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주는 알고 있었다. 이야기가 향하는 곳이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허구의 서사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밀한 기억과 감정이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실은 읽는 행위의 전부라는 것 또한.
음이 차곡차곡 모여 음악이 되면, 그 노래가 이 창을 올려다보는 이의 삶을 견디게 해주지 않을까. 반뿐이지만 이 창으로도 세상이 보이고, 반이지만 그것도 하나의 세상이니까. 그 세상에서도 하늘이 펼쳐지고, 볕이 들고, 달이 뜨고. 별이 빛나니까. 신선한 바람과 영롱한 빗방울과 새하얀 눈송이를 빚어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