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사의 건강백신 - 전 국민 건강 블로그 <뉴욕에서 의사하기>의 레알 건강 토크
고수민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고수민, [뉴욕의사의 건강백신], 북폴리오, 2013.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일까? 올해 초에 개인적으로 건강이 아주 좋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지니 더불어 심리적으로 우울증도 있었고... 다행히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잔병치레하면서 육체의 고통과 정신의 불편함을 제대로 맛보았다. 하긴, 학창 시절의 체육수업을 제외하고는 오랜 세월을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에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어느 마음씨 좋은 이웃께서 한 권의 책을 보내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뉴욕의사의 건강백신]이다. 실제로 몇 년 전에 같은 저자의 [뉴욕의사의 백신 영어](은행나무, 2009.)를 인상 깊게 읽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참이라, 책과의 만남이 매우 반가웠다.

 

  고수민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영어와 관련한 블로그(http://ko.usmlelibrary.com/)를 통해서였다. 국내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의사로 근무한다는 한 블로거가 영어를 조언하고 있었다.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어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게 아니고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니,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공부하라는 것이었다. 누구나 알만한 일반적인 원칙이지만, 대부분은 단기간의 노력과 쉽게 포기하는 일이 잦은 상황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펼치면서 어느 정도는 건강에 관한 그의 조언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이 다른 건강 관련 서적과 분명히 다른 점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이 책은 백과사전식으로 모든 질환의 요점을 골고루 정리해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여러분이 어떤 의학 지식을 반드시 알아야 하는지를 선택적으로 골라 강조에 강조를 거듭한 책입니다... 둘째, 이 책은 여러분이 건강한 삶이라는 개념을 최대한 먼 거리에서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속담처럼 말이지요.(p.5)

 

  국내에서 가정의학과를, 미국에서 내과와 재활의학과 그리고 통증의학을 공부한 의사는 건강을 말하면서 지엽적인 시각이 아닌, 포괄적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즉, 어떤 환자가 요통과 당뇨를 앓고 있으면... 예전에는 개개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 너무 집중하여 두 가지를 연결해서 볼 줄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환자 전체를 놓고 곰곰이 생각하니 두 가지 질병의 연결고리로 복부 비만이 있고, 이 문제가 당뇨와 요통을 다 악화시키는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복부 비만의 기저에는 반복되는 다이어트의 실패와 비만에 관한 잘못된 이해, 심리적인 우울함이 원인이 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까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종합적인 시각으로 건강을 말하고 있다.

 

  하나, 생활 건강

  둘, 직장인 건강

  셋, 질병 건강

  넷, 여성 건강

  다섯, 건강에 관한 단상

  부록. 병원에서 알려주지 않는 건강검진의 비밀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시작은 일상의 생활 건강이다.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자꾸 나오는 방귀, 푹신한 침대와 단단한 침대, 생활 자세, 탈모, 피부, 다이어트... 등. 현대인이 관심을 둘만 한 내용을 언급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생활과 올바른 습관이다. 직장인의 건강에서는 누적된 피로, 컴퓨터 사용으로 생기는 질환, 뭉친 목과 어깨의 근육, 허리가 아픈 경우, 눈의 건강,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다룬다. 원론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고른 영양의 섭취와 충분한 휴식 그리고 적당한 운동을 추천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일이 잘못되면 "속이 쓰리다"라고 표현합니다. 이 속은 당연히 위장을 말할 것입니다. 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슥거리면 두통이 있어서 속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라 "체했다"라고 표현합니다... 반면 서양 사람들은 심장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매우 슬프고 낙담될 때 'heartbreak' 혹은 'broken heart'라고 표현하는데 직역하면 '심장이 부서졌다' 정도가 되겠지요.(p.163-164)

 

  실제로 우리는 치명적인 위장 질환이 많고, 서양은 치명적인 심장 질환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의 1위는 '위암'이고, 서양은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장 질환이 암 사망률을 앞서고 있다. 소화기와 관련된 질병은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과도한 소금의 섭취를 줄이고 육류(특히 가공육)보다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어야 한다. 찌개나 다른 반찬을 먹을 때에 그릇을 나누지 않고 함께 먹는 습관과 술잔을 돌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그리고 당뇨와 고혈압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의 위험...

 

  개개인의 유방암에 대한 감수성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이런 측면에 대해서는 예방할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대신 식단을 바로잡는 문제는 우리의 노력으로 가능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고지방식, 고칼로리식이 주가 되는 서구적 식생활인데 이런 식사를 즐기게 되면 당장 유방암이 생기는 것도 문제지만 부수적으로 생기는 비만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p.231-232)

 

  통계상으로는 서구와 비교하여 아직 낮은 수치이지만, 우리나라의 유방암 증가율은 세계 1위라고 한다. 그래서 여성의 건강으로 유방암에 관해 깊이 있게 접근하고, 그 외에 임신과 출산과 관련하여 다양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의대에 다닐 때 교수님들이 항상 하시던 말씀이 "어떤 병에 대해 치료법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그 병의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는 의미"라는 것이었습니다. 암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민간의학, 대체의학의 방법들이 난무하는 이유는 기존 현대의학계에서 악성 종양 완치의 열쇠를 쥐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50년 전에 비해서 암 환자의 생존율도 훨씬 높아졌고 예전에는 치료하지 못했던 암들이 이제는 새로운 약과 방법으로 치료되고 있습니다.(p.318)

 

  건강에 관한 단상에서는 한국인의 잘못된 식습관을 지적하고,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광우병 문제를 언급하며, 새로운 암 치료법의 희망을, 침술과 한방의학의 통계와 임상시험의 부족에 유감을, 한국과 비교하여 미국의사들의 생각 차이를 소개한다.

 

  원문이 블로그를 통해서 작성된 글이라, 토막이 잘 나누어져 보기에 편하다. 어쩌면 지루하고 딱딱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의학 상식을 독자의 관심을 끌만 한 흥미로운 소재로 접근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건강에 관한 어떤 특별한 비결이나 비법은 없지만,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원칙을 하나하나 설명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건강은 바른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휴식 그리고 적당한 운동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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