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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이야기 - 내 삶의 불청객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법
매슈 맥스웰 지음, 앨리 데이글 그림, 김선형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4월
평점 :
매슈 맥스웰 글, 앨리 데이글 그림, 김선형 역, [바퀴벌레 이야기], 동아시아, 2026.
Matthew Maxwell, Allie Daigle, [HOW TO HOLD A COCKROACH], 2020.
어느 날 신의 아들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이제 곧 정치적, 종교적, 현실적 억압으로부터 해방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원문은 '회개'보다 '회심'의 의미에 가깝다. 회심하라... 마음을 바꾸라 천국이 가까이에 있다.
매슈 맥스웰의 [바퀴벌레 이야기]는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관한 에세이(스토리텔링)로, 마음을 바꾸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때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소년은 자신이 있는 그대로의 바퀴벌레가 아니라 바퀴벌레라고 믿게 된 어떤 것을 무서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주 오랜만에, 새삼스레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실제로 바퀴벌레에 관해 얼마나 아느냐고. 너는 뭐니, 정말로? 궁금해졌다. 소년은 호기심을 품고 바퀴벌레를 보았다. 작은 아이였을 때, 어머니가 소리 지르기 전에는, 이런 눈으로 바퀴벌레를 보지 않았을까. 소년은 바퀴벌레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어쩌면 바퀴벌레들은 나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을지도 몰라.(p.18)
한 소년이 저녁을 먹다가 식탁 위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한다. 그는 벌레를 끔찍이 싫어해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고, 징그러운 마음에 더는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혐오감으로 바퀴벌레가 전부 사라져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란다.
소년은 왜 그렇게 바퀴벌레를 싫어하는 것일까?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가 바퀴벌레를 보고 소리 지르던 기억, 바퀴벌레는 더럽고 위험하다는 믿음, 남들도 전부 바퀴벌레를 질색하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마음속에서 진실처럼 굳어졌고, 이제 바퀴벌레만 보면 속이 메슥거리고 기분이 나빠진다.
그런데 이것은 바퀴벌레 자체가 아니라 바퀴벌레에 덧씌워진 어떤 관념을 무서워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 소년은 궁금해졌다. 바퀴벌레가 무엇인지 사람이 무엇인지 그는 알지 못했다. 과거의 의미나 미래에 닥쳐올 일도 알지 못했다. 결국 과거와 미래란 건 우리가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생각에 불과한 것 아니야?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소년은 그 의미를 꾸며내거나 남들이 꾸며낸 의미에 동의하며 그 의미가 진실인 양 삶을 살았다. 어떤 일이란 좋거나 나쁘기 마련이라고, 후회하거나 축하해야 한다고, 웃거나 울거나 둘 중 하나라고. 이 모두가 소년 스스로의 선택과 소년이 믿도록 가르침을 받은 바에서 비롯했다.(p.88)
인생에서 우리는 바퀴벌레뿐만 아니라 수많은 불청객을 만난다. 나 자신, 헤어진 연인, 과거, 미래, 일, 타인, 죽음, 삶, 감정, 앎, 만물... 등에서 두려움을 비롯한 갖가지 감정을 느낀다. 그때마다 소리를 지르거나 미워할 수는 없다. 어쩌면 우리는 본질이 아닌 막연한 허상에 지배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고쳐 본질을 바라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 바퀴벌레를 마주했을 때 "너는 뭐니, 정말로?"라고 물으며 불행할지 아니면 행복할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감정을 통제하면 소시오패스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