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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백성 - 변하지 않는 교회의 특권 4가지
존 R. 스토트 지음, 정지영 옮김 / 아바서원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존 스토트, 정지영 역, [한 백성], 아바서원, 2012.
John R. W. Stott, [ONE PEOPLE], 1966.
존 스토트는 현대 기독교 지성을 대표하는 복음주의 신학자요, 위대한 저술가이며, 20세기 최고의 설교가 중의 한 사람이다. 이러한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고, 내 책장에는 그의 저술이 몇 권 꽂혀 있기는 하나 부끄럽게도 인제야 그의 글을 제대로 읽게 되었다. [한 백성]은 '변하지 않는 교회의 특권 4가지'라는 부제와 함께 '교회'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잘 전달하고 있다.
에클레시아 - 그리스도인의 모임
디아코니아 - 그리스도인의 사역
마르투리아 - 그리스도인의 증거
코이노니아 - 그리스도인의 친교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엡 1:23),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며(엡 1:22), 교회는 건물을 말하기보다는 '부름 받은 사람의 모임'으로 에클레시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장로교 전통에서 교회와 관련된 신학 두 가지 정도를 기억하고 있는데... 하나는 교회의 5가지 역할이다. ① 케리그마(말씀 선포) ② 레이투르기아(예배) ③ 디다케(교육) ④ 코이노니아(친교) ⑤ 디아코니아(봉사)이다. 어느 곳에서 어떠한 상황이더라도 교회라면, 이 5가지 역할을 해야 진정한 교회이다. 다른 하나는 교회의 4가지 특성이다. ① 교회는 하나이고 ② 교회는 거룩하고 ③ 교회는 보편적이고 ④ 교회는 사도적이다. 이 말은 교회는 어떤 특정인을 대상으로 취미를 공유하는 모임이 아니라 그것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모임이라는 것이다. 존 스토트는 영국 성공회 신부로 신학의 배경이 달라서일까? 장로교 전통의 신학과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4가지를 통해서 교회를 말하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순례하는 백성이다. 교회는 모든 사람을 하나님과 화해하도록 하기 위해 세상의 종말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고, 모든 사람을 하나 되게 하실 주님을 만나기 위해 시간의 끝을 향해 서둘러 가고 있는 순례하는 공동체다.(p.29)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런 더디고 민주적인 그리고 기독교적인 진행이 언제나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었음을 회개하는 마음으로 고백합니다. 문제가 심각할 때 사람들은 누구나 인내심을 잃고 어떤 식으로든 강제로 해결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유혹에 넘어가면 교회는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되며 성령을 거슬러 그리스도에게 불순종하는 결과를 가져 옵니다. 이 문제에 관한 우리 주님의 가르침은 분명합니다... 세상 지도자의 리더십이 지배와 권력을 특징으로 하는 반면, 기독교 지도자의 리더십은 섬김과 종이라는 낮은 태도를 특징으로 합니다. 핸드릭 크래머는 이를 "권력과 지배욕이 섬기는 마음으로 바뀌었다"라며 명쾌하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입으셨습니다"(빌 2:7).(p.53-54)
영국 성공회는 비상시에는 자격 있는 평신도 지도자가 성직자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핸드릭 크래머는 실레지아 지역이 폴란드로 합병되었을 당시 그곳의 루터교 복음주의 교회들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실레지아 지역이 폴란드에 합병되었을 당시는 200명의 목사 중 198명이 피난을 간 상황이었습니다... 성공회 교회법 28조는 "적법하게 부르심을 받고 그것을 행하도록 보냄을 받기 전에는 아무나 공적 설교와 성례전을 회중에 시행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교리가 아니라 규정의 문제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목사와 평신도의 관계에 대한 이 규정 자체는 성경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p.67-68)
성직자는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성직자는 그리스도의 종이요, 그분의 '일꾼'이며 '심부름꾼'입니다. 또한 성직자는 그리스도를 위해 다른 사람을 섬기는 종입니다(고후 4:5).(p.69)
이 책이 쓰인 1960년대에는 세계 인권 문제가 대두하고 여성 운동이 확산하는 시기였고, 현재와는 다르게 평신도 사역이 많이 움츠러든 상황이었다. 이러한 신앙의 배경에서 저자는 평신도를 동역자로 세우고 성직자와 같이 '한 백성'임을 강조한다. 과거와 비교하여 상황은 많이 바뀌었어도 성경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여전히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 수십 년 전의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파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역시 신앙의 대가의 글에는 아무런 거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교회가 가난한 시절에는 우리 모두 행복했는데... 오늘 교회는 부자가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행복은 사라지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