 붕괴되는 지하터널속에서 펼쳐지는 생존을 위한 싸움과 속속들이 드러나는 거대한 음모들을 마주하게 된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소설속 배경은 현실의 도심속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밀실처럼 갇혀 고립되는 상황이 공포감을 더욱 부추기고 어둠속에서 괴생명체들의 습격을 받아야 하는 생존자들은 아비규환의 모습이다.
 불의의 사고로 같은날 동시에 부모를 잃은 단이와 지태,연아는 우연히 지하철을 타고 있다가 이 말도 안되는 테러에 휘말리게 되고 자신들을 입양해 키워준 엄마마저 노량진역에서 부상을 당한채 갇히게 된다.
 도핑스캔들로 꿈을 이루지못했던 주인공 단이는 지태,연아와 함께 갇혀있는 엄마를 구하고 생존을 향한 그들의 질주가 시작된다.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 사람다운 선택을 하자. 우리가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자."(340p)

 목적을 위해 생존자들의 목숨마저 기만하고 생체실험을 하기위해 지하 노숙자들을 이용한 국가기관의 비인간적 행위는 소위 기득권자들의 만행이라 할수있다.
 그에 반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10대의 그들은 살고자하는 인간본능에 광기어린 군상들을 보면서도 인간으로서 잊지말아야 할것들을 또는 사람다운 선택을 하자고 서로를 격려한다.
 또한 '신야'라는 인물을 통해 완벽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대통령의 삐뚤어진 탐욕은 수많은 희생자들과 지하세계의 비극을 만들어낸다.
 이 소설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웠던건 주인공들의 숨은 조력자들의 등장이다.
 연아의 SNS를 통해서 순간순간 달려있는 댓글들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들은 지하터널속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또는 엄마를 구출해가는  여정속에서, 어둡고 끝이없을것 같은 생존싸움에서 소중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미타쿠예 오야신.
 다신 한 번 주문을 외웠다. 연아가 알려준 주문이다.
 인디언들의 인사말이라고 했다. 보다 정확히는 토착  원주민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이곳 캐나다에서는 '첫 번째 민족(First Nation)' 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인사말로,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13p 프롤로그중)

 3부작으로 기획된 소설의 첫번째 이야기인  지하세계에 관한 언더월드는 강한 흡입력으로 독자를 사로잡아버린다.
 한순간도 놓칠수 없는 긴장감으로 단숨에 마지막장까지 읽어내려가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다만 캐릭터들의 강렬한 개성과 뚜렷한 매력이 없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아쉬움은 어쩔수 없었지만, 유니언들과의 추격씬에서 주는 심장쫄깃함과 상상을 초월하는 미지의 세계인 언더월드의 모습은 다음 이야기인 2부에 펼쳐질 그들의 또다른 모험담을 기대하게 한다.







스프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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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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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독성 좋은 자기계발서를 만난듯하다.
더군다나 학습에 관한 자기계발서가 순식간에 술술읽히다니. 어렵고 따분할것같던 책은 제목부터 남다르다. 영어공부에 대한 이야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영화한편 씹어먹어봤냐고 물어보니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통 감이 잡히질 않는다.
저자 신왕국의 이력도 흥미롭다.
공부는 뒷전이고 복싱에 미쳐있던 아이, 학교 통과의 싸움으로 고교자퇴생인 그는 독학으로 6개월 만에 영어를 한국어처럼 듣고 1년만에 원어민과 대화를 하며 거기다 세계적인 명문대인 UC버클리에 합격한 놀라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1년이란 시간동안 한나라의 언어에 귀가 트이고 입이 트였다는건 그만큼 땀흘린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진작부터 영포자였던 내겐 참으로 부러울따름이다.
혹시나 나도 할수있을까?라는 기대감으로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영화씹어먹기'란 어떤것인지 조금씩 탐구해본다.

제가 영화 한 편을 완전히 씹어먹어 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더군요
"영화 한 편 씹어먹기, 정말 그걸로 가능할까요?"
저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네,그걸로 됩니다.
제가 그 증인인걸요"(프롤로그중)


5개의 장으로 나뉘어 자신만의 영어공부에 대한 노하우가 상세하지만 어렵지않게 이야기한다.
작가는 씹어먹기 딱 좋은 영화로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권한다. 어린이 대상이라 비교적 단순한 문장과 은어와 비속어가 없고 성우들의 발음이 또박또박 분명하게 내고 있어 듣고 따라하기가 수월하다 말하고 있다.
반복학습으로 매일매일 꼬박꼬박 시간을 투자하는것이 효과적인 결과를 나타낸다고 하니 무엇보다 중요한점이 아닐까싶다.
발성과 강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글하단에 QR코드를 넣어 스캔하며 독자들이 보고 들을수 있게 자세한 예시를 넣어주는 센스도 인상적이다.

술술읽히는 책의 가독성처럼 영화한편 잘근잘근 씹어 낸 학습효과는 그닥 쉽진 않을것같지만 어차피 공부하는거면 재밌는 영화도 보면서 대사도 따라하다보면 작가의 말처럼 영화한편 씹어먹고 있지않을까?
읽다보니 은근 공감가는부분도 꽤나 있어 한번쯤 시도해봐도 괜찮은 방법같다는 생각에 중학생 아이에게 함께 해보자고 넌지시 권해봐야겠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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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일본환상문학선집 1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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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의 역사를 100년정도 앞당긴 기념비적 인물이자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
탐정소설로 더욱 유명한 그의 필명을 따라 일본 추리소설계의 가장 권위있는 에도가와 란포상이 추리작가의 등용문이 되고있다.
하지만 내겐 너무 생소했던 작가와의 만남은 혼란 그 자체였다.
처음 읽어보는 그의 소설인 [일본환상 문학선집]은 음울하고 기괴한 묘사와 분위기로 때로는 기발한 상 상력에 감탄하며 시종 종잡을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6편의 단편들이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모호함과 순간순간 소름끼치는 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혀 마지막장까지 눈을 뗄수없었다고나 할까?

압화속 여인에게 사랑에 빠져 결국 압화속으로 들어가 버린 남자의 이야기와 똑같은 건물에서 일어나는 알수없는 자살들. 자신과 똑같이 닮은 사람으로 변신해 꿈꾸던 이상세계를 만들어낸 남자이야기와 거울에 광적으로 집착한 남자이야기등 독특한 소재와 정상인지 반미치광인지 모를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그들이 품은 환상들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었고 인간의 어두운 이면과 그들이 내뿜는 광기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파노라마 섬 기담'에서 보여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주인공 남자의 광기는 그가 만든 환상의 섬이라는 탐욕를 낳고 사랑하는 이마저 죽이며 스스로 파국으로 치닫는 생을 마감하는 모습은 기괴하다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 멋진 무대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광기와 음탕함, 난무와 도취의 환락경, 생사를 건 갖가지 유희들을 작자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아마 독자 여러분의 모든 악몽중에서 가장 황당무계하고, 가장 피투성이이고,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것과 얼마쯤 통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205p)

누군가에게 들려주듯 펼쳐지는 6편의 이야기들. 
화려한 서술체들이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감탄을 해보지만 이소설의 뒷맛이 그리 유쾌하지 않은건 파국으로 끝을맺는 결말들 때문인지 작가의 세계가 보여주는 환상적이고 음울한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기 때문인지 알수가 없다

에도가와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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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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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이야기 할때면 늘 회자되는 스토리가 있다.
밀레니엄 시리즈를 애초에 10부작으로 기획한 스티그 라르손이 3권을 집필후 출간 6개월을 앞두고 심장병으로 사망하고 다른 공식작가인 다비드 라게르크가 대신해 중단된 시리즈를 잇게 된 이야기다.
그만큼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었을듯 하다.
전세계적으로 놀랄만한 판매기록을 세우고 미스터리 소설의 한 획을 그은 밀레니엄 시리즈가 문학동네에서 새로이 출간되었다.
총 4권중 1권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한 소녀의 실종으로 인해 스웨덴의 오래된 한 가문의 어두운 역사와 암울한 가족사가 밝혀지고 여인들을 둘러싼 젠더폭력과 더불어 어느시대나 만연해 있던 여성혐오에 대한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그려졌다.

스웨덴의 유서깊은 가문 방에르집안의 한 소녀가 실종되고 방에르기업의 총수 헨리크는 오랜시간 실종된 조카손녀를 찾기위해 [밀레니엄]이란 잡지사의 특종기자인 미카엘을 1년간 고용한다.
유명경제인의 비리 고발기사를 냈다가 명예훼손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미카엘은 의뢰받은 의문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다 리스베트란 미스테리한 인물을 만나 신출기몰한 해킹솜씨와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그녀의 도움으로 감춰진 진실에 조금씩 다가간다. 

소설은 두명의 주인공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중심이 되어 스토리가 흘러가는데 읽다보면 캐릭터들의 독특한 생활방식과 성격들이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매력적인 외모을 가지고 있지만 한사람한테만 머물 지 못하고 여러사람과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미카엘. 하지만 기자로서의 순수한 열정을 가진 그는 타고난 기자의 직감으로 오랜시간 풀지 못한 미스터 리한 사건의 추악한 진실들을 찾아낼수 있었다.
또 한사람의 주인공인 리스베트는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만의 세계에 갖혀 보통의 일상이 힘든 후견인의 보호아래 살아야 하는 사회부적응자.
그녀가 겪은 폭력과 냉대와 부정적 시각속에서 삐뚤어진 성격과 거친성격을 가진 성인이 되었지만 놀라운 기억력과 해킹실력, 위기때마다 뛰어난 판단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난다.

폭행은 주로 또래 남자들에 의해 벌어졌고, 그들은 협박과 회유를 섞어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었다.
변을 당한 여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강하게 분노했지만 리스베트가 아는 한 경찰서로 달려가 신고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살아온 세계에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 세계에서 여자는 일종의 허가된 희생물이었다. 특히 낡은 가죽재킷을 입고 눈썹엔 피어싱, 어깨엔 문신을 한 소녀라면, 즉 사회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일 경우는 더욱 그랬다.(267p)

스웨덴 여성의 18퍼센트는 살면서 한 번 이상 남성에게 위협을 당한 적이 있다.(16p)

소설속 등장하는 여인들이 겪는 젠더폭력과 여혐의 문제들은 복지국가 스웨덴에서도 만연해 있다는것을 나타내듯 다음 챕터로 넘어갈때마다 통계를 나타내는 문구가 쓰여있다.
실질적으로 여자들로 인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되고 그녀들이 폭력의 피해자이지만 스스로가 자신을 보호하며 살길을 모색하는 모습들은 폭력앞에 전기충격기를 휘두르며 “기억해둬. 내가 미친년이라는 사실을.” 이란 리스베트의 유명한 대사를 통해 더욱 깊이 와닿는다.
이소설은 기자출신에 사회고발잡지까지 창간했던 작가의 성향이 소설속에 녹아들어 짜임새있는 이야기의 구성도 돋보였지만 개인적으로 리스베트란 여인의 캐릭터에 빠져 다음 시리즈에서의 활약이 너무나 기대된다.

여자를증오하는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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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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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라는 소설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손원평작가의 신작 [서른의 반격]은 사회구조적 모순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서른의 평범한 젊은이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속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힘있고 돈있는 소위 갑이라는 소수앞에 작은 부당함에도 작은 소리도 내지못하는 을의 모습으로 그려져있다.
전작 [아몬드]에서 비극적인 삶의 운명으로 얽힌 두소년의 공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것처럼 이소설역시 어울릴것 같지 않는 네 사람이 강자에게 포식당하는 약자라는 동질감으로 '반란' 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공감을 이루어가는 이야기이다.

"힘있는 소수는 언제나 여유만만하고 힘없는 다수는 자신들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요."(68p)

주인공 지혜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흘러가고 그들의 작은 반란엔 규옥이라는 사내가 중심이되어 반란을 주도한다.
우크렐라강의를 통해 만난 그들은 교수에게 글을 써준후 쫒겨나고 시나리오 작가지만 백수이며 나름 잘나가는 회사에 입사했지만 인턴에 머물고 있는등 각자 나름의 고난한 삶의 모습을 갖고 있다.
어찌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네사람의 반란을 향한 행보는 법의 경계선을 오고가며 경미한 장난처럼 시작되고 새로운 일들을 공모할때마다 그들의 삶에 생기를 주는듯 하다.
부당한 권위를 이용해 세상을 경직되게 만드는 사람들을 불편과 면박을 주는 것이 목적인 그들에게 뜻하지 않은 일들이 생기고 그들의 모임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지혜라는 흔하디 흔한 이름 석자의 평범한 그녀와 요상한 궤변을 늘어놓는 규옥.
현실에 순응하며 영리하게 따르고자 하는 지혜와 현실에 균열을 일으키며 저항과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규옥의 상반된 두 캐릭터의 조합은 주체적 자아를 찾고자하는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또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중 권위라는 뽕에 취해 힘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인간상들이 등장한다.
김부장, 유팀장, 공윤, 한영철, 시나리오를 훔쳐가는 영화사까지 자신의 권리인양 약자에 대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은 사회곳곳에서 볼수있는 흔한 광경이지싶다.
그러나 그들역시 더 위에서 부터 내려오는 권위라는 먹이사슬의 포식되는 먹이가 된다는 것을 김부장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가 당신에게 어떤 권위를 부여할지 모르겠지만 잊지 마십시오. 
의자는 의자일 뿐입니다"(229p)

소설의 구석구석 우리의 사회와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메세지를 전함으로 묵직함을 더하였고 깔끔하고 세련된 문장과 속도감있는 전개로 경쾌함을 살린 재밌는 소설이었다.
물론 규옥이라는 혁명가다운 인물의 살아온 배경이없고 작위적 설정자체가 조금은 아쉽지만 그들의 작은 반란으로 사이다 한병 시원하게 마신 청량함을 흠뻑 느낀 시간이었다.

서른의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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