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에 K모 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김영하의 문화포커스)을 통해서였습니다. 차분하고 감성적인 목소리로 매일의 문화 소식을 전하는 것에 매료되었고, 그가 유명한 소설가라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김영하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은 최근에 팟캐스트를 통해서입니다. 타인의 문학 세계를 존중하고 공감하며 때로는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탁월함에 감탄하여 그의 작품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궁금한 것이 많아 수업 시간마다 질문을 쏟아내던 아이, 때로는 무모하게 여겨질 만큼 엉뚱한 상상에 빠져 지낸 아이가 자라나 소설가가 되었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그가 만들어내는 작품을 통해서 그의 상상의 날개가 보이는듯합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서 옛날의 개츠비가 아닌, 세련된 문체로 현재의 개츠비를 만날 수 있었고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외설적이고도 자극적인 문장으로 우리 사회를 비추는 적나라함에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직 그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못해서 그의 문학 세계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항상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그만의 실험성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며 딸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고 하는데, 문득 기억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몸에 문신을 새기는 영화 [메멘토]가 떠올랐습니다. 그의 작품 속의 주인공은 어떻게 기억을 지켜갈지, 그만의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이야기가 매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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