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께서 전지적 시점이 한 인간을 이해하는 ‘다정함‘을 띨 수 있다고 말씀하신 데에 공감합니다. 다만 저는 그 다정함이 과거의 기록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상상‘을 통해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미래적 시점‘에서 오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운명론의 노예가 아닌 결단의 주체로서 독자에게 인물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소설가로서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다정함일 것입니다. - P201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한, 인간에게는 잉여의 감정이 생겨납니다. 그걸 사랑이라고도, 존중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부당한 권력에 대한 항의일 수도 있고, 고통받는 자를 향한 연대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감정은 때로 인간을 비논리적인 행동으로 이끌기도 하지요. 운명도, 자유의지도 아닌, 운명을 끌어안는 자유의지는 거기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 P195
빅뱅 이전도, 북극의 북쪽도 실재하지 않지만 언어로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죠. 그게 마음이 하는 일이니까. 없는 데 있고 있는 데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상실입니다. - P22
나는 조수의 변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물이 언제 들고 언제 나는지 이해했고, 그것에서 위로를 받았다. (중략) 바다는 내게 어쨌거나 큰 위로가 되었고, 그 두 섬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내 안에서 오르내리는 슬픔이 그 조수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