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는 늘 형태를 바꾼다. 절벽은 침식되고, 모래톱은 떠내려가며, 이미 죽은 땅에서 샘이 솟는다. 우리가 지나가는 풍경도, 우리 뒤를 따르는 역사조차 우리가 잠든 사이 스스로를 재편한다. 망자의 얼굴은 다른 이들의 얼굴 속으로 사라진다. 산등성이가 안개 속으로 사라지듯. - P532
당신은 뭐가 문제야? 아니면 내가 문제인가? 어떻게 더 알고 배울수록 당신의 기존 믿음은 더욱 확고해질 수 있는 거지? 반면 나는 자라며 믿어온 것, 믿는다 생각한 것들이 자꾸만 조금씩 깎여나간다. 깎인 파편이 다시 조각나고, 또 조각난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를수록 이세상에 대한 확신은 모서리가 깎여나가고, 저세상도 마찬가지다. - P72