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듣는다
루시드 폴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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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길을 따라 산책을 하듯이, 첫눈 오는 날 하얀 눈에 첫 발을 조심히 내딪는 설레는 마음처럼 다가오는 책이라고 해야할까요?
맑고 투명한 소리가 들리는 책이라고 하고 싶은 책입니다
제주라는 아름다운 자연과 바다, 감귤과 레몬처럼 상큼한 나무를 심는 농부음악인이라는 조금은 독특한 환경이 주는
영향때문만은 아니겠죠.
주변의 소리를 채집하여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옛날 어느 영화에서 본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답니다.
노래라는 것이 소리가 파동이 되어 우리 귀에 울리는 진동이니까 좋은 소리를 모으면 좋은 노래가 될 수 있는 거겠죠.

음악이 태어나는 순간은 나에게도 여전히 신비롭지만,
신비로운 만큼 탄생의 인과를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수많은 시간을 거쳐 겪어낸 것, 내 안에 흩어져 존재하던 무질서한 조각들이 나도 알 수 없는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모여 무언가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엉겨든 그 무언가는 나라는 필터를 통해 비로소 음악이라는, 비언어적인 언어로 형상화되지만, 나는 그 경이로운 순간을 예측하지도 계획하지도 못한다. 다만 할 수 있는 한 많은 걸 겪고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것, 그러다 때가 되면 악기 앞에 또는 종이와 연필을 들고 기다리는 것.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다.
(37p)

소리를 차곡차곡 모아 질서를 부여하고 비언어적인 언어로 형상화하는 일이 음악이라고 표현한 이 구절이 작가가 구현해내는 음악이라는 것을 이 구절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음악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음유시인 루시드 폴의 에세이.
그가 언어의 힘을 빌어 말하고자하는 음악 세계에 함께 발을 딪어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책을 읽은 사람에게 "지금까지 제 음악을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살포시 안아주며 속삭이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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