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살인
이언 피어스 지음, 김흥숙 옮김 / 서해문집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화가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하던 헨리 맥알파인은 어느날 그 모든 것을 버리고
후미지고 거친 프랑스 브르타뉴 앞바다의 황폐하고 거친 폭풍의 섬 우아로 떠났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초상화를 그려달라며 그의 친구이자 저명한 비평가인 윌리엄 나스미스가 찾아온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찾아온 친구 윌리엄에게 이야기하는 헨리의 독백 형식으로 되어있다.
참 특이한 느낌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언 피어스의 독자이자 헨리의 조롱이 섞인 비난을 듣기를 감내해야하는 그의 친구 윌리엄이 되었다.
헨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과연 둘이 친구 사이가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나같이 형편없는 화가로선 될수록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해. 티치아노 같으면 단번에 모든 걸 이해했겠지.
그는 천재지만, 자네가 언젠가 지적했듯이 나는 천재가 아니잖나. 자네 말이 진실이라는 걸 깨닫기 전엔 그 말에 상처를 받았지. 난 자네 말이 진실이라면 어떤 말이든 용서할 수 있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네.
 - p,14~15
 
자네가 몇 년 사이에 좀 세련됐기 때문에 난 지금 골치가 아프다네. 자네가 도착하기 전에 상상하던 것과는 달라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야 할 것 같아. 자넨 자신감이 좀 지나치고 건방져졌군. - p.26
 
자넨 지금 평범한 의자에 앉아 있지만, 난 교묘하게 그걸 옥좌로 바꾸고 있네. 자네의 오만한 자세를 보게.
자네는 신문이나 유행잡지에 평이나 끼적거리는 일개 비평가가 아니네. (중략) 자네가 손가락을 올리면 명성이 따르고, 자네가 고개를 저으면 화실에서 몇 년 동안 죽어라 땀 흘리며 키운 희망이 영원히 끝장나지.
- p.41
 
이런식이다. 헨리는 윌리엄을 칭찬하다고 그에게 얼마나 매혹되었는지 말하고 자신을 낮추다가도 금방 그를 조롱하고 있다.
평론가인 윌리엄이 자신이 후원하지 않기로 한 화가들에게 했던 것처럼 그는 윌리엄에게 화가로서의 복수를 한다.
바로 그의 초상화를 그림으로써 그림으로 그의 왜곡된 마음의 진실을 폭로하는 것.
 
윌리엄은 겉으론 거칠 것 없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양, 대범한 척 하지만 실상은
자신보다 뛰어난 이를 질투하고 자신이 갖지 못한 대범함을 가진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에블린과 재키라는 과거의 여인들, 윌리엄은 그녀들을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위대함을 증명하려 하며
그 와중에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그제서야 헨리는 윌리엄의 표정이 말해주는 그의 나약함과 위선적인 모습을 깨닫게 되었고
그걸 그림으로 그려 윌리엄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윌리엄이 과연 그런 자신의 본모습을 마주하고, 폭풍속을 헤치고, 마지막으로 그 뒤에 버티고 선 헨리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나는 사실 피카소의 '비현실적인' 그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사실 얼마나될까?
인상주의니 야수파니 입체파니 하는 것들은 따지고 보면 평론가들에 의해 구분되어지고 논해지고 일반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런 비평가들의 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모든 비평가가 잘못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대로 윌리엄같은,
그러니까 자신이 분류하고 자신을 따르는 자신이 인정한 사람들을 밀어주기 위한 비평을 우리는 잘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비평가들의 시대' (p.69) 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우리는 비평가의 비평을 비평해대며 그림을 보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비평가들의 혹독한 비평에 자신이 그리고 싶어하는 그림보다는 사람들과 비평가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그림을 그려야하는 화가들의 고뇌가 반복된다.
비평가들의 비평을 받아들이는 예술가들의 마음이 책에 나온 부분이 있는데 나는 이를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본 적이 있어서 쉽게 공감이 갔다.
 
처음엔 믿을 수 없어하고 점차 그만 읽고 싶어하다가 결국은 끝까지 읽고 싶은 욕구에 이끌리거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결국은 그런 방어 노력이 산산조각 나게 돼. (중략) 자신이 읽는 평이 악의와 편견에 찬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고 진실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쩔 줄 모르게 돼. (중략) 그 다음엔 증오. (중략) 
마지막으로 자기 방어 노력과 자신감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믿음이 찾아오지. 거기 쓰인 말, 인쇄된 말인 만큼 그 말이 사실이라는 믿음. 자신의 실제가 드러났다는 믿음. (중략)
- p.208~209
 
헨리는 작품에 대한 평가를 후대 사람들에게 맡기고 싶어한다.
이는 비평가 없이 그냥 있는그대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소망일 것이다.
언젠가 과연 그런 날이 오게될까? 그저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 차례가 왔을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을까? 선배들을 암흑에 몰아넣고 그들의 명성을 무지막지하게 짓밟으며 그렇게 즐거워했으니 말이야. - p.37
 
이 그림은 '헨리 모리스 맥알파인이 그린 어느 신사의 초상' 이 될까? 아니면 '이름 없는 화가가 그린 윌리엄 나스미스의 초상' 이 될까?
국립 미술관에 소장될까, 아니면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소장될까? 두고 보세나. 이건 자네의 명성과 내 재능의 싸움이 될 거야.
결과는 우리 두 사람이 죽은 뒤 한참 있다가 판가름 나겠지.
  - p.10~11
 
비평가란 보이는 것 아래 숨겨진 걸 봐야 하지 않겠나? 예술 작품을 판단하면서 그걸 만들어 낸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를 수 있나? 동료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 사람이 만들어 내는 작품을 이해할 수 있나?  - p.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셰익스피어 & 컴퍼니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보통 너무나 행복한 순간에서 시간이 멈춰버리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센 강가에 위치한 이 고서점을 찾는다.
주인공인 제레미 머서 또한 그렇다.
그는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전도유망한 사회부 기자로 안정된 직장과 번듯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의 그는 사회의 온갖 추악한 범죄들로 돈을 벌고 사는터라 사회의 흉악함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
사악한 기질과 무례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도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범죄 현장을 보고 역겨워하기보다 호기심을 느꼈던 것이다. (중략) 5년 동안 이렇게 일했다.
도덕적 타락과 직업적 압력이 똑같은 힘으로 나를 갉아먹었다.
- p.17
 
그러던 중 그는 집필 중인 범죄서적에 수록된 범인과의 약속을 져버린 일로 범인의 협박을 받게 되고
순식간에 직장과 집을 떠나 파리로 도망을 가게 된다.
그때까지 안정되게 살아오던 저자는 한순간에 불안정한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여행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경험을 주는 것처럼
무작정 처음 떠난 여행에서 불안에 떨던 그에게도 곧 새로운 기회가 왔다.
바로 파리에서 유명한 가난한 문학가들의 쉼터, '셰익스피어 & 컴퍼니' 를 만난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이름이 처음에는 책방치고는 좀 이상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존재하는 서점이라는 걸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책방을 처음 건립한 실비아 비치나 조지는 모두 셰익스피어를 좋아했고, 셰익스피어는 거의 문학의대부라고 할 수 있으니
그에 대해 존경을 표하는 이름이 지금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부분은 주인공인 제레미가 어떻게 해서 파리의 멋진 고서점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두번째 부분에서는 고서점에서 생활하며 만난 사람들과 고서점에서의 생활들로 이루어진다.
이때의 그는 고서점에서의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고서점을 만난 일을 행운으로 여기며 책방주인 조지의 눈에 들기 위해
성심성의껏 일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비밀을 쉽게 털어놓는 데에 나는 항상 놀란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능력이 내게는 분명 있는 것 같다.
- p.132
 
일요일마다 열리는 홍차파티, 고서점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행사들(시낭송회)을 준비하는 것부터 매일 서점을 여닫고
장사 준비를 하며 청소를 하고, 조지와 장을 보러 가기도 하고
조지의 사후 위기에 빠질지도 모르는 서점을 살리기 위한 모든 일을 계획하고 돕는다.
이는 장사수단은 좋지만 회계에는 영 빵점인 조지와 조지의 또 다른 계획 때문에 서점을 살리기 위한 계획들은 아직도 진행중인듯 하지만 말이다.
 
이제 새로 찾은 내 성소가 위기에 처한 듯했다.
새로 개종한 신자답게 나는 열성으로 서점을 살릴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 p.135
 
세번째 부분은 드디어 단조로운 일상과 주인 조지의 변덕스런 성격으로 인해 서점의 여러 단점들을 저자가 의식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지된 듯 천천히 흐르던 서점 안에서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고 이는 이제 그가 떠날 때가 됐음을 알려준다.
 
저자는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서점에서의 생활에 대한 의미를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때의 경험을 기억하지 또 기억하지 않기도 한다고...
또 그는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어둠의 끝을 겪어낸 후라 이제는 어떤 일에도 맞설 수 있다고도 말했다.
서점을 찾는 대부분은 불행했지만 지금은 모두들 행복할꺼라 믿는다.
시간이 멈춘 그 곳에는 그들의 불행마저 멈춘 채로일테니...
불행은 두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그들은 서점을 떠난다.
 
자칭 공산주의자인 서점의 주인 조지와 아름답고 친절한 여인 이브와 피아, 유쾌하고 매력적인 바람둥이 커트와
약간은 음울하지만 똑똑한 루크, 소심하고 알콜중독 문제가 있지만 분명 멋진 시를 짓는 노시인 사이먼 등
약간은 내가 감당하기 힘든 면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모두를 만나고 싶다.
지금은 떠난 사람들이지만, 그곳엔 항상 새로운 매력적인 사람들로 북적되는 곳이니까 상관없다.
지금은 예전의 그 고서점이 아니라고는 해도 변한 모습 자체도 셰익스피어 & 컴퍼니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나에게는 그 모습이 셰익스피어 & 컴퍼니 일테니까...
 
이 책은 그 구성과 표지마저도 너무 아릅답다.
우아한 고양이의 모습이나 자그마한 사이즈, 빛바랜 색깔의 속지나 그 파스텔 느낌의 아름다움과 편안함
특히나 서점 그림 스케치가 마음에 든다. 무턱대고 좋은 느낌에,
초반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이 나올 때는 나와 서점 사이의 어떤 공통점을 찾은거 같아 기뻤다.
물론 실비아와 나 사이의 공톰점을 찾은 일은 더 기뻤다.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고, 무료로 숙식이 가능하며, 폭넓은 지식과 문학의 교류도 할 수 있는
이곳은 정말 꿈의 공간이다. 이런 위대한 장소를 만들고 지켜가는 실비아나 조지가 정말이지 대단한 것 같다.
아무 이익을 바라지 않고 꿈을 소중히 여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멋진 일이다. 
 
영어사전들에 처박혀 영어를 공부하고 글을 짓고자 그곳에 거주하고 싶다고 찾아간다면 그런 나를 조지가 받아줄까?
내가 찾아갈때까지 조지가 건강하기를...
아니면 그의 딸 실비아를 만나게 되도 행복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스트 라이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쓰이지 않은 책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유쾌한 우주와도 같다.
하지만 단어를 인지하는 순간 그건 지상의 소유물이 되며, 한 문장을 완성하게 되면 지금까지 쓰인 모든 책들과 똑같이 완성품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최고가 아니라고 해서 최선을 포기할 수는 없다. 천재성이 부족하다 해도 기교는 남는다.
최소한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책이라도 시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 205
 
이번 리뷰를 쓰는데 좀 더 오래 고민하게 만들었던 문구다. 지금 이 글도 주인공의 저 말처럼 대단한 창조에 속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소설, 특히 추리,미스테리 장르를 좋아하고 즐겨 보면서도 거의 대부분은 책을 다 읽고 나면 내 감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장르소설의 특성상 언제나 사건해결을 마지막으로 책을 끝맺지만 리뷰에서는 결말을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이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책 내용에 대해서는 더 언급을 자제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책 <고스트라이터> 는 정말이지 책을 읽고 난 후 그 결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픈 책인데 말이다.
 
나는 로버트 해리스의 책을 처음 읽어보았지만 그의 다른 책들에 대한 소개는 많이 들어보았고, 흥미로운 소재도 많았다.
특히나 이번 책은 책을 좋아하는 나로써 꽤 흥미로운 소재임에 틀림없었는데 책을 읽기 전 이 책에 대한 추측으로는
출판하는 책들 중 상당수가 대필 작가에 의한 책이고 그 불합리하거나 비합리적인 출판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책의 표지띠만 봐도 엄청나게 저널리스트 책인 듯한 느낌이 든다.
책 속에 나오는 자서전이나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랄까.. 솔직히 표지띠를 벗긴 책의 느낌이
따뜻하고 고전적인 느낌이라 더 맘에 들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잘 살린 표지띠란 생각은 들었다.
 
어쨌든 생각보다 조금은 어려운 책이었다. 나는 정치 쪽에는 그리 많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정치적 문제를 다룬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다. 게다가 춘곤증 때문에 1/3 정도까지 읽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중반 이후, 약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인공을 따라 수수께끼를 푸는 여행에 푹 빠지게 되었다.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점도 주인공에게 몰입되게 도움을 주었으며
특히 중반 이후 짧은 시간 동안 급속하게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바로 다음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들었다.
 
소설 속 전 영국수상 애덤 랭과 그의 정적 라이카트의 대립 속에 밝혀지는 진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진실은 밝혀져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진실은 곧 잊혀지고 또 누군가가 새로운 권력을 잡겠지
그리고 또 반복되는 실수, 은폐 등이 있을것이다. 이는 현실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되니까 말이다.
누가 민중을 어리석은 민중이라고 했던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언론이나, 방송, 출판업체들로부터
일부 가려진 진실을 듣고 판단한다. 이건 누구의 잘못일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나는 애덤 랭과 라이카트 모두 어느 정도는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들 자신의 소신이 있다는 점에서)
애덤은 아내의 의견을, 라이카트는 권력의 이익을 쫓는다는 점에서 그런 생각은 틀린 듯 하다.
궁금한 건 언제나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남자,(p.388) 애덤의 결말은 충격때문일까, 아니면 책임감 때문일까 
 
그리고 주인공 '나', 그러고보니 나는 주인공의 이름을 모른다. 제목처럼 완벽한 유령작가다.
그는 엄청난 돈과, 유명세 때문에 사회적,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인물의 자서전 대필을 수락한다.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어지는 사건들 때문에 그는 대필작가 본연의 의무와 책임과 진실을 밝히려는 사이에서 고민한다.
아니 결국엔 생존의 문제 때문에라도 그는 계속 그 사건 속에 머물러야 했다.
이 유령작가에는 두 가지 중의적 의미가 있는 듯하다. 하나는 '대필작가' 라는 뜻, 나머지 하나는
결말과 관계가 있으니 직접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이 영화화 된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겠지만, 관객이 바라보는 시점으로 주인공을 처리한다면
나래이션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중반이후,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부분을 긴박감 넘치게 표현해내길 기대한다.
 
나는 시체실에서 대필 작가의 차가운 얼굴을 내려다보는 전직 수상을 떠올려 보았다.
그야말로 자신의 유령(ghost는 유령 작가,  대필 작가를 뜻함-옮긴이)을 보는 겻이 아닌가? (중략)
일이 성공적으로 끝낼 때면 난 그들보다 더 그들처럼 되고 만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런 변이를 즐기는 쪽이다.
잠깐이나마 다른 존재가 되는 자유. (중략)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뽑아낼 뿐 아니라,
무형으로만 존재하는 그들의 삶에 형체를 부여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 p.17
 
베스트셀러 목록을 눈여겨봐라. 그중 얼마나 많은 것이 유령들의 작품인지 알면 아마 놀라 자빠질 것이다.
논픽션에서 소설까지 모두. 우리는 디즈니 월드의 숨은 일꾼처럼 출판계를 지탱하는 그림자 군단이다.
- p.19
 
성공한 사람들이 삶을 반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의 시선은 늘 미래를 향해 열려 있다. 그래야 성공하기 때문이다.
(중략) 유령이 필요한 건 그 때문이다. 우스운 얘기지만 우린 그들을 피와 땀이 흐르는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 p.129
 
"그해 여름은 워낙 아련하기만 해서. 길고도 행복한 일장춘몽이랄까?
주변세계는 산산이 부서져나가고 있는데 우린 무조건 즐겁기 위해 발악하던 그런 시절이었지."
- p.304
 
마지막으로 소설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나는 대필작가도 그 나름대로는 흥미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글솜씨와 약간의 유머만 있다면 나도 도전해보 싶은 일이다. 소설 속 유령작가의 아래 말만 아니라면 말이다.
 
수줍음이 많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없는 성격이라면 대필은 당신의 적성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 p.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명인들의 책이 자꾸만 나온다..

많이 보지 못해서 더 읽고싶은 책들이다.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연애를 인터뷰하다
이동준 글.사진 / 웅진윙스 / 2008년 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품절

윤도현의 러브레터
윤도현의 러브레터 제작진 지음, 박경희 사진 / 넥서스BOOKS / 2008년 3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절판

엄마는 예뻤다
김하인 지음 / 예담 / 2008년 3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절판

아이작의 영어공식 30개로 말해봐
아이작 더스트 지음 / NEWRUN(뉴런) / 2008년 3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품절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베스트셀러 예감도서!

물론 개인적 취향이 우선인지라...

일단 갠적으로 호란씨의 독특한 음색만큼 멋진 책 호란의 다카포!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선굵은 추리소설...

<회랑정 살인사건> 은 최근 가장 기대되는 추리소설이다.

고전적 추리소설의 맛이 고루 담겨있고, 일본의 독특한 문화인 여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막스티볼리의 고백은 그 소재가 흥미롭고, 요즘 완득이나 위험한 마음처럼 청소년 성장문학이 인기다. 갠적으로 나도 좋아하는 장르다.

기타 다른 책들도 꼭 읽고싶은 책이다!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막스 티볼리의 고백
앤드루 손 그리어 지음, 윤희기 옮김 / 시공사 / 2008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스타일-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절판

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구판절판
호란의 다카포
호란 지음, 밥장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3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0월 3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8년 04월 07일에 저장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