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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 살인 -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원작 소설, 공식 출판작,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애거서 크리스티, 신영희 역, [오리엔트 특급 살인], 황금가지, 2002. 2013.
Agatha Christie,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34.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하고 관련해서 크게 두 가지 논란(?)이 있는 듯하다. 하나는, 번역의 문제이다. 총 79권이라서 여러 번역가가 참여했고, 그러다 보니 불가피하게 편차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하나는, 순서의 문제이다. 왜 출간 순으로 하지 않았을까?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에르퀼 푸아로가 등장하는 장편 중에서 여덟 번째이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이전의 사건을 언급하는(스포일러) 경우가 있고, 전집 14권 [커튼]에서 갑자기 죽어 황당했다는 후기도 있다. 왜 순서를 꼬았는지 의문이다.
"...지금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계급과 국적과 나이가 다 다르죠.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사흘 동안 함께 지내게 된 겁니다. 한 지붕 아래서 먹고 자고, 서로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날이 되면 각자의 길로 가서 다시는 서로 만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사고라도 나면......"(p.32)
푸아로는 시리아에 있는 프랑스 부대에서 어떤 사건을 해결했고, 이스탄불을 거쳐 런던으로 향한다. 이스탄불-칼레행, 심플론 오리엔트 특급을 타고 사흘간 유럽을 횡단하게 된다. 그런데 기차는 빈코브치와 브로드 중간 지점(발칸반도, 유고슬라비아)에서 폭설로 인한 눈사태로 멈춰 선다. 더구나 설상가상으로 승객 한 명이 살해되어 시신으로 발견된다.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군요. 누군가 저기 서서 여러 번 찔러댄 모양입니다. 정확하게 몇 군데나 찔렸습니까?"
"열두 군데입니다. 한두 개는 그저 긁힌 정도지만 최소한 세 개는 치명적인 상처였습니다."(p.73)
"살인자는 굉장히 힘센 남자입니다. 또한 반대로 힘이 약한 여자이기도 합니다. 오른손잡이면서 왼손잡이기도 하고요. 아! 정말 묘하군요!"(p.77)
새뮤얼 라쳇이라는 미국인이 침대 칸 객실에서 수면제를 먹고 칼에 찔려 죽었다. 사인은 12개의 자상으로... 깊은 상처와 경미한 상처가 있고, 죽은 뒤에 생긴 상처도 있으며, 범인은 오른손과 왼손을 전부 사용했다. 피살자의 본명은 카세티이고, 몇 년 전에 미국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암스트롱 유괴 사건'의 범인이다. 푸아로와 벨기에 국제 침대차 회사의 중역 부크 그리고 그리스인 의사 콘스탄틴을 제외하고, 객차에는 차장과 승객 12명이 있었다.
00. 피에르 미셸, 프랑스인, 차장, 15년간 근무
01. 헥터 매퀸, 미국인, 피살자의 비서
02. 에드워드 매스터맨, 영국인, 피살자의 하인
03. 캐롤라인 허바드 부인, 미국인, 자신의 딸 자랑에 심취해 있다.
04. 그레타 올슨, 스웨덴인, 간호사
05. 나탈리아 드래고미로프, 공작부인, 러시아인으로 프랑스로 귀화
06. 07. 안드레니 백작 부부, 헝가리인, 외교관 신분
08. 아르버스넛, 영국인, 인도 주둔 영국군 대령
09. 사이러스 하드맨, 미국인, 뉴욕 맥닐 탐정 사무소 소속 사립 탐정, 피살자를 경호
10. 안토니오 포스카렐리, 이탈리아인으로 미국으로 귀화, 포드 자동차 중계상
11. 메리 더벤햄, 영국인, 가정교사
12. 힐데가르데 슈미트, 독일인, 공작부인의 하녀
"그런데 그 점이 증명되지 않는군요. 두 사람이 함께 관련되어 있다면, 서로 상대방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줘야 하지요. 그래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더벤햄 양의 알리바이는 생전 처음 만난 스웨덴 여자가 증명해 주고, 아르버스넛 대령의 알리바이는 죽은 사람의 비서인 매퀸 씨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 수수께끼의 해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답니다."(p.175)
푸아로는 식당차에서 한 사람씩 불러 증언을 듣는다. 사망 추정 시각은 새벽 1:15경이고, 용을 수놓은 주홍색 잠옷과 여자 같은 목소리의 키가 작고 검은 머리인 남자에 관한 목격담이 이어진다. 각각의 증언과 알리바이는 일치하는 듯 보이지만, 뭔가 수수께끼 같은 의구심이 남는다.
"세상에! 그렇다면 기차에 탄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p.274)
"제일 먼저 가장 관심을 끈 점은 이스탄불을 떠난 다음날 부크 씨가 식당차에서 내게 한 말이었습니다. 모든 계급과 모든 국적을 대변할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기차 안에 모여 있어서 흥미롭다는 말이었지요. 난 그 말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 말이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을 때 도대체 어떤 곳에 이렇게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보았습니다. 답은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이라면 한 집안에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일 수 있습니다..."(p.289)
"배심원은 열두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엔 열두 사람의 승객이 있습니다. 라쳇 씨는 열두 차례 칼에 찔렸습니다. 이것으로 내내 의아했던 것, 왜 이런 한산한 때에 이스탄불-칼레행 열차에 승객이 많이 몰렸는지를 알게 됐습니다."(p.293)
결국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1934.)을 읽으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1939.)와 구조적으로 대칭을 이룬다는 생각을 한다. 두 작품은 모두 고립된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클로즈드 서클)이고, 과거의 어떤 일 때문에 현재의 밀실로 모였고, 법이 심판하지 못한 악인을 단죄하는 유사성이 있다. 하지만 결말은 흥미롭게 갈리는데, 주요 인물 전원이 공범이거나 아니면 전원이 피살되는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탐정의 유무와 그에 따른 결말은 대조를 이루지만, 묵직한 권선징악의 메시지는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