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는 아이 인시울 이야기를 보는 순간 아~ 매일 보는 내 얼굴을 무심히 지나가는 나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인시울이 상처를 입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얼굴을 잘 보게 된 것처럼 말이다. 내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품은 마음을 얼굴에 드러내는 것은 아니니까. 가면을 쓰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가진 진짜 얼굴과 남에게 보이는 얼굴은 다르기 때문이리라. 인시울과 강묵재가 우연한 사고로 서로의 세계를 조금은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내가 가진 상처도 내 얼굴인 것처럼 타인이 가진 얼굴 너머에 있는 상처를 본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과 관계 맺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본다는 것은 마음을 여는 것이자 타인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성숙한 자아로 나아가는 길임을 이책을 통해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독특한 설정에서 느낀 신선함부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느낀 묵직하고 날카로운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나는 내 모습이 보이지 얂는다. - P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