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에 살다
손명찬 지음, 김효정(밤삼킨별) 사진.손글씨 / 비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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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찬 글, 밤삼킨별 사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에 살다], 비채, 2014.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짧은 경험으로 삶을 인지했던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다른 건 몰라도 신발이나 어깨끈이 달린 가방 그리고 의자를 고를 때에는 내가 쓸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지출했다. 다른 말로 옷은 대충 아무거나 입어도 내 몸의 편안함과 관련된 것은 무조건 유명을 고집했다. 지금 당장은 가격이 비싸도 그것이 오랫동안 나를 편안하게 한다는 나름의 진리(?)를 일찌감치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각자의 삶이 다양한 것처럼 누군가는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본다. 시장에 의자를 사러 가서...

의자 고르기

앉으면, 세상 걱정 없게

무게 중심이 잘 잡히면 좋겠어요.

뒤가 좀 든든하게

아늑한 등받이가 있으면 좋겠어요.

쉬는 동안만큼은

흔들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혼자 있으면, 조용히

책을 읽다가 잠들어도 좋겠어요.

당신이 오면, 같이 앉게

아주 큼지막하면 좋겠어요.

즐거움을 나눌 수도 있어요.

달콤함 커피 브레이크!

생각 의자.

생각의 자리, 생각의 자유.(p.48-4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에 살다]는 따뜻한 위로와 감성을 자극하는 글과 사진으로 이루어진 잠언, 에세이이다. 글쓴이인 손명찬이라는 이름은 조금 낯설어도 그가 편집과 경영을 했던 월간 [좋은생각]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셔터를 누른 밤삼킨별은 세계를 여행하는 사진작가이다. 이 둘의 만남은 일상에서의 행복, 기쁨, 감동, 감사, 고백, 다짐, 권면을 전하는데...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은 아시다시피 '지구'이다. ① 마음, ② 치유, ③ 관계, ④ 사랑, ⑤ 인생, ⑥ 오늘. 여섯 개의 구성은 아름다운 별에서 살아가는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포켓 리스트

별다른 설명이 필요할까요.

'오늘 하루,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주머니에서 쉽게 꺼낼 수 있는 리스트 말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식은 죽 먹기'로 간단하게 이루어지는 일들.

'주머니 속의 행복' 말입니다.

뭐든 가능합니다.

오늘 하루가 가기 전에 능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혼자서든, 여럿이서 힘을 모으든 상관없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꼭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합니다.

두고두고 흐뭇한 마음이 들어야 합니다.

책임감이나 의무감, 나도 모를 마음으로는 안 됩니다.

그럼, 재미가 하나도 없겠지요.

포켓 리스트The Pocket List를 만들어보세요.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처럼 거창하지는 않아도

결코 그보다 못하지 않을 겁니다.

소박하다거나 사소하지 않을 겁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수준의 일들도,

그날이 오면 오늘의 주머니 속으로 옮겨질 테니까요.(p.52-53)

  무엇을 계획하고 그것을 반드시 실천하는 철저한 삶이 아닐지라도 오늘 하루가 가기 전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라는 말에 나만의 포켓 리스트를 작성해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관람하기, 카메라로 하루에 한 컷 이상 사진찍기, 가방에 읽을 책 넣고 다니기, 한동안 연락하지 못한 지인에게 문자로 안부 전하기, 계단으로 걸어 다니기, OOO 욕하기...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다. 아 참! 그리고 기도하기.

이런, 독한 것!

독한 것을 나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리가요. 독을 지닌 것들을 생각해보세요. 식물이든 동물이든 독이 생긴 이유는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독이 없으면 스스로를 방어하기 힘들 정도로 약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원인 제공자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독하게 만들지 마세요."라고요. 독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놓고 잘못된 사람으로 몰지 마세요. 조심성 없이 독을 만지거나 먹어놓고 남을 탓하지 마세요. 독을 품었지만 알고 보면 상처도 깊고, 마음도 약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독한 마음을 품고 독하게 사는 분께도 부탁드려요. 가능하면 당신을 독하게 하는 사람 곁을 떠나세요. 그 곁을 지키는 한 인과관계를 끊을 수 없어요. 나날이 새로운 원인과 결과가 계속될 거예요. 떠날 만한 여건이 아니라면 지혜롭게 잘 피해가세요. 숭고한 신념을 갖고 있으시다면 꿋꿋이 이겨내세요. 독은 자신에게만 쓸개처럼 쓰세요. 고사성어 '와신상담臥薪嘗膽'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교훈과 같은 약이 되고,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강한 일념을 만들어줄 거라 믿어요.

곁에는 '나에게 좋은' 사람 말고 '서로 좋은' 사람을 많이 늘려 가세요. 당신에게서 독이 빠져나가게 할 사람들입니다.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줄 일념의 훌륭한 근거가 될 겁니다. 또한 당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그들도 더욱 착하게, 강해질 수 있습니다.(p.138-139)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화를 돋우고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이가 있다. 어떻게 나를 다스려야 하는지 여기에 속 시원한 답이 있다. 반대로 나는 누군가에게 독을 품게 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갑의 위치에서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때로는 치밀한 계획하에 의도적으로... 독은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어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기억하며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하겠다는 결심이 선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기록한 짤막한 글은 마음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한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담은 빛 그림은 글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더 깊은 감상을 돕고...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순수함을 잃어가는 마음을 잠시나마 깨끗이 할 수 있었다. 상처를 극복하고, 팍팍한 일상을 훈훈하게, 각박한 세상을 긍정적으로, 나만이 아닌 우리가 더불어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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