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는 동안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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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김남주 역, [빛이 있는 동안, 유작 소설집], 황금가지, 2002. 2013.

Agatha Christie, [WHILE THE LIGHT LASTS AND OTHER STORIES],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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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따라 읽기 프로젝트...

황금가지에서 출간한 전집은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의 공식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의 완역본으로, 장편소설 66권과 단편 및 유작 단편집 등을 포함해서 총 79권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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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빛이 있는 동안]은 유작 소설집으로, 1920년~1930년대에 쓰인 초기작이다. 그래서인지 재미보다는 작품의 성격과 의미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수록된 9개의 단편은 후에 발표한 작품의 원형이고, 에르퀼 푸아로(Hercule Poirot)가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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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집

여배우

칼날

크리스마스 모험(에르퀼 푸아로)

외로운 신

맨 섬의 황금

벽 속에서

바그다드 궤짝의 수수께끼(에르퀼 푸아로)

빛이 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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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에서 보자면 그 꿈은 당신과 상관이 있어요. 내가 처음으로 그 꿈을 꾼 게 당신을 만나기 전날 밤이었으니까요."

"나랑 관계가 있다고요?"(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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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집'은 미완(?)의 심리 스릴러이다. 존 시그레이브는 몰락한 귀족으로, 어느 날 꿈에서 주변과 동떨어진 언덕 위의 아름다운 하얀 집을 본다. 그에게 호감을 가진 메이지의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 운명의 장난처럼 그녀의 친구인 앨러그라를 사랑하게 된다. 꿈을 꾸고 나서 만난 여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전개는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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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여사님께.

어젯밤 <복수의 천사>에서 당신의 연기는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여사와 저는 둘 다 시카고에서 죽은 낸시 테일러 양을 친구로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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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는 교묘한 트릭이 인상적이다. 인기 배우 올가 스토머는 자신의 과거를 안다는 남자로부터 협박 편지를 받는다. 그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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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우연으로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좋아하지 않는 여자,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쓰라린 질투의 대상인 여자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 여자를 파멸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당한 일일까?(p.6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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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은 심리적 긴장이 극에 달한다. 클레어 헐리웰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제럴드 리와 결혼할 줄 알았지만, 그는 비비안과 결혼했다. 짝사랑과 질투의 마음을 숨기고 절친한 이웃으로 지내는데, 그녀는 비비안의 부정을 알게 된다. 둘은 칼날이라고 불리는 오솔길에서 만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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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이 났어. 우리 살인 사건을 만들어보자고. 내 말은 가짜로 만들잔 말야. 그런 다음 그를 끌어들이는 거야. 그래, 해보자고. 무척 재미있을 거야."(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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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모험'은 에르퀼 푸아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크리스마스에 에밀리 아줌마(노처녀 엔디코트)의 집에 초대된 젊은이들은, 달걀형 얼굴에 곧추선 콧수염을 지닌 자그마한 벨기에 노인을 위해 가짜 살인 사건을 모의한다. 그런데 진짜로 시체가 발견되고, 대탐정은 비밀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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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그는 대영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아시아의 골동품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우연히 그 외로운 신상을 보게 되었다. 그 신상의 매력은 첫눈에 그를 사로잡았다. 거기에는 자신과 비슷한 그 무엇이 있었다. 거기에는 낯선 땅에서 길을 잃은 누군가가 있었다. 어둑한 구석의 높다란 석대 위에 앉아 있는 그 작은 잿빛 석상을 보기 위해 대영박물관에 들르는 것이 그의 습관이 되었다.(p.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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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신'은 동화적이고 낭만적이다. 프랭크 올리버는 대영박물관에서 보잘것없는 작은 신상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자기만이 아니라 어느 젊은 여자도 그 신상을 보러 오는 것을 알게 된다. 신상이 이어준 기묘한 인연은 우정으로 발전하고, 올리버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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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의 네 점은

S와 W, N과 E.

동풍은 사람과 짐승에게 나쁘다.

가라, 남쪽과 서쪽으로

동쪽이 아니라 북쪽으로.(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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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섬의 황금'은 평범한 추리 소설이라기보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강하다. 1929년 맨 섬의 관광 홍보를 위해, 실제로 섬의 어딘가에 4개의 보물을 숨겨 보물찾기 놀이를 했다고 한다. 그 위치를 알려주는 단서로 쓰인 작품이다. 따라서 등장하는 주언과 피넬라는 단서를 모아 보물을 찾는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은 생략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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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수수께끼를 낼 테니까 맞춰봐. '우유처럼 하얀 벽 속, 비단처럼 부드러운 커튼 속, 수정처럼 맑은 바다 속에 잠긴 금빛 사과 하나.' 그게 뭘까?"

"네 엄마지"

...

"그건 달걀이야. 근데 어째서 엄마라고 한 거야?"(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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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속에서'는 심리적 공포물이다. 무명 화가였던 앨런 에버러드는 사교계에서 유명했던 이소벨과 결혼하고 조금씩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사치스러운 아내는 남편을 향한 애정과 호의를 이용해 금품을 갈취하는데, 그는 결국 벗어날 수 없는 벽 속에 갇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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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는 자기 친구인 이 남자를 죽여서 궤짝 속에다 처넣고는 30분 후에 죽은 자의 아내와 바로 그 방에서 춤을 추었네. 생각 좀 해보라고! 만약 그 여자가 한순간이라도......"(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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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궤짝의 수수께끼'는 헤이스팅스 대령이 화자로, 에르퀼 푸아로가 해결사로 등장한다. 클레이턴은 리치 소령의 집에 있는 궤짝 안에서 아침에 시신으로 발견된다. 바로 전날 지인들이 모여 춤을 추고 저녁을 함께 보낸 장소라서 의문은 크다. 푸아로는 남다른 규칙과 방법으로, 인간 심리에 대한 식견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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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퀼 푸아로가 처음 등장하는 작품은 [스타일즈 저택의 수수께끼](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1920)로, 이 작품은 크리스티가 토르케의 독약 제조소에서 일하던 언니의 제의를 받고 쓴 것이다. 그로부터 55년 후 크리스티 자신이 죽기 직전에 발표한 [커튼](1975)에서 푸아로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때 풀리지 않고 남은 한 가지 수수께끼가 바로 그의 나이였다.(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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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크림을 좋아하듯 안락을 탐하는 디어드리는 살짝 몸을 밀었다. 맞은편 벽에는 성경 구절이 걸려 있었다. "천하를 얻는다 해도 자기 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그 질문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디어드리는 느긋한 마음으로 그 질문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여기며 몸을 돌려 수줍고 말없는 안내인을 따라갔다.(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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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동안'은 심리적 갈등이 최고조이다. 디어드리는 두 번째 결혼 생활 중이다. 전 남편은 전쟁터에서 전사했고, 지금은 안락하고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담배 농장에서 우연히 살아 있는 전 남편을 만나고, 옛사랑의 기억과 현재의 안락함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녀는 현 남편을 사랑하지 않지만,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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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감상은, 고전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문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것은 차차 적응해 나가야 하고. 유작 소설집이라는 특성상 실험적이고, 미완의 성격으로 갑작스러운 결말의 아쉬움이 있다. 각 단편마다 덧붙이는 설명은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다른 추리 소설하고의 차이점은 인간의 심리를 적극적으로 다루어 팽팽한 심리적 갈등과 긴장, 선택의 갈림길에서의 고뇌를 볼 수 있다. '칼날'과 '빛이 있는 동안'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누가 그녀를 욕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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