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할아버지 2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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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마키(ms-work), 오경화 역, [고양이와 할아버지②], 미우, 2016.

  첫 번째 [고양이와 할아버지​①](미우, 2016.)로부터 일 년이 지나고, 두 번째 고양이와 함께 사는 마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화롭고 유유자적한 일상은 또다시 분홍색 벚꽃으로 물들고, 여기저기에서 고양이는 모습을 드러낸다. 전작하고 비교해서 좀 더 확장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전에는 제목 그대로 나이 든 고양이 타마와 은퇴하고 할머니와 사별한 다이키치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이번에는 생전의 할머니를 포함하여 주변인들이 동참하는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가끔 인터넷 지도에서 어린 시절에 살았던 곳을 찾아 로드뷰 해본다. 공을 차면서 놀았던 집 앞의 대로는 인제 보니 겨우 차 한 대가 지나가는 공간이다. 학교에 다니며 걸었던 거리는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변해 있고... 그런데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서 반세기 이상을 같이 보냈다면 어떤 기분일까? 집마다 속속들이 숟가락 숫자까지 꿰고 있는 절친한 관계일 것이다. 행복은 이런 게 아닐까? 매년 그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마을의 카페에는 어릴 적 친구들이 백발의 노인이 되어 그대로 모여 있다. 전쟁 이후에 그들이 경험한 격동의 세월은 함박웃음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으로 되살아나고, 곁에는 늘 고양이가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고양이가 사는 마을이다.

  요시에 할머니(향년 71세)

  다이키치 할아버지의 부인.

  커피와 고양이를 무척 좋아한다.(p.7)

  상자에 들어가기 좋아하고, 이리 뒤뚱 저리 뒤뚱대는 고양이... 밥때가 되어 할아버지 주위를 맴돌고, 여름에는 시원한 곳을 찾아 늘어지는...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를 찾아 집안 곳곳을 뒤지고, 며칠을 사라졌다가 엉뚱한 것을 물고 나타나는 녀석... 고양이의 습성이 잘 드러나 있다.

 

 

 

 

 

  봄... 오늘도 타마는 다이키치 할아버지를 따라다닌다. 대청마루에 같이 누워 낮잠을 자고, 할머니의 레시피를 찾아 요리하는 할아버지를 가만히 지켜본다. 잔소리하는 아들, 휴대전화를 챙기기보다는 고양이와 노느라 정신없는 할아버지...

  여름... 친구 이와오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때의 기억, 그 시절 동네 꼬마들은 고양이 아줌마댁에 모여 TV를 보곤 했다. 아줌마가 만들어준 다라야키를 먹으며 왁자지껄했지만, 이제는 집 앞이 고요하다. 마을에 떠도는 귀신의 소문, 전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비행기가 떨어진 사건은 가물가물하다. 할머니를 기다리는 할아버지와 고양이...

  가을... 연례행사로 은행 줍기에 나서고... 1964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던 해, 떨리는 마음으로 청혼하는 순간에도 고양이는 있었다. 할아버지의 마음하고 다르게 느릿느릿한 고양이... 별일이 아닌 것을 가지고 호들갑이다.

  겨울... 데워진 난로에 네모 떡을 구우며 옛 생각을 하고... 할아버지는 머리숱이 없지만, 습관적으로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다듬는다. 나이 든 고양이와 노인이 한집에 산다는 것은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추운 날인데도 할아버지는 집 나간 고양이를 위해 출입문을 조금 열어둔다.

  이번에도 사계절의 구성으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고양이와 할아버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고양이와 보내는 유쾌한 오늘과 오래된 친구와 나누는 애잔한 과거의 기억은 재미와 감동을 주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고양이와 할아버지의 일상은, 미래적이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와 고양이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구 하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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