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오브 투모로우 : All You Need is Kill - 개정판
사쿠라자카 히로시 지음, 김용빈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사쿠라자카 히로시, 김용빈 역, [엣지 오브 투모로우], Premium extreme novel, 2014.

Sakurazaka Hiroshi, [ALL YOU NEED IS KILL], 2004.

이런 책도 있구나... 도서관의 일본소설(?) 코너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의 원작인데,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이다. 나무위키에서는 라이트노벨 - SF - 루프 물로 분류하는데, 그렇다면 처음으로 읽은 라노벨이다. 일러스트를 포함한 원작은 [올 유 니드 이즈 킬]이라는 제목으로 2004년에, 국내 번역은 2007년에 출간했다. 영화 개봉과 함께 일러스트 없이 [엣지 오브 투모로우]라는 제목으로 2014년에 재출간했다.

죽음이라는 존재는 당돌하고, 눈 깜짝할 사이이며, 용서를 모른다.

그나마 생각할 틈도 없이 목숨을 빼앗기는 자는 행운아다. 수많은 병사들은 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파열되고, 자기 몸 아래에 커다란 피 웅덩이를 만들고도 괴로워한다. 배후에서 사신이 다가와 얼음장 같은 손으로 목을 조를 때를 진흙 속에서 호흡하면서 고독하게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다.

만약 천국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곳은 틀림없이 차가운 장소일 것이다. 틀림없이 어두운 장소일 것이다. 틀림없이 외로운 장소일 것이다.

나는 공포에 떤다.

떨리는 팔로, 굳어 버린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고 달아오른 총탄을 흩뿌리며 사신을 쫓아낸다.(p.9)

공상과학? 환상문학? 어쨌든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생각하고 다르게) 시작부터 전장의 공포와 죽음에 관한 문장은 절대 가볍지 않다. 키리야 케이지는 훈련소를 갓 나온 초년병이다. 통합방역군JP 301사단 장갑화 보병 12연대 3대대 17중대 146명은 코토이우시 섬의 북단을 방어한다. 복합장갑으로 만든 기동 재킷을 입고, 20밀리 기관총과 로켓 런처... 등으로 무장하고 작전에 투입된다. 그들의 적은 기타이라고 불리는 괴물이다.

키는 인간보다 작다. 재킷병의 어깨 정도다. 사람을 수직으로 세운 봉이라고 한다면, 키타이의 외형은 항아리다. 거기에 팔다리가 네 짝, 꼬리가 한 짝 붙어 있다. 부풀어 오른 개구리의 익사체가 떠오르는 것 같다고 우리는 늘 말하곤 했다. 생물학적으로는 개구리보다 불가사리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이놈들은 사람보다 사이즈가 작아서 공격을 해도 맞히기가 어렵고, 그러면서도 인간보다 중량이 더 나간다... 짧은 팔을 한 번 휘두르기만 해도 사람의 몸은 가볍게 산산조각 난다. 분출공이라 불리는 구멍에서 쏴대는 스피어 탄은 40밀리 기관포와 동등한 위력이다.(p.16-17)

기타이는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몰고 다니는데, 인류는 첨단 과학으로 무장하고도 괴생명체와 싸우는 것은 힘겹다. 리타 브라타스키는 US특수부대 소속의 정예병으로 전신을 붉게 칠하고, 배틀 액스를 휘두르며, 전장의 암캐라고 불린다. 맹렬한 적의 공격으로 케이지가 쓰러졌을 때 그녀는 다가와 엉뚱한 질문을 한다. "일본의 레스토랑에서는 밥을 먹고 나면 그린 티를 공짜로 준다고 책에 쓰여 있던데, 사실인가?" 뭔가 강렬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만남이다.

베갯머리에 있던 유성 펜으로 왼쪽 손등에 '5'라고 썼다.

이 작은 숫자가 내 싸움의 시작이다.

가져가 주마. 이 세상에서 최고의 물건을 다음 날로 가져가 주마. 적탄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고, 기타이를 한 방에 보내 버리겠다. 만약 리타 브라타스키가 엄청난 전투 기술을 몸에 익힌 인간이라면, 무한의 시간을 써서 나도 거기까지 도달해 주마.(p.90)

의식의 소멸 후에 다시 시작하는 하루... 케이지는 시간의 반복에 갇힌다. 하루 훈련과 다음 날의 실전, 죽으면 시간은 리셋된다. 같은 날의 반복... 케이지는 왼쪽 손등에 반복의 횟수를 쓰고, 루프(loop)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158번째 반복된 전쟁터를 누비고 있을 때, 전파를 타고 들어온 리타의 목소리... "너 지금 몇 번째냐?" 159번째 반복에서 케이지는 그녀를 찾아가 "일본 레스토랑의 그린 티는 분명히 공짜다"라는 말을 한다.

나는 기타이의 꿈을 옆에서 훔쳐보고 있었던 거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리타에게 도움 받은 첫 번째 전장에서 나는 우연히 서버라고 불리는 기타이를 쓰러뜨렸다. 두 번째부터 158번째까지 기타이 서버를 쓰러뜨린 것은 리타다. 하지만 나와의 사이에 전기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루프에 휘말린 것은 그녀가 아닌 나였다.

기타이의 반복은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미래를 바꾸는 능력이다.(p.222)

20년의 전쟁, 우주에서 날아온 생명체는 심해에 자리잡고... 기타이는 토양을 파먹으며 유해물을 배설한다.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데, 토지는 사막화 바다는 탁한 녹색으로 변한다. 처음에 지상에 올라온 기타이는 강력한 존재가 아니었지만, 내성과 진화를 거듭하며 인류의 존망을 위협한다. 그들은 시간을 되돌려서 미래를 유리하게 바꾸는 능력이 있다.

영화가 유럽을 배경으로 윌리엄 빌 케이지의 루프와 괴생명체를 물리치는 이야기-전쟁에서의 승리라면, 소설은 일본을 배경으로 키리야 케이지와 리타 브라타스키의 얽힌 루프에서 탈출하는 내용-전투에서의 승리이다. 전쟁의 여신이 되기까지 리타의 과거를 자세히 볼 수 있고, 영화하고는 전혀 다른 결말이다(영화의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리타를 중심으로 한 프리퀄이 아닐까? 한다). SF 묘사는 일러스트를 포함하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소설과 영화의 각본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고... 드물게 원작보다 영화가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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