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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라는 것이 단지 편안한 삶을 위한 것이라면 더이상 공부하는 것의 의미가 없다.

학위를 따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인정받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의미였는데

내 주변의 사람들은 단지 그 학위를 통해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부여받고 발전없이 그렇게 살고 있는

것만 같다.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그렇게 무력해 지는 것일까.

그말이 그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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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에 놀러갔다가 친구의 서재에서 봤던 책의 표지가 눈에 띄어 별 생각없이 집어들었다. 책의 제목이 특이하지 않은가. 또 서문을 읽었는데 맘에 들어서 샀다. 사실 전공에 홀딱 빠져서 전공 이외의 책들은 읽는 속도가 한없이 떨어져서 잘 읽지 않는다-전공은 원서라 더 느리다. ㅋ- 이러다가는 정말 무식해질 것만 같은 두려움이 생겨서 얼마전부터 인문서적 쪽을 기웃거리는데, 드물게 재미있게 읽었다.

서문에서 소개했던 것 만큼 책의 내용이 와 닿지는 않았다. 정말 그 순간을 접하면 깜짝 놀랄만 한 무언가를 기대했는데 각 소제목이 어느정도 언질을 해주는 바람에 긴장감은 떨어진다. 약간 억지스러운 면도 있었는데 다양한 역사 속 상황에 대해서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번역도 이정도면 깔끔한 듯 하다.

인상 깊었던 것은 내용은 두가지 였다.

하나는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쟁에 대한 것이었다. 어릴 때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워털루 행진곡 같은 게 있어서 워털루 전쟁이라는 말은 친숙했는데 실제로 그 전쟁이 어떤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어 기쁨같은 것이 느껴졌다.

또 다른 이야기는 남극에 최초로 발을 딛은 아문센이 아닌 아주 간발의 차이로 두번째로 발을 디딘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 무리의 대장인 스콧이 죽어가면서 자신의 아내와 대원들의 가족에게 위로의 편지를 남긴 대목이 매우 감동적이었고 그 중 과학자인 윌슨이 추위와 배고픔과 싸우면서도 연구를 위해서 암석을 수집했다는 것도 공부하는 사람들이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모두 사망해서 그 암석에 대한 연구는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겠지만...

이 책은 뒤로 갈 수록 재미있는데 그 중 이 작가가 상상해서 쓴 톨스토이에 관한 이야기는 희곡을 읽는데 적응이 안되어있었던 관계로 처음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책을 나흘동안 읽으면서 3일동안 이 부분을 읽는데 투자했다. 투자했다기보다는 읽기싫어서 던져두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 이야기도 나중에는 재미있어져서 휙휙 읽어내려갔다.

역사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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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5-03-12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점이 좀 짠거 같은데~ 나도 요즘 전공 공부에 손을 대기 시작했는지라 다른 책 볼 여유가 별로 없다.
 

오늘 나의 사조직 모임이 있었다. 학교를 무사히 마치게 해준 장학재단의 졸업생 환송회였다.

학교에 다니면서 그나마 나를 자유롭게 해주고 또한 동기부여의 원천이었던 곳.

성공에 대한 열의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었던 곳.

그 이름 자체로도 나의 자부심이고 가끔씩은  내 자신을 대표하는 곳.

어쨌건 지금 졸업하고 세미백수로 지내는 상태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가서 웃고 지내다 왔다.

평소의 나같으면 어림도 없었을 행동이었다.

나를 믿어주니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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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5-03-12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런 거 타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성공에 대한 열의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길 바래, 정말. 어서 백수탈출 해서 한 턱 쏘라구~^^
 

어릴 때 우리집은 참 가난했던 것 같다. 지금도 형편이 좋지는 않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때는 더 그랬던거 같다. 그나마 외동딸이라 그런 거 모르고 무럭무럭 자랐다. 부모님 덕분이다. 어쨌든 다세대 주택에 세 들어 살았던 시절. 우리 건물에는 호떡 할머니가 사셨다. 그 할머니가 겨울이 되면 동네 공터에 비닐로 포장마차를 만드시고 호떡을 파셨기때문에 나는 그냥 호떡 할머니라고 불렀다. 엄마는 "ㅇㅇ 할머니"라고 부르셨던 것 같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이유에선지 나는 할머니를 잘 따랐다. 할머니도 나를 이뻐라 해서 호떡 사먹으러 가면 하나씩 더 집어주시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할머니는 참 외로우셨을 것 같다. 같이 붙어있는 다른 집보다 훨씬 작은 방에서 (기억에 어둡기까지했다) 찾아오는 자식도 없이 사셨기 때문이다. 내가 두 살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니깐 엄마는 아마 외할머니 생각에 그 할머니한테 잘 하셨던 것 같고 나는 그런 개념은 없이 그냥 보너스 호떡에 혹해서 할머니를 따랐나보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닌데 나중에 더 나이들면 호떡 할머니가 잊혀질 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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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3년 4월
평점 :
절판


 유명한 책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상당히 늦게 손에 잡았고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는 좋은 내용과 구성을 가진 책이었다.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부류의 책인데 요즘 나의 상황이 너무나 힘들다 보니 나름대로 힘이 되었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라는 책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책의 내용은 평범한 꿈을 꾸던 양치기가 세상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물을 찾아서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사막을 건너 피라미드까지 가면서 평범한 양치가 위대한 인격을 갖춘 인물로 변모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작가는 소망을 갖는 인간을 위해서 온 우주가 그 뜻을 이루는 과정을 도와준다고 말한다. 이 말은 위대한 폰더씨에 나오는 말과 비슷한데 작가의 뛰어난 표현력으로 인해서 마음에 팍팍 와 닿게 되는 것 같다. 큰 꿈을 이루는 사람이 목전에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많은 이들이 그 단계에서 포기하지만 그것은 단지 내면의 소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과거의 일과 관련되어 생기는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또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처음의 시작은 '초심자의 행운'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어른들 화투에서 처음 배우는 사람이 이기지 않는가..). 하지만 누가 끈기있게 용기를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가에 따라서 성공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책의 끝에 존재하는 반전도 볼만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내가 때때로 불평하는 건, 내가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야. 인간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지. 인간의 마음은 정작 가장 큰 꿈들이 이루워지는 걸 두려워해. 자기는 그걸 이룰 자격이 없거나 아니면 아예 이룰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 우리들, 인간의 마음은 영원히 사라져버린 사랑이나 잘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던 순간들, 어쩌면 발견할 수 있었는데 영원히 모래 속에 묻혀버린 보물 같은 것들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두려워서 죽을 지경이야. 왜냐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아주 고통받을 테니까.' 마음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내 마음은 고통받을까 두려워하고 있어요."

 달이 뜨지 않은 어두운 하늘을 함께 올려다보고 있던 어느날 그가 연금술사에게 말했다.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그대의 마음에게 알려주게. 어떠한 마음도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결코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것은, 꿈을 찾아가는 매순간이란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

 연금술사는 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 그래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인 거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 매시간은 보물을 찾고자 하는 하는 꿈의 일부부분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어. 보물을 찾아가는 길에서, 나는 이전에는 결코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했어. 한낱 양치기에게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 그래 그런 것들을 감히 해보겠다는 용기가 없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을 것들을 말이야.'

그는 자기 마음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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