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소설의 역사를 100년정도 앞당긴 기념비적 인물이자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 탐정소설로 더욱 유명한 그의 필명을 따라 일본 추리소설계의 가장 권위있는 에도가와 란포상이 추리작가의 등용문이 되고있다. 하지만 내겐 너무 생소했던 작가와의 만남은 혼란 그 자체였다. 처음 읽어보는 그의 소설인 [일본환상 문학선집]은 음울하고 기괴한 묘사와 분위기로 때로는 기발한 상 상력에 감탄하며 시종 종잡을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6편의 단편들이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모호함과 순간순간 소름끼치는 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혀 마지막장까지 눈을 뗄수없었다고나 할까? 압화속 여인에게 사랑에 빠져 결국 압화속으로 들어가 버린 남자의 이야기와 똑같은 건물에서 일어나는 알수없는 자살들. 자신과 똑같이 닮은 사람으로 변신해 꿈꾸던 이상세계를 만들어낸 남자이야기와 거울에 광적으로 집착한 남자이야기등 독특한 소재와 정상인지 반미치광인지 모를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그들이 품은 환상들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었고 인간의 어두운 이면과 그들이 내뿜는 광기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파노라마 섬 기담'에서 보여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주인공 남자의 광기는 그가 만든 환상의 섬이라는 탐욕를 낳고 사랑하는 이마저 죽이며 스스로 파국으로 치닫는 생을 마감하는 모습은 기괴하다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 멋진 무대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광기와 음탕함, 난무와 도취의 환락경, 생사를 건 갖가지 유희들을 작자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아마 독자 여러분의 모든 악몽중에서 가장 황당무계하고, 가장 피투성이이고,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것과 얼마쯤 통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205p) 누군가에게 들려주듯 펼쳐지는 6편의 이야기들. 화려한 서술체들이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감탄을 해보지만 이소설의 뒷맛이 그리 유쾌하지 않은건 파국으로 끝을맺는 결말들 때문인지 작가의 세계가 보여주는 환상적이고 음울한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기 때문인지 알수가 없다
에도가와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