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 ㅣ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아오야마 미치코, 권남희 역,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문예춘추사, 2022.

Aoyama Michiko, [MOKUYOUBI NIWA COCOA WO], 2019.

제1회 미야자키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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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간혹 우연한 기쁨이 있다. 실수를 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인 경우 말이다. 길을 잘못 들었는데, 지름길이었다든가... 사려고 한 물건이 품절이라 그냥 오기 뭐해 다른 걸 골랐는데, 그게 더 적합하다든가... 계획이 틀어져 어쩔 수 없이 플랜 B로 진행했는데,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는... 정말 하늘이 도운 것 같은 그런 날이 있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은 12개의 연작 단편으로, 하나같이 우연이 가져온 꿈같은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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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참담한 달걀말이

자라나는 우리

성자의 직진

만남

반세기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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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랄프 씨의 가장 좋은 하루

돌아온 마녀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삼색기의 약속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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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각각의 단편은 15페이지 정도로 짧고, 중심이 되는 컬러가 나오고, 등장인물은 알게 모르게 연관이 있고, 일본 도쿄와 호주 시드니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처음과 마지막이 연결되는 등 짜임새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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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앉으시던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힘이 날 때가 있잖아요."(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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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wn. 도쿄의 어느 주택가에 있는 작은 카페, 마블 카페에서 일하는 와타루는 목요일 오후 3시에 와서 코코아를 주문하는 여자에게 관심을 가진다. 어느 날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 코코아를 서빙하다가 실수로 몇 방울을 흘렸는데, 그것은 우연히 편지지 위해 갈색 하트 자국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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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동그란 것도 우수해. 깊고 묵직해서 사용하기가 아주 편해. 볶음이나 마파두부 만들 때는 그게 최고야. 파스타도 삶을 수 있고. 아무리 새것이고 쓰기 편리해도 달걀말이 팬에 중화요리는 맡길 수 없지. 맞는 도구가 있는 거야."(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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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 테루야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그림을 그리고, 아사미는 회사에 다닌다. 남편의 그림이 인스타그램에서 알려져 교토에서 전시회를 하게 되고, 그녀는 며칠 동안 아들 다쿠미를 유치원에 등하교 시키며 돌봐야 한다. 문제는 도시락, 노란색 달걀말이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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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네일이 예쁘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게 손톱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된 건 확실해요. 하지만 에나 선생님이 네일을 지운 뒤, 야스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씀하셨대요. 에나 선생님 손톱 예쁘죠, 하고. 많이 웃고, 많이 먹고, 뭐든 즐겁게 노력하다 보면 에나 선생님처럼 예쁜 손톱이 돼요. 어른 되면 예쁜 색 발라서 멋내고 싶죠? 건강한 손톱이라면 더 멋져요, 하고"(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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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에나는 유치원 선생님이다. 네일 금지라는 암묵적 규칙이 있는데, 동창회에 가면서 칠했던 매니큐어를 깜빡 잊고 지우지 못했다. 아이들은 핑크 손톱을 보고 예쁘다고 말했지만, 곧 학부모의 항의로 선배 교사에게 한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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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다른 손님 생각해서 가게를 나가주시는 매너 좋으신 분 같습니다."

허를 찔렸다. 내가 비상식이라고 생각한 것이 다른 각도에서 보면 상식적인 일이기도 한 건가.(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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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야스코는 절친의 결혼 소식을 듣고 마음이 복잡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이라 잘 안다고 여겼는데, 불쑥 이혼 예정인 남자를 만난다고 하니 그녀의 상식으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썸싱포, 마더구스의 노래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래된 것, 새로운 것, 빌린 것, 그리고 파란색으로 된 것을 신부가 지니면 행복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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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사랑이란 어려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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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몹시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아주 간단한 일이기도 하죠. 사랑하려고 마음먹고 사랑하는 게 아니니까. 사랑은 원래 굉장히 자유로운 거잖아요."(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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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리사와 히로유키는 호주에서 신혼여행 중이다. 타롱가 동물원에서 결혼 50주년 기념으로 금혼식 여행을 하는 노부부를 만나는데, 그들은 마치 운명의 붉은 실로 맺어진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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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당신, 거짓말하지 않았네요."(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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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y. 젊은 시절 미사코는 "당신 같은 밋밋한 사람하고 같이 살아도 재미없을 거예요. 나는 멋있는 남자를 좋아해요."라고 말했을 때. 신이치로는 "멋있어지겠습니다. 약속합니다. 지금은 밋밋해 보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멋진 로맨스그레이가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렇게 50년을 함께 살았다. *신이치로와 미사코 노부부는 소설 [일요일의 놀이공원](문예춘추사, 2026.)에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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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계속 그려. 너의 초록색을 구원해주는 사람이 있을 거야. 네가 그리는 것은 '너'이고 '당신'이야. 사람들이 제각기 자기한테 딱 맞는 한 장을 발견할 거야.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줘."(p.11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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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어릴 때부터 초록색 그림만 그리던 유별난 아이, 유(YOU)는 어른이 되어 초록색을 그리러 호주에 왔다. 그녀는 초록색 물감을 사용하지 않고, 노랑과 파랑에 여러 가지 색을 조금씩 섞어 나만의 초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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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있잖아, '되고 싶은 나'라는 거래. 무슨 색을 골랐나 하는 것보다 그 이유 쪽에 해답이 있어. 저기, 랄프. 지금 당신이 말한 오렌지색은 '되고 싶다'기보다 그야말로 당신 그 자체인걸."(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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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 보타닉가든 옆에 있는 작은 샌드위치 가게, Ralph's Kichen은 오렌지색이 트레이드 컬러이다. 랄프는 3년 전 옆집에 사는 여자를 좋아했는데, 갑자기 무슨 색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오렌지색이라고 대답했다. 즐거운 색, 빨간색만큼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고, 노란색만큼 기발하지 않고, 사람을 밝게 맞이해주는 건강하고 유쾌한 기분의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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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쿼이즈 블루(밝은 청록색을 띤 터키석 색-옮긴이)."

"왜?"

"신비롭잖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를테면 당신이 오렌지색 속에서 나를 기다리다 웃는 얼굴로 맞아주듯이."(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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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quoise. 신디는 마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터키석을 몸에 지니고, 일본어로 된 주문을 외운다. 커서는 식물의 약효와 효능을 연구하고, 아로마 요법을 공부했다. 그리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좋아하는 옆집 남자에게 마법을 걸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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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쓰코의 까만색은 다른 사람과 달라. 네 눈동자에는 얼룩이 없어. 그래서 여러 가지 것이 또렷하게 비쳐.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들도 너한테는 잘 보일 거야."

내 눈, 지금까지 좋아한 적도 싫어한 적도 없다. 하지만 그레이스의 말을 듣고 나니 왠지 내게도 특별한 힘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용기가 솟았다.(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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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검은 눈동자의 아쓰코는 번역가이다. 오늘의 그녀가 있기까지... 펜팔을 하며 도움을 준 친구, 지금의 남편, 그리고 출판사를 소개해 준 마스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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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날 수도 있대. 어떤 사람이 그렇게 가르쳐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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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까지 꼭 병을 고쳐서 도쿄에 갈 게. 마코와 함께 벚꽃을 볼 거야."(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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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 메리는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와 가까워진다. 제일 좋아하는 보라색 풍경... 호주는 10월에 자카란다의 꽃잎을, 일본은 4월에 벚꽃을 보며 봄을 느낀다. 그녀는 친구가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삼색기가 그려진 항공우편으로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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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고 처음 알았습니다. 세상에는 '첫눈에 반하기'만 있는 게 아니라 '첫소리에 반하기'도 있다는 걸.

나는 마음속으로 당신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코코아 씨.'(p.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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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사랑하면 마음도 통하는 것일까? 눈이 오는 하얀 겨울날, 그들은 서로 같은 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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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전부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알게 모르게,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영향을 주고받으며 삶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 사랑을 준비하고, 꿈을 키우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인생을 마무리하고, 나를 발견하고, 절망 중에 희망을 보고,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나의 말과 행동이 돌고 돌아서 누군가에게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기쁨을 주었으면 한다. 세상 모든 일이 소설처럼 잘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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