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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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이영미 역, [음의 방정식], 문학동네, 2016.

Miyabe Miyuki, [FU NO HOUTEISHIKI], 2014.

이제 슬슬 히가시노 게이고하고 미야베 미유키를 읽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반짝(?) 결심... 둘 다 나온 책이 많아서 따라가기에 벅차고, 읽을 때마다 시리즈와 재출간을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소설 [음의 방정식]은 두 세계관의 충돌(교차? 크로스오버?)이 있는데, 행복한 탐정 시리즈의 사립탐정 스기무라 이사부로와 소설 [솔로몬의 위증](문학동네, 2013.)으로부터 20년이 지나서 주요 인물인 후지노 료코는 실제 변호사가 되어 등장한다.

이 등급 평가는 고등부에 올라가서도 답습되고 대학 진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이카 학원 대학은 인기 이는 사립대지만 명문까지는 아니어서, 이른바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이곳에 진학하는 고등부 학생은 실은 대부분 B등급과 C등급이다. A등급 학생들은 다른 유명 대학에 진학한다. D등급은 거의 세이카 학원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 사년제를 포기하고 전문대나 직업학교를 택하는 학생도 많다고 한다.(p.14)

세이카 학원 중등부 3학년 D반을 대상으로 하는 '피난소 생활 체험캠프'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동일본대지진 후에 시작한 교육 행사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서 하룻밤 동안 피난소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는 희망자에 한해서이고, 사립학교답게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 그런데 새벽에 한 남학생이 프로그램을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유는 담임 교사의 선 넘는 무리한 진행이 있었다는 것이다. 학교는 진상을 조사하는데... 참가 학생 9명은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담임은 사실을 부인한다. 여기에 팽팽한 대립이 있다.

함정에 빠졌다고 호소하는 피해자의 결백을 입증하려면 왜 그런 함정이 생겼는지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피해자가 꺼릴 만한 사실을 들춰내면 된다.

"선생님, 저와 손잡으시겠습니까?"(p.60-61)

학생 측의 한 부모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사립탐정 스기무라 이사부로를 고용한다. 담임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조난공동법률사무소를 찾아서 후지노 료코 변호사가 사건을 담당한다. 처음에는 반대의 위치에서 입장 차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게 중요하기에 사립탐정과 변호사는 손을 잡고 정보를 공유한다. 두 주인공의 활약... 담임에 관한 평가는 열혈 교사로 찬사와 비난이 공존한다. 우등생의 성취감과 열등생의 소외감, 자랑거리와 비난거리가 오롯이 존재한다.

음의 방정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선생과 학생,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 억압하는 쪽과 억압받는 쪽의 조합부터 잘못되었고, 그러니 어떤 숫자를 넣어도 마이너스 답만 나온다.(p.116-117)

"이십 년 전의 나. 시기도 딱 이맘때쯤. 여름방학이었어요."

"중학교 3학년 때의 추억이에요?"

"네. 어떤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고 3학년들이 뜻을 모아 학교에서 모의재판을 열었어요. 저는 검사 역을 맡았죠."

...

"게다가 지금은 집에서 제가 더 세니까요."(p.128)

[솔로몬의 위증]에서 검사와 변호사 역을 맡았던 학생은 커서 결혼했나 보다. 미야베 미유키를 꾸준히 읽은 독자라면 스기무라 이사부로와 후지노 료코의 등장이 매우 반가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라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사회파 미스터리답게 일본의 동일본대지진 이후의 분위기, 입시와 서열 제도, 사립학원의 인사 갈등, 중학교 3학년의 영악함, 교사의 잘못된 교육관... 등을 볼 수 있고, 이것이 얽히고설켜 일어난 사건이다. 하지만 유명 인물이 둘이나 나오면서 130여 페이지의 짧은 분량은 그들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사건도 어찌 보면 시시하고... 작가의 명성하고 비교해서 아쉬움이 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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